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킴 부탱 살인협박
RCMP 수사, IOC 조사
평창동계올림픽의 쇼트랙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와 캐나다 선수간 발생한 실격 시비에 한국 네티즌들이 캐나다 선수에 대한 저주와 살인 협박까지 이어지는 볼상 사나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쇼트랙 500미터 결승전에서 한국의 최민정 선수와 캐나다의 킴 부탱 선수간 접촉 시비가 일어 2위로 들어왔던 최민정 선수가 실격을 당했다. 대신 킴 부탱 선수가 4위에서 3위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킴 부탱 선수는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13일까지 그녀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대부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악성 댓글과 애미메이션 그림 파일 등이 수 백 개가 올라왔다. 이런 글들의 대부분은 부탱이 최 선수를 먼저 밀쳤다는 주장이다.
킴 부탱은 수많은 댓글이 올라오자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킴 부탱에 대한 한국인들의 SNS를 통한 비난을 캡쳐해 올리며 살인 위협까지 그녀가 받고 있다고 흥분했다. 또 캐나다 언론들은 일부 한국인들이 청와대에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캐나다 언론이 올린 SNS의 비난글 캡쳐 내용들을 보면 '진정한 운동선수가 아니다' '네가 반드시 실격됐어야 한다. 창피한 줄 알아라' 정도는 그나마 난 수준이다. '손을 잘라 버리겠다' '너의 아버지가 메달을 훔치라고 가르쳤냐?' '내가 널 찾으면 넌 죽었다' '은퇴하라. 그리고 네가 힘든 삶을 살기 바란다' 는 등 저주와 살해 위협적인 심각한 수준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 듯 캐나다 언론들은 킴 부탱이 시상대에 올라 기쁨보다는 서러움에 울고 있는 사진도 올리고 있다. CBC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영국 쇼트트랙 선수 엘리스 크리스티가 박승희와 충돌했다고 한국의 네티즌들이 살해 위협까지 하며 공격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데자뷰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한국인들에 의한 지나친 행동에 대해 캐나다 RCMP와 IOC, 그리고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협회도 조사에 돌입했다.
캐나다올림픽준비위원회는 "선수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각종 협박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선수 보호를 위해 안전요원과 RCMP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국제올림픽준비위원회(IOC)도 킴 부탱에 대한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를 했다.
IOC의 마크 애담스 대변인은 "최고의 성과에 대해 인정을 받는 것이 바로 올림픽 게임"이라며 "쇼셜미디어를 통제할 수 없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표현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