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의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가 “법인세를 낮추면 국가 예산에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2017년 8월 11일 멜번에서 열린 ‘국가경제위원회(House Economics Committee)’ 모임에서 연설하는 로우 총재. ABC News 화면 캡쳐
필립 로우, “글로벌 추세 따라했다가 큰 실수 범할 수도...”
호주 중앙은행(RBA)의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가 “법인세를 낮추면 국가 예산에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금요일(16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로우 총재는 전 세계 국가들의 법인세율 인하 추진 움직임을 인정하면서도 “괜한 걱정에 국가 재정적자만 높이는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면서 현 법인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호주의 일반적인 법인세는 30%로, 연매출 2500만 달러 이하 기업체의 법인세는 27.5%로 낮춰주고 있으며, 연매출 5천만 달러 이하의 경우 25%까지 내리는 법안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로우 총재는 이런 움직임을 두고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국회 관련 위윈회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 로우 총재는 “세 아이들의 아빠로서, 우리가 쌓은 빚을 너희들이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 정부에서 재정 작자가 발생할 경우 그 부담은 이후 세대의 높은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와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연방 재무장관은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호주의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로우 총재는 “트럼프의 세금인하로 향후 미국의 적자가 GDP의 2%에서 5%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방정부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국가예산 적자는 2021년까지 정상화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 신용등급,
신경쓰지 말아야”
한편 로우 총재는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호주 국가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두려워할 것 없다”며 “이 평가가 국가 재정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