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매거진> 선정, 각 주에서 1개 도시 추려내
▲ 세인트 어거스틴에 소재한 ‘카스틸로 데 산 마르코스’ 요새. ⓒ 미국 국립공원 서비스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은 북동부 해안가 도시인 세인트 어거스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매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Best Places to Live in the U.S.)’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 재정전문 잡지인 <머니 매거진>은 26일 50개 각 주에서 탑 도시 1개씩을 추려내 공개했다.
플로리다에서는 인구 14만명인 세인트 어거스틴이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혔다.
잡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이곳이 여전히 최고 도시 중 하나’라며 곳곳에 깃들어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적했다. 도시는 별 모양 구조의 요새인 카스틸로 데 산 마르코스(Castillo de San Marcos)와 스페인 식민지 시대 건축물을 보존하고 있는 올드 시티(Old City)는 사적지로써 명성을 누리며 관광객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에너지는 과거에 갇혀있지 않고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잡지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지역 경제의 주요 요소인 일자리 성장률은 무디 분석(Moody’s Analytics) 전망치로 2016년에서 2021년까지 18%이다. 이 지역은 실업률이 3.7%밖에 되지 않는다.
또 직장인들의 평균 통근시간은 18분이며, 주민 14%가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참고로 세인트 어거스틴의 가계 평균 중간 소득은 4만7748달러이다.
도시의 매력은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로 인해 한층 높아진다.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의 평균 기온은 11월에도 70도 중반을 유지할 정도로 온화하며, 바닷물 온도 역시 연중 따뜻함을 유지하는 편이다.
1513년 스페인 탐험가에 의해 발견돼
세인트 어거스틴은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 개척 경쟁이 한창이던 16세기 초에 발견됐다. 인디언만 살고 있던 플로리다에 '폰스 데 레온(Ponce de Leon)'이라는 스페인 장교가 발을 디디면서이다. 미 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의 2차여행에 참여한 적이 있던 그는 한 번 마시면 영원히 늙지 않는 샘물을 찾으려 항해하다 1513년 어느날 그 샘이 있다고 믿어지는 곳에 도착했는데, 그곳이 바로 세인트 어거스틴이다.
이를 기점으로 플로리다에 들어온 스페인 군대는 세인트 어거스틴을 정착지로 삼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의 기틀을 잡았다.
또 플로리다를 끊임없이 넘보는 유럽의 개척자들을 막기 위해 스페인 정착자들은 1672년 거대한 전투지이자 방어성을 짓는다. 이것이 세인트 어거스틴의 명물로 해안가에 서있는 카스틸로 데 산 마르코스이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축물 요새이다.
성은 육지나 바다로부터 공격을 막기 위해 성벽 아래 부분을 12피트나 두껍게 해 난공불락의 요새로 지어졌으며, 1500여명이 두세달을 기거할 수 있을 정도의 면적을 갖추고 있다.
카스틸로 요새는 한때 미 동부 13개주의 독립혁명 지도자들을 감금하는 감옥으로도 사용된 적이 있다.
이 성에는 요즘도 주말이면 스페인 군복을 입은 모델 병사가 대포를 쏘며 300년 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곳에는 포탄방, 식품 저장소, 침실 등이 보존돼 있고, 영국 통치 시절때 감옥으로 사용됐던 흔적도 있다.
이밖에 세인트 어거스틴의 '올드 시티' 중심지인 콜로니얼 쿼터(Colonial Quarter)에는 식민지 시대 동네의 면모를 간직한 가운데 미국내 가장 오래된 학교, 스페인인이 찾았다는 '젊음의 샘(Spring of Fountain)' 등 관광 명소가 있다. 또 이곳은 대장장이, 이불만들기 등 초기 스페인 정착자들의 생활상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교육적인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