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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 장자터 전설

 

옛날 홍천군 철종을 지나 인제를 못 가서 장자터라는 곳이 있었고 그 앞에는 내봉산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이 있었다. 인제 신남 넘어가는 고개에서 내려오는 물이 닿는 곳이 고양이 형국이었는데 건너편에는 바로 쥐산이 있었다.

 

장자터가 곳간형으로 되어 있어 장자의 집안에 자꾸 재산이 일어나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돈을 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고 하루에도 손님이 수십 명씩 들락거렸다.

 

몇 해째 손님치레를 하던 맏며느리가 그만 역정이 나서 어느 날 시주하러 온 스님에게 쌀을 고봉으로 담아주며 손님이 덜 오게 하는 방법을 물었다. 스님이 따라오라고 하더니 고양이 바위 근처 돌다리를 건너가 고양이 목 있는 곳을 죽장으로 가리키며 그곳을 정으로 쪼아서 강물이 오가도록 하면 집에 손님이 없을 거라고 하였다.

 

스님이 돌아간 뒤 이튿날 아침 맏며느리는 일꾼을 시켜 스님이 시킨 대로 하였는데 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 바위에서 웬 피가 터져 올라왔다. 일꾼들은 놀랐지만 며느리가 어서 하라고 하여 결국 그곳을 끊으니 피도 없어졌다.

 

그 후로 몇 달이 지나 장자의 집에 도둑이 들어 칼로 위협하며 금고를 털어갔는데, 그 뒤로도 돈을 쓸 만큼 가져다 놓으면 도둑이 들어 털어갔다. 그리고 집안에 우환질고(憂患疾苦)가 생겨 병을 앓았다. 

복술(卜術)을 하여 달아매고 무당이 와 굿을 하고 의원이 네다섯씩 와 약을 지어 먹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결국 오륙년이 지나면서 재산을 다 날린 후 알거지가 되었다.

 

동네사람이 장자터가 망한 것이 이상하여 유명한 지관에게 집터를 보이며 물었다. 지관이 곳간터인데 이상하다 여기며 나가 보니 고양이바위와 쥐산이 있었다. 

 

고양이바위 앞이 쥐산으로 쥐가 엎드려 노려보며 기어들어오는 형국이었는데 고양이 목이 끊어져 있었다. 쥐가 도둑을 의미하는 것으로 들어오려고 하다가 고양이가 무서워 들어오지 못했던 것인데 고양이가 죽어 쥐가 들어온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 자리는 폐터가 되어 지금은 집을 짓지 않게 되었다.

 

■ 구렁이 잡으려다 망한 집안

 

월곡면 사월동에 안동 김씨네가 살았는데 부자였고 세력이 당당했다.

 

사월 하순의 뇌성벽력이 울리던 어느 날 영감은 품팔이 하던 농노가 와 달라고 하여 들에 다녀왔다. 들에 다녀온 영감을 위해 아내가 음식을 마련하고 있는데 처마머리에서 큰 구렁이가 정지문 앞 거적을 말아놓은 곳으로 널름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아내가 불이 붙은 부지깽이를 들고 구렁이를 내쫓으며 영감을 불렀다. 불이 붙으니 구렁이가 고개를 들고 나갔는데 영감이 마당으로 나와 바라보니 구렁이가 마루에 머리를 널름거리자 남쪽에서 뇌성벽력이 울리고 벼락이 한 번 때리더니 집이 파괴가 되었다. 그렇게 집안이 망해버렸다.

 

<다음호에 계속>

 

칼럼니스트 송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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