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감금과 화장실 사용 금지 등 ‘엽기적’ 삶
▲13명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당한 터핀 부부의 기이한 행적을 다룬 <뉴욕타임스>지. 터핀 부부 집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있다.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캘리포니아주에서 13명의 남매를 거느린 부모가 자신의 자녀들을 오랫동안 감금하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9일 <에이피통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남동부 소재 페리스 시 거주 데이빗 터핀(56)과 루이스 터핀(49) 부부는 수개월동안 자신들의 자녀를 굶기거나 쇠사슬로 침대에 묶어 놓는 일을 서슴치 않았고, 자녀들을 때리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녀의 화장실 사용을 금하기도 하고 샤워를 1년에 한 번 허락는 등 엽기적 행각을 이어갔다.
더욱 놀라운 일은 집 내부는 오물 냄새로 가득찼지만 집 외부는 보통 중산층 동네의 집처럼 깔끔했고, 만 2세부터 29세까지 자녀를 포함해 총 15명에 달하는 대식구가 비정상적으로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이 경찰에 신고할 만한 정황이 딱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식구들의 활동이 밤에 시작되고 새벽에 잠자리에 드는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한데다 자녀들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고 학대를 받아 저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핀 부부의 이같은 기행은 그들의 자녀 중 17세 소녀가 자신의 여동생과 함께 집 창문 밖으로 기어나와 911에 전화를 함으로써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소녀와 함께 창문 밖으로 나왔던 동생은 두려움으로 집 안에 다시 들어갔다. 그러나 소녀는 2년동안 망설이던 탈출 계획을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검찰청의 마이크 헤스트린 검사는 18일 터핀 부부를 고문, 아동 학대, 부양 성년 학대, 감금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보석금을 부부 한사람당 1200만달러로 책정했다.
터핀 부부는 현재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데이빗 터핀은 14세 이하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음란행위 협의도 부인했다.
검찰은 터핀가의 기행적 삶이 2010년 캘리포니아주로 옮기기 전에 텍사스주 포트 워스 외교에서 살면서 이미 시작됐으나 학대 동기나 학대 정도의 변화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검사는 "무관심이 심해지고 쌓이면 아동 학대로 이어진다"며 터핀 부부의 자녀 학대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강도를 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빗 터핀은 록히드 마틴과 노스롭 그루만에서 기술자로 일했었고, 스스로 가정주부라고 밝힌 루이스 터핀은 2011년에 파산 신청을 낸 기록을 지니고 있다.
현재 검찰은 집안에서 찾아낸 일기장들에 수사 기대를 걸고 있다. 자녀들의 화장실 사용에도 제한을 가한 터핀 부부가 글쓰기에는 너그러웠는지 집안에는 수백권의 일기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4일 경찰이 신고를 받고 당도한 집은 막다른 길에 위치한 방 네개에 화장실이 세개짜리인 단층집이다. 경찰은 당시 터핀의 22세 자녀가 침대에 쇠사슬로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는 지독한 악취와 함께 사람의 오물이 발견돼 자녀들이 화장실 사용을 금지당했음을 짐작케 했다. 또 터핀의 자녀중 가장 나이가 많은 29세 여성은 몸무게가 82파운드밖에 되지 않았고, 12세 아이는 7살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터핀 부부는 자녀들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은 챙겨 먹었고, 심지어 부엌 카운터에 사과와 펌킨 파이를 올려 둔채 아이들에게는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또 자녀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없었지만, 집안에서는 장난감들이 본래 포장지 속에 있는 채로 놓여 있었다.
이처럼 기이한 행각이 터핀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가까운 직계 가족조차도 이를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 버지니아 프린스톤에 살고 있는 데이빗 터핀의 아버지인 제임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이 직접 손자들과 접촉해 실제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겠다고 <에이피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