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7남 문형진씨 교회 합동결혼식
Newsroh=임지환기자 nychrisnj@yahoo.com
‘결혼식을 위해 모인 사람들은 모두 왕관(王冠)을 쓰고 있었다. 여성은 흰색 드레스, 남성은 검은 정장을 착용하고 손에는 반자동 소총을 들고 있었다.’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7남 문형진(38)씨가 세운 펜실베이니아주 뉴파운드랜드에 있는 '세계평화통일안식처(World Peace and Unification Sanctuary, 이하 생추어리 교회)'에서 지난달 28일 총기를 휴대한 합동결혼식이 열려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문형진씨와 부인이 왕관을 쓰고 AR-15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문형진씨 페이스북>
로이터 통신과 CBS뉴스 등 주류언론은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합동결혼식의 모든 참석자들에게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사건에서 사용됐던 반자동 소총 ‘AR-15‘ 지참을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수백명의 신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참가자 등 총기면허가 없는 사람들은 사전에 사격장에서 상징적 의미로 5발씩 사격(射擊)을 한후 700달러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구입하고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추어리 교회가 총기 지참을 요구한 것은 ‘AR-15’가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철장’(rod of iron)을 상징한다고 보기때문이다. 총과 칼이 사탄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합동 결혼식은 '참아버지(True Father·문선명)'의 후계자이자 '두 번째 왕(2nd King)'을 자처하는 문형진 목사가 주례를 집전(執典)했다.
주최 측은 “모든 총기는 총알이 장전되지 않은 상태로 식장에 반입됐다”면서 “총기 소지자도 입장 전 안전 검사를 받았고 예식 중에만 손에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문형진씨는 총기가 "가족과 커뮤니티, 천일국(이상세계)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상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추어리 처치 측의 티모시 엘더 세계선교본부장은 뉴욕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한 사람에게 총기가 주어지면 사회를 지킬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총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합동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반대 주민들의 시위도 교회 인근에서 펼쳐졌다. 피켓을 든 20여 명의 주민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총기 숭배” 등을 외쳤다. 맞은 편에는 한국에서 온 '한미동맹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 등을 든 채 한·미 동맹 강화를 외치는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비무장지대에 전술핵 배치, 총기소지 합법화 등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문형진씨는 지난 2012년 9월 통일교 교주 문선명 씨의 사망 이후, 지도자로 사실상 낙점(落點)됐지만 2015년 어머니 한학자씨가 교권을 회복한 후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후 통일교 2대 총재를 주장하고 2015년 생추어리처리를 세웠다. 교회 측에 따르면 문씨는 이 교회에서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통일교는 생추어러리 처치의 행사와 무관하며 총기 소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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