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메이저 대회 20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28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달러)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3시간 4분만에 3-2(6-2 7-6<5-7> 6-3 3-6 6-1)로 물리쳤다.
지난해에 이어 호주오픈 타이틀을 지켜낸 페더러는 이로써 개인 통산 20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34억5천만원)다.
남자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20회 우승 고지에 오른 것은 페더러가 처음이다.
페더러 다음으로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16회 우승으로 2위다.
여자 선수로는 마거릿 코트(호주)가 24회,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23회,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22회 등 세 명이 20회 이상 우승한 기록이 있다.
페더러는 호주오픈 6회 우승으로 로이 에머슨(호주),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남자단식 최다 우승 동률을 이뤘고, 윔블던에서 8회, US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 등 메이저 20승을 채웠다.
1981년 8월생으로 만 36세 5개월인 페더러는 1972년 켄 로즈월(호주)의 37세 2개월에 이어 호주오픈 최고령 남자단식 우승 2위 기록을 세웠다.
4강에서 정현(58위·한국체대)을 상대로 2세트 도중 기권승을 거둔 페더러는 이날 1세트를 24분 만에 따내며 완승을 예고하는 듯했다.
특히 페더러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칠리치를 불과 1시간 42분 만에 3-0(6-3 6-1 6-4)으로 완파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호주오픈에서 칠리치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세트에 끈질기게 페더러를 괴롭히며 타이브레이크 끝에 기어이 한 세트를 만회한 것이다.
이번 대회 무실세트 행진을 벌이던 페더러가 처음으로 세트를 내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칠리치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3세트 게임스코어 3-2에서 페더러가 브레이크에 성공, 5-2까지 훌쩍 달아났고 결국 페더러가 세트 스코어 2-1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4세트에서는 또 칠리치의 반격이 매서웠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줘 0-2로 끌려가다가 1-3에서 연달아 5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특히 칠리치는 3세트까지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브레이크하지 못하다가 4세트에서만 2차례 브레이크에 성공, 페더러의 체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5세트의 주인공은 결국 페더러가 됐다.
페더러는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두 차례나 허용하며 고전했으나 세 차례 듀스 끝에 결국 '전매특허'인 각도 깊은 원핸드 백핸드로 게임을 지켜냈다.
기세가 오른 페더러는 곧바로 칠리치의 서브 게임을 가져와 2-0을 만들었고 3-0까지 달아나며 칠리치의 저항을 잠재웠다.
칠리치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1로 따라붙었지만 페더러는 이후로도 3게임을 더 따내며 3시간 4분에 걸친 결승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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