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신과의사들, 집단적으로 트럼프 정신 불안정 문제 제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뉴욕타임스> 12월 23일치는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좋지 않은 정신건강 증세가 미국과 세계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미국의 유명한 예일대 범죄정신의학과 밴디 리 교수의 기고문을 상세하게 소개, 북미관계의 악화일로로 인류의 재앙인 핵전쟁을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을 보면, 온건파 수장인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대통령을 바보(moron)라고 부를 만큼 대통령의 언행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 일반인들은 ‘어떻게 저런 인물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하고 고개를 흔들곤 했었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존 볼튼 전 유엔대사, 맥매스터 백악관국가안보실장, 폼페오 중앙정보국장, 특히 일부 네오콘 미군 수뇌 급 인사들 등 트럼프와 함께 호전적 자세를 취해 오던 강경파 인사들이 전 세계 인류의 평화를 위해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트럼프의 과격한 언행 등이 병적이라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하고, 그의 명령에 복종만 할 게 아니라, 심사숙고해 판단하는 지혜가 아쉽다.
리 교수는 기고문에서 “수많은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심리적 불안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긴급 검사와 치료를 병행할 것”을 강조했다.
이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트럼프의 증상은, 현실 감각 상실 증가, 불안정의 뚜렷한 징후, 예측할 수 없는 행동, 대처수단을 찾을 때 폭력에 이끌리는 현상 등으로, 문제는 이러한 증상들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인 환자라면 이런 경우, ‘위험수위’로 진단, 격리시키고 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며 긴급 검사 등을 진행하지만, 대통령의 위치에 있는 트럼프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이며, 대통령의 권력과 대통령으로서 접근 가능한 무기들이 위험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음을 걱정한다.
리 교수가 편집인이 돼 두 달 전 출간한 '트럼프의 위험한 사례: 27명의 정신과 의사와 정신 건강 전문가의 대통령 진단'이라는 긴 제목의 책은 현재 미국 서점에서 절품현상까지 빚을 정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 미국인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증거다.
현재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 5만8550명(관련 학위 소지자)이 ‘트럼프의 정신질환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존 가트너 교수(존스홉킨스대 정신치료 전문의)가 주도한 탄원서에 서명했다.
가트너 박사는 트럼프가 “위험할 정도의 정신질환이 있고 성질상으로도 대통령직 수행 능력이 없다”고 진단한다. 트럼프가 트윗에서 자신의 취임식에 모인 군중이 오바마 때보다 많았다고 자랑한 데 대해 트럼프가 과대망상이나 공상 허언증에, 또 ‘악성 자기애(Malignant Narcissism)’ 증상까지 가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밖에도 작년 12월 미국 심리학 분야에서 유명한 하버드대 의대와 캘리포니아대 소속의 학자 3명도 “과대망상, 충동성, 비판에 대한 과민반응과 환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결여 등 증세”를 이유로 트럼프를 정신감정을 받게 해야 한다는 편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었으나 백악관 측의 입장이 난처했던 탓인지 이에 대한 회신은 없었다.
핵전쟁 불안을 안고 있는 북미 문제를 군사옵션이 아닌 대화로 풀어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전문가들의 지적이 효력을 발휘해 정신 심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트럼프 정신건강 치료센터’ 같은 기구가 발족해야 함은 물론, 상하 양원에서 현재 계류 중인 트럼프의 대륙간탄도유도탄 발사명령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이 시급히 통과되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정신건강’ 보도, ‘조용~’한 한국언론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문 대통령 중국 나들이 관련 보도행태에 이어 불거진 트럼프의 정신 불안정 증세 관련 문제에 대한 한국 언론의 어처구니없는 시각이다.
한국 주류 언론의 경우, <뉴욕타임스> 등 미 주류 언론에 보도된 중요 기사는 거의 대부분 옮겨 보도하면서 우리 한국 안보와 직결되는 트럼프의 정신건강 관련 기사는 찾아 볼 수가 없으니, 내가 과문(寡聞)한 탓인가? 아니면 대부분 한국 언론이 종미사대주의 지향으로 지나치게 비굴한 탓인가?
사실 있는 그대로를 기자의 센스와 조합해 보도하는 자세가 언론인의 본분일 터, 한국 언론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가보안법’ 저촉 내용도 아닌 트럼프의 정신건강 불안정 관련 기사는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라도 꼭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라 할 것이다.
트럼프의 정신 불안 증세로 “미국과 세계가 극단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진단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할 나라는 세계 200여 개국 중 바로 전쟁 당사자가 될 한반도(남북한), 미국, 일본 등 네 나라다. 따라서 한국 언론의 경우, 어느 나라보다 이 기사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한국 언론은 ‘박비어천가’로 국민의 귀를 가리던 부끄러운 행태에서 벗어나, 우리들 힘으로 9년 만에 새로 세운 우리정부를, 새로운 부패를 예방하는 차원의 시시비비의 자세로 대하되, 문 대통령 중국방문 보도 행태처럼 부정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언론이 지녀서는 안 될 편향된 시각에서 그만 탈피했으면 한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중국 나들이 기사의 68%가 “불공정했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졌을까. 전임 대통령 시절 언론이 청와대를 향해 듣기 싫은 소리 단 한마디 하지 못해 언론의 존재여부까지 의심했던 국민들이 멀쩡히 살아있음을 잠시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