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편안한 생활을 보내는 노인들이 많지만 지린성 왕청현의 조선족 노인 김춘섭씨는 항일 영웅들에게 기념비를 세워주느라 더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69살인 그는 11년간 왕청현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동북 항일연합군 열사 72명을 위해 기념비를 세워줬다고 합니다.
동만항일유격대 대장이었던 양성룡 열사의 자료분석을 마친 김춘섭씨는 요즘 더 바빠졌습니다.
양성룡 열사가 순국한 주변 마을을 돌아다니며 희생된 구체적인 장소를 확인하러 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왕청현은 중국 공산당 만주성위 동만특별위원회 소재지였습니다.
왕청현에서 희생된 동북 항일연합군 열사가 603명인데 이는 관련 자료에서 찾을 수 있는 숫자입니다.
2005년 왕청현 인대 부주임직에서 퇴직한 김춘섭씨는 동만 항일투쟁 역사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현재까지 왕청현에서 항일전쟁 유적지 총 281곳을 발견했는데 그중 급별이 가장 높고 공헌이 큰 열사가 바로 퉁창룽 중국 동만특위 서기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의 배치에 따라 안후이성에서 연변으로 왔다가 27살에 생명을 바친 퉁창룽 열사의 묘가 잡초가 우거진 흙더미로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후 김춘섭씨는 현지 당위, 정부와 사회 각계의 지지로 퉁창룽 열사가 있었던 베이징, 상하이, 안후이, 허난 등지를 다니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생존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고증을 마친 그는 퉁창룽 열사의 능원 기념관 설립, 설계 그리고 공사에 모든 정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능원 건설 자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는 공사책임자와 공사 질 검사원 역할까지 도맡아 나섰습니다.
900여 일간의 노력을 거쳐 그는 중국 최초로 항일연합군 고급 장교 퉁창룽의 영웅사적을 주제로 하는 열사 능원과 기념관을 왕청현 항일연합군 근거지에 설립했습니다.
이밖에 12살에 희생된 항일연합군 여 열사 김금녀에 대한 역사고증도 아주 어려워 3년 만에야 겨우 항일연합군 최연소 열사의 기념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11년간 김춘섭씨는 왕청현에서 희생한 항일연합군 열사 72명에게 기념비를 세워줬습니다.
그리고 항일연합군 영웅열사들이 전쟁에 참여하고 생활했던 54곳에 기념비를 세워야 한다는 표기를 해놓았습니다.
또한 항일연합군 비밀 군영 17곳을 복구했으며 항일연합군 정신을 고양하는 적색 관광코스 2갈래를 개통했습니다.
김춘섭씨는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많은 혁명열사를 위해 기념비를 세워주고 그들의 일대기를 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