1870년 호주의 의적으로 불리는 네드 켈리(Ned Kelly)가 체포돼 수감됐던 멜번 북동부 비치워스(Beechworth) 소재 ‘비치워스 감옥’(Beechworth Gaol). 10년 전 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됐던 이 감옥이 다시 매물로 나와 이달 27일 경매가 진행된다.
Beechworth Gaol... 지역 시민단체, “주 정부가 재매입해야” 주장
1800년대 후반, 노동자 농민 계층의 호주인들 사이에서는 의적으로, 또 식민정부 관리들로부터는 그저 그런 ‘산적’으로 묘사되는 네드 켈리(Ned Kelly)는 당시 호주의 사회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이다.
1877년 체포된 그는 빅토리아 주 북동부, 금광개발로 성장한 작은 도시 비치워스(Beechworth) 소재 감옥(Beechworth Gaol)에 수감돼 있다가 이듬해 멜번 소재 펜트릿지 교도소(Pentridge Prison)로 이감됐으며, 거기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10년 전, 빅토리아 주 정부로부터 이 감옥을 사들였던 부동산 개발업자가 이 ‘비치워스 감옥’(Beechworth Gaol)을 다시 매물로 내놓았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지난 주 금요일(30일) 보도했다. 당시 그가 지출한 매입가는 1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멜번에서 북동부 286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이 감옥은 현재 문화유산(Heritage)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올 1월 24채의 유닛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이다.
이 감옥의 매매를 담당한 ‘Devlin Real Estate’ 사의 로드 데블린(Rod Devlin) 에이전트는 3.55헥타르 넓이의 이 감옥에 대해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2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감옥에 대해 “관광 용도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 뒤 “숙박업소로 개조하거나 또는 사무용 공간 등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은 많다”며 “와인 저장고로도 아주 적당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주 정부로부터 이 감옥을 매입한 부동산 개발업자 샘 로손(Sam Lawson)씨는 이후 이 감옥을 관광지로 소개하면서 감옥 내부 투어에 1인당 $22.50의 입장료를 받아 왔다.
10년 전 주 정부가 이 감옥을 로손씨 운영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Salmore’에 매각했을 당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비치워스 지역 시민단체는 주 정부가 다시 이 감옥을 사들일 것을 바라고 있다.
지역 활동가인 몰 윌슨(Mal Wilson)씨는 “이 감옥은 처음부터 개인에게 판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면서 “이미 매각된 상황에서 한 가지 방법은, 주 정부가 다시 매입해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판매 에이전트인 데블린씨는 이 감옥이 매우 양호한 상태라고 하지만 감옥의 벽 등을 복구해야 하며, 그 비용만 5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감옥은 오는 27일(금) 오후 2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