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십 조별 리그가 시작된 가운데 H조 수원 블루윙즈와 시드니 FC의 첫 경기에서 수원이 1차전 원정 경기를 2-0 승리로 상큼하게 출발했다. 수원 코치진이 데얀 다미아노비치(Dejan Damjanović) 선수에게 물병을 건네고 있다(사진).
조별리그 첫 경기서 ‘데얀’ 멀티골, 2-0 승리로 ‘상큼한 출발’
아시아 지역 최고 프로 구단을 가리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침피언십 조별리그 경기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 가운데 수요일(14일) 저녁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Sydney Football Stadium)에서 열린 H조의 수원 블루윙즈(Suwon Samsung Bluewings)가 데얀(Dejan Damjanovic)의 활약으로 멀티골을 기록, 2-0으로 승리했다.
오후 7시30분 시작된 이날 경기의 전반전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지루한 싸움이 이어졌다.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자신있게 해!”라는 말로 선수들을 격려했지만 염기훈과 이기제의 활발한 공격시도에도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수원은 17분 데얀이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활기를 찾았고 경기를 완전히 주도하기 시작했다. 후반 31분, 시드니 미드필더 브랜던 오닐(Brandon O'Neill)이 범한 핸드볼 파울로 수원이 따낸 페널티킥을 데얀이 키커로 나서 또 한 번의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수원 블루윙즈의 서정원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ACL 첫 경기인지라 부담이 있고 시드니 FC가 워낙 강팀이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이 먼 곳(시드니)까지 온 목적은 명확하다”며 “좋은 경기로 승점을 반드시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이날 약 6천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전반전 경기가 끝난 후에는 시드니 교민들로 구성된 농악대가 특별 공연을 펼쳐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호주인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하루 앞서 멜번에서 펼쳐진 F조의 멜번 빅토리(Melbourne Victory FC)와 울산 현대는 3-3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는 울산이 골을 터뜨리면 멜번이 다시 만회골을 떠뜨리며 따라붙는 붙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울산은 오르샤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세밀한 공격에 반해 수비는 허술했다.
울산은 전반 25분 오르샤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1분 뒤 멜번 르로이 조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베테랑 수비수 강민수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베리샤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고, 김용대 골키퍼가 넘어지며 막아냈으나 공을 잡지 못하자 바로 앞에 있던 조지가 세컨볼을 슈팅으로 연결, 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은 전반 33분 리차드의 헤더 골로 다시 앞서 나갔지만 4분 만에 멜번에 두 번째 골을 허용했다. 세 번째 실점도 울산 수비진의 치밀하지 못한 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후반 9분, 조지의 프리킥을 받은 윌리엄스가 완벽한 헤더로 골을 성공시켰다. 윌리엄스를 방어하지 못한 울산 수비의 책임이 컸다. 지난 시즌 멋진 수비력을 보였던 리차드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아쉬운 장면을 연이어 반복했다.
결국 울산은 멜번 원정에서 3-3 동점으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아쉬움이 컸고, 반면 승리를 향한 멜번 빅토리의 정신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