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문재인2.jpg

 

 

2006년 4월 중국에 치욕적인 수모를 안겨준 사건이 미국 워싱턴에서 발생했다. 이 사건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뿐만 아니라 온 중국 인민들을 분노케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 네오콘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고의적으로 홀대(忽待)하여 망신을 준 적이 있었다. 백악관에서 공식 만찬을 거부했으며 백악관에서 열린 도착 행사에서 사회자가 중화인민공화국을 중화민국으로 국호를 잘못 소개한데 이어 중국국가가 아닌 대만국가를 연주했는가 하면, 환영 행사에서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후 주석이 시위대의 야유를 받도록 했다.이에 격분한 후 주석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참고 또 참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양복을 입은 채로 의자에 꼿꼿이 앉아 하얗게 밤을 새웠다고 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9년 7월 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 열린 '미-중 간 전략대회'는 비로소 G-2시대를 전 세계에 각인(刻印)시키는 역사적 계기가 되었다. 이 전략대회는 처음엔 엄청난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를 평가절상하라고 일방적으로 다그치던 자리였다. 그러나 2009년 대회의 분위기는 상전벽해를 연상할 만큼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미국은 이 대회에 재무부만 참가하던 관례를 깨고 국무부까지 가세했으며 한마디로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자리로 변했다.

 

뿐만 아니라 개막식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산중에 난 좁은 길도 계속 다니면 길이 되고 다니지 않으면 길이 막힌다"고 한 맹자에 나오는 구절까지 인용했으며, 동석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역시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는 중국의 고어를 인용하면서 중국의 환심을 사려고 무진 애를 썼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예전처럼 위완화 절상을 요구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느닷없이 "이제 중국과 한 배를 탔다"고 선언했다. 바로 그 다음날 중국 관영 신화사 통신은 중국 인민과 전 세계를 향해 "수교 30년 만에 중-미 관계가 새로운 기점에 섰다"고 포효했다.

 

국제사회가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변화를 흥미있게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2011년 1월 후진타오 주석이 국빈 자격으로 다시 미국땅을 밟았다. 미국 정부는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레드카펫을 깔고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직접 나가서 후 주석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백악관까지의 길거리가 온통 오성홍기로 붉게 물들었다. 국빈 만찬을 백악관 안방에서 오바마와 마주했다. 후 주석의 국빈방문 일정과 의전을 이례적으로 중국 측이 모두 주도했다.

 

빚진 죄인이라 했던가. 일본이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국일 때 그리고 미국의 국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을 때 미국은 항상 일본에 먼저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그런데 미국의 국채 대부분이 중국으로 넘어가자 외교 질서부터가 달라지게 된 것이다. 후 주석이 치과 진료를 받을 만큼 이를 악물고 참아야 했던 굴욕적인 워싱턴 방문 4년여 만이였다.

 

같은 해 10월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바이든 부통령이 후 주석을 영접한 바로 그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한 사람은 미 국무부 의전과장이었다. 국빈 방문에 때맞춰 미 의회가 한미 FTA 비준 절차를 마무리한 것과 관련해 미국에 "국익을 내주고 국빈 예우를 샀다"는 비아냥을 들은 방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공항 영접에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보내 유례없는 '홀대'를 당했다며 아우성이다. 미 국무부 의전과장과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의 직급상 격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진 모르지만 그때 이명박에겐 홀대가 아니었고 지금 문재인에겐 홀대가 되는가. 하기야 지난해 10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방중 떄 왕이 외교부장이 공항 영접한 것과 비교하면 홀대가 아니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러면 필리핀에 꿀릴 게 없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왜 두테르테보다 못한 대접을 받아야만 했을까.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드배치를 서둘러 결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한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도 않았을 것이고 문 대통령이 수모를 당하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미-중 두 강대국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외신은 평한다. 문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푸대접을 받게 만든 게 누군가. 우리의 군사 경제적 안보이익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사드를 미국의 요구대로 반입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겨 큰 일난다며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배치하도록 압박한 것은 반민족적인 조중동 수구언론과 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자유한국당 세력이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최악으로 망쳐놓은 한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모멸감을 참아가며 밤낮으로 애쓰는 대통령에게 초당적으로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망정 '알현'이니 '조공'이니, 심지어 '삼전도의 굴욕'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짓이다.

 

공항영접에 차관보급을 보내고 국빈 방문 첫날부터 '혼밥'을 먹게 하는 등의 외교적 결례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취재 기자들을 집단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들어 놓고도 유감표명을 않는 오만한 중국을 원망하면 뭣하나. 이게 다 우리가 힘이 없어 무시당하는 게 아닌가.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이 있듯 억울하면 맞설 수 있는 힘(국력)을 길러야 한다. 지금 북한이 그리 하고 있지 않은가. 초강대국 미국에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핵 위협에는 핵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저 의연한 모습을 보라.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천명했듯 우리가 믿을 건 역시 핏줄밖에 없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갈라져 대치하고 있지만 북한은 우리가 타도해야 할 적이 아니라 통일의 그날까지 공존공영해야 할 한민족이다. 이른바 흡수통일과 적화통일, 그 어느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직 우리민족이 살 길은 남한이 가공할 핵을 가진 북한과 공조하여 미-중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의 침탈과 횡포에 맞서는 길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우리민족의 힘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남과 북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웹진 MEWSROH 칼럼 ‘김중산의 LA별곡’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kjs

 

 

 

 

 

 

  • |
  1. 문재인2.jpg (File Size:29.4KB/Download:3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그래도 문재인이 희망이다 file

    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버웰 벨, 존 틸럴리, 제임스 서먼 등 전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군사훈련 축소를 북한과의 협상 수단으로 삼을 경우 한미...

    그래도 문재인이 희망이다
  • 뉴욕산중의 맨하튼나들이 file

      낫소 카운티에 볼 일 있다가..이사한 아들 내외 unpack 좀 도와주려 가는길에...인도를 꽉 메우고 넘 즐겁고, 행복해하는 그들에 나도 덩달아 업된 순간...여기가 어덴고...둘러보니 5 Ave. 록펠러 센터 앞이었다.         그림 전시와 관계된 특별한 일 없인 여러가지...

    뉴욕산중의 맨하튼나들이
  • 성탄절 지난 크리스마스카드 file

    Newsroh=이계선 칼럼니스트     8월인데도 성탄카드를 걸어 놓고 있는 병원이 있다. 내가 치료받으러 다니는 파킨슨병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란 영화가 있다더니? 살짝 열어보니 3년이나 묵은 카드다. 와! 원장박사님은 멋쟁이구나. 우리 어머니 이은혜권사님이 그랬...

    성탄절 지난 크리스마스카드
  •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짧은 이민 역사 속에서도『뉴질랜드 한인사』를  발간한지 10년에 이르고 있다.  역사를 기술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민족 사학자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갈파했다. 이를 우리 뉴질랜드 한인...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 천형(天刑)의 섬 낙원의 섬 소록도(1) file

    2차 조국순례이야기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오래 전부터 나환자 수용소로 인식되어진 소록도는 더 이상 외딴 섬이 아니다. 고흥반도의 녹동에서 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된 소록도는 섬은 섬이로되 육지의 한 부분이다. 소록도로 연결된 연륙교는 인근 거금도...

    천형(天刑)의 섬 낙원의 섬 소록도(1)
  • 만남은 새로운 시작이며 통과의식이다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18) “외계인과의 만남은 인류진화의 다음단계”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일반적으로 책의 서문은 그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서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필자는 이 책의 서문을 요약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지구...

    만남은 새로운 시작이며 통과의식이다
  • 1Q84

      요즈음 우리 세대는 두 개의 다른 세계를 동시에 살고 있다. 현실인 리얼(real) 세계와 가상의 사이버(cyber) 세계. 최근 화제작인 무라가미 하루끼의‘1Q84(문학동네: 2011)’이 떠오른다. 이 소설은 번역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독특한 작품성도 그렇지만 ...

  • 지중해의 훈풍, 평화의 훈풍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38)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터키는 역동적인 국가이다. 터키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지만 그것이 눈에 보인다. 터키 경제에 훈풍(薰風)이 불고 있다는 것을 금방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터키는 국토의 3%만 유럽...

    지중해의 훈풍, 평화의 훈풍
  • 가여운 우리 문재인 대통령 file

    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2006년 4월 중국에 치욕적인 수모를 안겨준 사건이 미국 워싱턴에서 발생했다. 이 사건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뿐만 아니라 온 중국 인민들을 분노케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 네오콘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

    가여운 우리 문재인 대통령
  • 국제사회 불안케 하는 ‘트럼프 정신건강’

    국제사회 불안케 하는 ‘트럼프의 정신건강’ 미 정신과의사들, 집단적으로 트럼프 정신 불안정 문제 제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뉴욕타임스> 12월 23일치는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좋지 않은 정신건강 증세가 미국과 세계...

    국제사회 불안케 하는 ‘트럼프 정신건강’
  •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다 file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다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광해군 때 고비라는 구두쇠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유명한 ‘자린고비’ 이야기가 이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일설이 있을 정도로 지독하게 인색했던 이다.  워낙 큰 부자이다보니 사방에서 ...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다
  • 1달러 지폐, 의미 깊은 상징물 담았다

    동그라미, 저울, 연장, 독수리, 피라미드, 눈 등 매우 다양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언제 한가한 때가 있다면 1 달러짜리 지폐를 꺼내서 앞면을 보십시오. 미국의 화폐는 목화와 명주가 섞인 특수 물질로 만들어져 있고 특수 ...

    1달러 지폐, 의미 깊은 상징물 담았다
  • "왜 이 학교를 지원하려고 합니까?"

    [교육칼럼] 대입 지원시 자주 접할 수 있는 에세이 질문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공동 지원서를 작성하는 학교의 보충 지원 서류(supplement application)이던, 학교 고유의 지원 양식이 있는 학교의 입학 지원서이던, 자주 접할 수 있는 ...

    "왜 이 학교를 지원하려고 합니까?"
  • 겨울철 식중독 야기, 노로바이러스 주의

    [건강칼럼] 낮은 기온에서 활발, 장염 일으키고 전염성 강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식중독은 여름철에만 성행하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들어서면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 감염 식중독 환자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실제로 한국 질...

    겨울철 식중독 야기, 노로바이러스 주의
  • 주택가 절도 사고, 철저한 예방책이 먼저다

    [생활칼럼 ]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주택가 범죄 급증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특히 휴가철인 연말 연시에는 절도 사건이 증가한다. 요즈음 절도범들은 안전경보장치, 감시 카메라, 원격 카메라 등 ...

    주택가 절도 사고, 철저한 예방책이 먼저다
  • 트럼프는 부시 아닌 클린턴에게 배우라!

    [시류청론] 중국, ‘전쟁나면 러시아와 참전하겠다’ 결의... 위기 자초하는 트럼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월 1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지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자초하고 있...

    트럼프는 부시 아닌 클린턴에게 배우라!
  • 무대 뒤의 풍경

        마치 동굴 속에 갇힌 느낌이었다. 침침하고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맘대로 되지가 않았다. 안간힘을 쓰다가 눈이 떠졌다. 다행히도 꿈속이었다.    아직도 까만 밤. 다시 잠들려 애를써도 잠은 멀리 도망갔다. 왠지 전혀 생소하지 않...

    무대 뒤의 풍경
  • 순천 갈대밭에서 외로움에 떨다 file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아침 첫 배로 거문도를 떠나 여수에 도착했다. 여수에서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향했다. 섬은 아니지만 3년 반 전 70일 배낭여행할 때 아쉽게 지나쳤던 갈대밭을 걷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오후 내내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 연안습지 ...

    순천 갈대밭에서 외로움에 떨다
  • Channeling 이란 무엇인가? file

    Channeling 이란 무엇인가? (17)별나라형제들 이야기   필자는 앞으로 상당부분 channeling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려 한다. 따라서 오늘은 먼저 channeling에 관해서 간단히 설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channel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채널, 경로, 주파수대, ...

    Channeling 이란 무엇인가?
  • 형제의 나라 터키 file

    (37)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이제 나그네의 여정(旅程) 중에 기독교 문화권을 다 지나 이슬람 문화권에 들어섰다. 터키와 이란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지나서 중국에 들어가서도 신장 ...

    형제의 나라 터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