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예측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올해 호주 주택시장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판매를 알리는 싸인.
ANZ 은행은 “지난해 주택시장 약세 바닥 쳤다” ‘긍정적’ 전망
지난해 상반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를 보였던 호주 주택시장이 올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금주 수요일(10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호주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의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를 내놓았다.
모건 스탠리가 예측한 ‘MSHAUS’ 지표는 지난해 3분기 활동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수요와 공급 균형-주택 접근성-임대시장 상황-신용 공급-적정 모기지-주택가격 기대치를 포함해 주택시장 활동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산출해 낸 것이다.
이들 각 요소들은 지난해 3분기 부정적으로 나타나 마이너스(-) 1이라는 사상 최저의 지수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말 시드니 지역 주택 가격이 하락했음을 보여주며 멜번 및 다른 동부 해안 도시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
모건 스탠리의 경제분석가들은 “이 모델이 3/4분기 활동을 예측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는 2018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해 3/4분기 호주의 평균 가계 레버리지는 가처분 소득의 200%에 달했으며(주택담보대출 부채 138%) 평균 주택 가격은 평균 소득의 8.2배였다”고 덧붙였다.
▲ ANZ 은행, 부동산 시장 ‘낙관’ 전망= 모건 스탠리의 이 같은 전망은 호주의 부동산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것과 대부분 일치한다. 지난 수년간 활황을 이어오던 시드니의 주택 가격 둔화는 호주 전역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와 달리 ANZ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를 통해 내놓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눈에 띠는 예측은 조금 더 낙관적이다.
ANZ의 경제 분석가들은 올해 주택 가격 성장세가 2% 가량 하락할 전망이지만 내년도에는 4%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ANZ의 전망 모델은 올해 주택 가격 성장은 호주 전역에서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며 부정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ANZ 경제 분석가들은 지난해의 주택시장 약세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징후도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경매 낙찰률은 주택 가격 인플레이션이 향후 수개월 이내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시드니 주택 시장은 지난 5년 사이 75%의 가격 상승을 이어 왔다. 모건 스탠리와 달리 ANZ 은행은 이민자 유입이 신규 주택 잉여를 해소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매매 완료를 알리는 부동산 회사의 알림판(사진).
▲ 정부 규제, ‘interest-only’ 대출 감소 이어져= 주택 시장을 낙관하지 못하는 예측은 소위 거치식 대출(interest-only loan), 투자자 재정과 ‘low-deposit mortgage’ 등 보다 위험한 대출에 대한 은행의 규제와도 관계가 있다.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직전, 연방 재무부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장관은 호주 신용자산관리국(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이 동부 해안 도시들의 주택 가격 붐에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설명하면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시드니 주택가격 성장률은 15%에서 5%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건 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에 가한 메스는 모리슨 장관 또는 APRA의 조치보다 더 날카로울 수 있다.
경제 분석가들은 지난해 중순경 규제 조치가 강화된 이후 전체 모기지 가운데 신규 ‘interest-only’ 대출 비중은 36%에서 16%로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 높은 수의 이민자 유입, ‘주택 잉여’ 해결= 모건 스탠리가 지적하는 또 하나는, 지난 회계연도(2016-17년) 해외에서 유입된 24만5천 명의 이민자들이 동부 지역 도시의 주택시장 저하를 막았다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의 경제 분석가들은 “새로 유입된 이민자들은 주택 수요를 불러왔으며 지난 수년 사이의 급격한 공급 증가로 인한 주택 잉여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로 인해 3.2%의 인구 증가를 보인 빅토리아(Victoria) 주, 2.3%가 늘어난 NSW 주에서는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