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육 당국은 스마트폰 기기의 교실 내 사용 자제를 요청하지만 이를 활용한 학습효과가 크다는 게 일부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은 빅토리아 주 벤디고(Bendigo)에 있는 ‘Crusoe Secondary College’의 수업 장면. 학생들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궁금한 사항을 찾아보고 있다.
당국은 자제 요청... 일부 전문가들, “STEM 교육에 효율적 활용”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 또는 개인 계정의 SNS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문제이다. 이런 요인으로 교육 당국은 학생들에게 교실에서는 스마트폰을 ‘잠금’으로 놓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이 수년 내 교육적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방 교육부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장관은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반드시 잠궈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업 시간은 말 그대로 배우는 시간”이며 그래서 “교육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버밍엄 장관은 모바일 기술이 ‘학습 도구’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교실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접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NSW 주 총리 또한 버밍엄 장관의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 “우리의 학창시절, 카세트테이프 레코더 또는 이와 유사한 것을 교실에서 사용하던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라며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그러나 교실은 수업을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웨스턴시드니대학교 유아교육 전문가인 조안 올란도(Joanne Orlando) 부교수는 전혀 다른 견해를 펴고 있다. 그녀는 “이 같은 성급한 일반화(blanket statement)는 현 교육을 과거로 후퇴시키는 퇴행적인 생각”이라며 “모바일 기기를 수업에 적용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스마트폰이 학생들의
STEM 수업을 지원한다
현재 각 학교마다 스마트폰 기기를 사용하는 규정은 각각 다르다. 어떤 학교는 학생들로부터 등교와 동시에 스마트폰을 한 자리에 놓아두도록 엄격하게 통제하는가 하면, 규제가 느슨한 학교도 있다.
올란도 교수는 무엇보다도 모바일 기기가 학생들의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을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많은 학교에서 BYOD(Bring Your Own Device)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스마트폰은 검색엔진을 이용하고 학습에 필요한 사진을 가져오거나 퀴즈 문제를 해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NSW 중등학교 교장협의회(NSW Secondary Principals' Council)의 크리스 프레스랜드(Chris Presland) 회장도 “학교에서 학생들로부터 스마트폰 기기를 따로 모아두는 것은 교육 측면에서 장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프레스랜드 회장은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STEM 교육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기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이어 왕따’(cyber-bullying) 문제가 발생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금지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이버 안전 교육을 어떻게 실시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학생-교사-학교 공동체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프레스랜드 회장은 모바일 기기를 교실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고 실제로 학습 능력에 도움을 주는 방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