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릭빌(Marrickville) 소재 세미 하우스를 개조, 최근 경매를 통해 어렵지 않게 판매한 도나(Donna)씨와 존 맥켄(John Macken)씨. 그녀는 좋은 위치의 주택은 구매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자 수는 현 수준 이어갈 듯... 시장 변화 ‘확실’
시드니 부동산 시장이 봄 시즌 들어 ‘구매자 시장’으로 뒤바뀐 가운데 올해 마지막 남은 여섯 번의 주말 경매에는 매물 수가 줄어들지 않은 6천여 채가 예정되어 판매자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연말까지 이처럼 많은 수의 주택이 경매시장 매물로 등록된 것은 부동산 시장 둔화가 가속화되기 전 주택을 매각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올 연말까지 시드니 일부 지역의 경우 올 상반기의 높은 주택가격에 비해 15%까지 경매 낙찰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Richardson and Wrench Marrickville’ 사의 아리스 덴드리노스(Aris Dendrinos) 에이전트는 “판매자들 절반 이상은 올해 안에 파티를 끝내려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수석 경제학자인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부동산 시장 둔화와 구매자의 망설임은 3년 만에 시드니 경매시장 낙찰률을 60% 이하로 하락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런 반면 윌슨 박사는 “경매 낙찰률이 바닥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여전히 경매시장 매물 수는 상당히 많으며, 연말까지 매주 900채에서 1천 채의 매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될 예정”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한발 비껴선 가운데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남은 기간의 경매시장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니 도심 지역 ‘Ee Real Estate’ 사의 포 링 에(Poh Ling Ee) 에이전트 또한 “구매자는 여전히 많다”면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주택들이 12월까지 모두 판매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일부 에이전트들은 부동산 시장이 ‘구매자 우선’으로 바뀐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판매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Planet Properties’ 사의 로살리 고든(Rosalie Gordon) 에이전트는 “주택을 매각하려 시장에 내놓았던 판매자들 가운데는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인해 매매를 철회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비록 이너 웨스트(inner west)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노스 웨스트(north west), 힐스 지역(Hills District)의 주택매매는 확연히 둔화됐다는 게 그녀의 진단이다.
‘My Auctioneer’ 사의 윌 햄슨(Will Hampson) 경매사는 “지난 수 주 사이, 전반적으로 시드니 지역 경매시장 입찰자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면서 “많은 입찰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반면, 좋은 위치 조건을 가진 주택의 경우 경매는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매릭빌(Marrickville) 소재 세미 하우스를 개조한 도나(Donna)-존 맥켄(John Macken) 부부의 주택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이다.
이들은 경매를 통해 매릭빌 소재 주택을 어렵지 않게 매각한 뒤 도나씨의 직장이 있는 노스 코스트(North Coast)로 이사를 했다. 도나씨는 경매를 앞두고 매매 여부에 대해 다소 걱정을 했지만, ‘Richardson and Wrench Marrickville’ 사가 매매를 진행한 4침실의 이 주택은 경매를 통해 금세 낙찰됐다.
그녀는 “1년 전 빅토리안 풍의 세미 하우스를 완전히 개조, 아주 독특한 주택으로 만들었다”면서 “이 지역 주택시장이 크게 변화되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