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평창대회 적극 지지’, 뒤에선 ‘전쟁 준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평창겨울올림픽 덕분에 이루어진 북핵미사일 발사 중단과 동시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이른바 ‘쌍중단’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반도에 잠시나마 전쟁 기운이 사그라진 현실은 참 평화스럽고 느긋하기까지 하다.
남북 공동 대표단은 평창대회에서 장내에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11년 만에 나라 이름을 ‘COREA’로, 그리고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를 펄럭이며 동시 입장, ‘코리아는 하나다(Korea is one)’를 만방에 과시하게 된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이렇게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평창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리면 북미 간 대화도 시작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쌍중단‘은 ‘평창대회 기간 동안 만‘이라는 조건이 있어 대회가 끝난 후 한미훈련이 재개되면 한반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게 된다는 생각에 우울해 진다. 그렇게 될 경우, 북미 간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져 전보다 오히려 사태가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
남북 동족 간의 냉전-전쟁을 즐기는 민족 반역적인 기득권수구세력을 제외한 남북 민족 모두가 불안감이 고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재개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부드러운 대미외교로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뜻하는 ’쌍궤병행’을 전제한 ‘쌍중단‘ 조건을 미국 측이 동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이 아닌가.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서 ‘전쟁 훈련’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대회를 적극 지지하며 대회 기간 동안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한다 해놓고, 미군은 엉뚱하게 오늘도 대북전쟁 준비에 한창인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여러 매체에 보도된 내용을 간추리면, 노스캐롤라이나 포트 브래그 군사기지에서 북한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실탄포격 사격과, 아파치 헬기와 치눅 헬기 48대를 동원, 지상군부대와 장비를 이동시키는 훈련을 실시했다.
1월 16일에는 네바다 주에서 제82공수부대 소속군인 119명이 북한침략을 가정해 C-17 수송기에서 낙하 훈련을 벌였다. 또, 북한의 땅굴과 벙커 등을 겨냥하여 수천 명의 병사들이 ‘땅굴’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특수부대와 각종 군장비를 한반도 가까이 집결시키는 등 전쟁 준비에 여념이 없다. 1월 7일 한반도를 향해 떠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까지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이 착착 전진 배치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모든 미군의 움직임이 표면상으로는 일반적인 훈련 및 병력배치로 보이지만, 그 훈련의 규모와 시기를 감안하면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한 군사훈련임을 말해준다고 했다.
미국정부의 강경파 수장인 맥매스터는 ‘러시아나 중국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지만 미국의 힘만 갖고는 북한을 제압할 수가 없다’며 대북 전쟁 준비를 적극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맥매스터 등 강경세력은 북한을 목표로 한 미군의 한반도 주변 무력 증강이 오히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향해 ‘예방전쟁’, ‘선제타격’에 나서야할 명분을 제공하는 요인이 된다는 사실은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다.
특히 맥매스터는 '코피(Bloody Nose)전략’(클린턴 정부 당시 나온 말로, 한번도 실행된 적이 없는 외과수술식 족집게 타격)이 백악관에서 논의 된 것처럼 거짓 뉴스를 조작했다.
이 가짜뉴스를 미 언론이 취재 확인 없이 퍼트리고 한국 언론은 이를 또 확인 없이 가져다 베끼는 등의 장난으로 한미 국민들을 기만, 미국이 머지않아 북한을 공격할 것처럼 오판하도록 유도했다.
‘코피전략’은 북한이 전면공격으로 오해해서 즉각 보복 전면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클린턴 정부 이래 지금까지 미 국방부는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사전문가들, “미국의 군사훈련은 무기 장사용 미끼”
이러한 미군의 전쟁 준비에도 군사전문가들은, 현재 한미일 군부가 자국 국민들을 비롯, 한일 지역의 미국 기업에도 전쟁 경보를 하지 않았고 한일 양국에 여행경보 조차도 내리지 않았음을 지적, 가까운 시일 안에 북미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미국이 무기 장사용 미끼로 전쟁 준비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틸러슨 국무장관 등 모두가 하나같이 ‘김정은과 통화했냐?’는 기자 질문에 약속이나 한 듯 ‘지금 말 할 때가 아니다’며 직답을 회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이 이에 대해 ‘예스’나 ‘노’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대화 시도는 했으나 상대방으로부터 확답을 못 들었을 경우에나 생기는 일이라고 풀이한다.
즉, 북과의 대화 또는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트럼프가 정중하게 특사를 파견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김정은의 의사를 타진했기에 김정은이 오만한 트럼프를 무시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월 17일 <폭스뉴스>(Fox News)에서 ‘이제 현 시점에서 남은 길은 없다. 우리는 이 사람(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고 했던, 다급하고 절절한 목소리가 바로 트럼프의 속내를 대변한다고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트럼프는 더 늦기 전에 미국 및 세계평화를 위해 당장 평양에 특사를 파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