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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펀 기차역(Redfern Station) 인근,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이 입주할 예정인 ‘오스트렐리아 테크놀러지 파크’(Australian Technology Park) 가상도. 시드니 서부 지역에 자리잡고 있던 이 은행들이 이곳에 통합되면서 시드니 서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레드펀 지역 재개발로... 서부 지역 주민들 ‘실망감’ 표출

 


시드니 시티 인근 레드펀 지역의 재개발로 인해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이 시드니 서부 지역 비지니스를 축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1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커먼웰스 은행은 레드펀 기차역(Redfern Station) 인근, 10억 달러 규모로 새롭게 조성되는 ‘오스트레일리아 테크놀러지 파크’(Australian Technology Park)에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근무하던 직원 수천여 명을 이곳으로 옮겨 업무 통합과 효율성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건설되는 테크놀러지 파크 부지는 1년 전 판매가 시작돼 최근에야 호주 유명 아파트 건설업체인 머백(Mirvac)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2억6300만 달러에 판매가 결정됐다.

 

NSW 주 기획부 롭 스톡스(Rob Stokes) 장관은 지난 주 목요일(12일) 이 같은 판매 결정을 발표했다. 그는 “머백 컨소시엄이 창조적이고 활발한 테크놀러지 파크를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곳은 또한 새롭게 창업하는 비지니스들에게도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3.2 헥터의 부지에 만들어지는 테크놀러지 파크에 주거용 부동산 건설은 불허되며, 헤리티지 건물을 보존하는 가운데 상업용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야말로 비지니스를 위한 종합 세트장이 건설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크게 3개 구역으로 구획되어 있다.

 

스톡스 장관은 “머백 컨소시엄으로부터 문화유산(heritage) 지정 건물 보존과 환경 보호, 그리고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커먼웰스 은행이 주요 세입자가 될 이번 10억 달러 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커먼웰스 은행은 9만3천 평방미터 규모의 오피스 공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이 프로젝트에는 커먼웰스 은행, 머백 이외에도 금융기관인 AMP Capital과 선수퍼(Sunsuper) 등이 참여하게 된다.

 

커먼웰스 은행의 데이빗 크레이그(David Craig) CFO(재무담당 최고 경영자)는 “2020년 테크놀러지 파크가 완성되면 마치 하나의 대학 캠퍼스처럼 은행 역사상 가장 많은 직원이 한 곳에 집결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략 1만 명의 직원이 하나의 공간에서 일하며 주변의 대학, 연구소, 벤처기업들과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빛이 큰 만큼 어둠도 적지 않다. 당장 이곳으로의 입주를 위해 파라마타(Parramatta), 리드컴(Lidcombe), 올림픽 파크(Olympic Park)의 현 오피스 공간 리스 계약이 2020년까지 모두 정리됨으로써 서부 지역 발전을 기대하고 있던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NSW 주 노동당의 루크 폴리(Luke Foley) 대표는 “시드니 서부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정책을 뒤엎는 것”이라며 주 정부의 이번 계획을 비난했다. 그는 “주 정부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를 거쳐 올림픽 파크로 가는 기차의 직행 운영을 멈춘 것도 작용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 ‘시드니 서부 연구센터’(Centre for Western Sydney)의 필립 오닐(Phillip O'Neill) 교수는 “진정 실망스러운 것은, 주 정부가 수사학적으로는 서부를 중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서부 지역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정부 주도의 재개발 계획을 진행한다는 것”이라며 “주 정부의 개발계획에 일관성이 있지 않으면 정부가 파라마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 발표는 말장난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시민단체인 ‘시드니 서부 지도자모임’(Western Sydney Leadership Dialogue)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대표도 “7천 개나 되는 일자리를 이 지역에서 철수하는 커먼웰스 은행의 명성은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금이 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은 이 지역을 위해 커먼웰스 은행과 같은 직종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시드니 상공회의소(Sydney Business Chamber) 서부지회의 베이빗 보거(David Borger) 지회장 또한 “시드니 시티뿐 아니라 서부 지역에도 테크놀러지 파크를 만들어 내는 장기적이고 명확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며 비판의 대열에 동참했다.

 

보거씨는 “소위 말하는 하이테크의 고급 일자리를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고 있는데, 거기에서 시드니 서부 지역이 소외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지역에 살고 있는 50여만 명의 인구가 직업을 찾기 위해 시드니 시티 중심까지 매일 차를 몰고 출근해야하는 상황은 불가능하며 또한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톡스 장관은 “일개 회사의 결정에 정부가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도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서 커먼웰스 은행이 철수하는 것은 이 지역을 주거용, 상업용으로 재정비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먼웰스 은행이 파라마타 오피스 직원을 레드펀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이번 계획에 따라 파라마타 카운슬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파라마타 광장(Parramatta Square) 재개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파라마타 카운슬은 커먼웰스 은행이 각 지역의 오피스를 통합해 파라마타 광장에 세워질 고층 빌딩에 입주하기를 희망했었다.

 

파라마타 카운슬의 폴 개러드(Paul Garrard) 시장은 “파라마타 광장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몇몇 대기업들이 있기에 이번 커먼웰스 은행의 결정으로 재개발 사업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며 사업 지속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커먼웰스 은행의 계획 발표는 현재 표류하고 있는 파라마타 경전철 계획의 앞날에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베어드 수상은 경전철 노선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 발표를 계속 미루어왔다. 당초 일부에서는 파라마타에서 출발해 올림픽 파크, 스트라스필드로 이어지는 노선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에 커먼웰스 은행이 파라마타와 올림픽 파크에서 철수함으로써 과연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임경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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