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공보보좌관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집권 여당 내에서도 압박을 받아오던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국민당 대표이자 연방 부총리가 끝내 사임을 밝혔다. 다만 그는 NSW 주 북서부, 뉴 잉글랜드(New England)를 지역구로 하는 연방 하원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 집권당 내 갈등 끝에 사임
호주 국민당 대표이자 자유-국민 연립 정부의 부총리인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의원이 전 공보담당 보좌관과의 염문 스캔들로 모든 직책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주 금요일(23일) 호주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조이스 부총리는 2주 전 33세의 전 공보비서 비키 캄피언(Vikki Campion)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그녀가 조이스 부총리의 아들을 임신 중이라는 소문이 불거졌으며, 이로 인해 대중과 자유-국민 연립 여당 내에서도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와 깊은 갈등을 이어오던 그는 이날(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26일(월)부로 연방 부총리직과 국민당 대표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조이스 전 부총리는 “의회뿐만 아니라 비키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 아이, 내 딸들과 아내(Natalie Joyce)를 위해 내가 차단기(a circuit-breaker)가 되어 모든 일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임 이유를 전했다.
최근 연속적으로 붉어진 이중국적 논란과 한 서부 호주 여성의 성추행 불만 접수로 논란이 됐던 조이스 의원은 이번 외도 파문으로 정치 인생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민당은 금주 월요일(26일) 오전 8시 캔버라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마이클 맥코맥(Michael McCormack) 전 보훈부 장관을 후임 국민당 대표로 선출했다. 염문설이 불거진 직후에만 해도 당 대표를 교체하지 않고 안정적인 당 운영을 추구했던 국민당도 이번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상태다.
2004년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선출된 조이스 전 부총리는 자신의 저술을 통해 “의원직을 절대 그만두지 않겠다. 평의원으로 뒷자석에 앉아서라도 계속해서 일 하겠다”며 평생 정치인으로 살겠다는 의지를 표명, 호주 국내 최고의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왔다.
상원으로 일하던 그는 지난 2013년 NSW 주 북서부 내륙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원에 출마했다. 이어 2016년, 당시 국민당 대표였던 워렌 트러스(Warren Truss) 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국민당 대표로, 또 연립을 구성하고 있는 자유-국민 집권 여당의 부총리에 임명됐다.
이번 조이스 전 부총리의 사임을 주도한 인물은 앤드류 브로드(Andrew Broad) 국민당 하원의원이다. 그는 조이스 부총리와 비키 캠피언이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이제 그만 염문 스캔들을 넘어가 달라”고 요청하자 조이스 의원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고,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조이스 의원의 사임 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조이스 전 부총리의 외도 스캔들에 이어 캔버라 소재 의회의사당에서 벌어지는 정치인들과 장관 및 미디어 관계자들 간의 부적절한 성행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2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캔버라를 담당하는 호주 각 신문, 방송 기자 및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의회의사당에서 목격되거나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정치인과 의회 직원 또는 보좌관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종합해 전하기도 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