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포키머신 수 불구, 지난 회계연도 730억 달러 ‘매출’
주 정부가 NSW 지역민들의 도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로 포키머신 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 회계연도(2014-15년) 클럽이나 펍(Pub) 등 포키머신 도박업체의 연 매출 규모는 73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토요일(21일), NSW 주 ‘Liquor and Gaming Authority’(ILGA) 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인용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는 이전 해의 680억9천만 달러보다 43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43억 달러의 매출 증가(6%)는 주 정부가 지속적으로 포키머신 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우려가 되고 있다.
NSW 지역으로 보면 가장 매출이 높은 곳은 페어필드(Fairfield)였으며, 이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총 3,394대의 포키머신이 올린 연간(2014-15년) 매출은 76억 달러에 달했다.
페어필드 지역 포키머신의 이 같은 매출 증가는 이전 회계연도(2013-14년)보다 6억2,900만 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2014-15 회계연도가 끝나는 지난 6월30일까지 이 지역 포키머신 수는 410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현재 페어필드 카운슬 지역 내 클럽에 설치된 포키머신은 2,917대에 달하며 이 지역 펍(Pub)에서 가동되는 포키머신은 477대에 이른다. 이 같은 포키머신 수(3,394대)를 감안하면 지난 한 해 동안 이 지역 포키머신 1대가 올린 매출 규모는 220만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특정 지역 거주민들의 높은 도박 지출은 페어필드만이 아니다. 캔터베리(Canterbury) 지역의 경우 지난 한 해 포키머신 도박 매출은 36억7천만 달러로 NSW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높았으며, 이 수치는 이전 해에 비해 2억2,300만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캔터베리 지역의 포키머신 수는 지난 6월말까지 211대가 줄어 1,988대로 집계됐으며, 이렇게 볼 때 포키머신 1대가 올린 매출은 평균 184만 달러에 이른다.
뱅스타운(Bankstown) 카운슬 지역의 포키머신 매출 또한 캔터베리 수준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로, 이 지역 포키머신 매출은 한 해 동안 총 36억6천만 달러에 달해 전년보다 2억5,4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이 기간(2014-15 회계연도) 뱅스타운 지역의 포키머신은 236대가 줄어 총 2,527대였다. 뱅스타운 지역 포키머신 1대의 연 평균 매출은 140만 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ILGA가 최근 내놓은 연간 보고서 상의 이 수치는 포커머신 도박업체의 수익이 아니라 전체 매출 규모이다. 이와 관련, ILGA 대변인은 NSW 주 포키머신의 경우 도박자의 수익률은 90%라고 주장했다. 즉 도박자들이 100달러를 포키머신에 지출할 경우 90달러는 거둬들인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 상의 수치를 보면, 지난 한 해 NSW 주 전체 포키머신 도박자가 지출한 금액은 73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NSW 주 관련법은 포키머신 기계를 팔았을 경우 매 3대마다 한 대는 정부가 차지하도록 되어 있다. 이 같은 규정은 NSW 내 포키머신 수를 줄이면서 또한 포키머신 도박자에게도 피해가 덜 가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같은 규정에 대해 멜번 소재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도박 연구원인 찰스 리빙스턴(Charles Livingstone) 박사는 “NSW 주 정부의 최근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이 계획이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빙스턴 박사는 NSW 주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주 내에 너무 많은 포키머신이 설치되어 있으며, 그렇다고 이 모든 포키머신이 동시에 가동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 수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도박자들이 장시간 포키머신 기계 앞에 앉아 심각한 도박에 빠져들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도박기계 수를 줄이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는 그는 “다만 문제는, 지속적으로 도박업체들의 수익을 줄일 수 없는 시스템 자체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리빙스턴 박사는 NSW 주 전체의 포키머신 수를 7만 대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NSW 주의 포키머신 매출 증가에 대해 ILGA 대변인은 그러나 “NSW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점, 그리고 인구가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포키머신 도박 시장은 경제환경 및 인구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 NSW 도박관련 부처 장관(Gaming Minister)을 겸하고 있는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부수상실 대변인은 “포키머신 수 감소 방안을 지지한다”고 언급하면서 “포키머신 수를 감소시킨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매년 이 부분 도박 규모를 엄청나게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도박업체들로부터 나오는 ‘Responsible Gambling Fund’를 통해 도박자들에게 중요한 상담 및 도박치료를 위한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