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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명의 젊은 영혼을 앗아간 13일의 금요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는 파리 6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총격과 폭발을 일으켰다. 피해 지역은 생드니 축구 경기장을 제외하면 지난 샤를리 에브도 신문사 테러사건과 동일한 파리동쪽 지역 10구와 11구에서 일어난 일이다. 다시 파리의 동쪽 지역이 위협을 당한 이유는, 다양한 국적의 젊은 청년들이 즐겨 다니는 유흥가와 문화공간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연인지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파리 내 5군데의 공략 지역이 리퍼블릭에서 바스티유를 지나 나씨옹 지역까지 이어지는데, 샤를리 에브도 테러 후 추모 집회가 이루어졌던 행로이다. 파리의 역사적인 공연 장소부터 오래 된 식당까지 피해를 입었는데, 파리지앵들이 흔히 찾는 상징적인 장소들이었는가 하면, 동네 주민들이 편히 커피를 마시던 주점과 까페들도 섞여 있었다. 

테러 이후 이곳들은 연일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촛불과 꽃다발이 가득 쌓이고 있다.

테러 전, 피해 지역은 과연 어떤 상징성들을 지니고 있는 장소였을까? 

 

 

Rue Bichat : 파리지앵들의 아지트

 

생 마르탕 운하 근처 지역은 예전 노동자와 빈곤층이 몰려 살던 동네였지만 최근 30년 사이 문화와 예술이 꽃피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완벽하게 뒤바뀌었다. 오늘날에는 패션 아뜰리에가 밀집되어 있으며 유명 레스토랑과 까페들이 운하 변 양옆으로 나란히 아기자기하게 붙어 있는 곳으로서 젊은이들이 브런치를 즐겨 먹던 동네이다. 

운하 변 외의 뒷 길들도 최근 몇 년 전부터 다양한 국적의 맛 집이 들어섰다. Rue Bichat 또한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길 중 하나로서, 10구가 시작되는 생 루이 병원과 생마르탕 운하 사이에 위치한다. 이 길에서, 희생자가 속출한 두 장소는 캄보디아 식당 Petit Cambodge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바 Carillon 이다. Carillon은 Folies과 함께 벨빌과 생마르탱 지역을 대표하는 바 중 하나이다. 1975년 개점부터 지금까지 파리의 역사를 함께 해 온 Bar로서 동네 아저씨들의 오랜 단골집이자 한 편으로 예술과 패션 종사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금, 토요일 저녁이 되면 계절을 막론하고 테라스가 꽉 차, 문 닫는 시간까지 시끌시끌한 곳이다. 

이곳에서 불과 5m 건너에 위치한 Petit Cambodge 식당은 깔끔한 인테리어에 가격대비 좋은 아시아 음식을 먹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며 바로 아랫길에 위치한 Cambodge 식당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열게 된 2호점이다. 일찍 가지 않으면 오랜시간 대기 목록에 이름을 올려야만 하는 파리지앵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상징적인 식당으로, 젊은이들이 생마르탱 운하 지역에서 식사하고 술 한 잔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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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끌렁(Bataclan) : 150년 역사의 대형 공연장

 

89명의 희생자가 속출한 바타끌렁은 1865년 동양 풍의 영향을 받은 공연이 이루어지는 연극 극장의 용도로 건립되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건물 앞면이 기와집 형태를 띄고 있었다. 150년간 공연장, 연극 극장, 영화관 그리고 다시 음악 공연장으로 수 차례 용도가 바뀌었으며, 화재와 공사로 인하여 외관과 내부 장식과 구조가 전부 변화하였으나 파리에서 올랭피아와 제니스에 이어 1500석 규모의 파리에서 세 번째로 큰 공연장인 만큼 대규모 공연들이 열리는 중요한 장소였다. 

80년 대 이후로는 락 위주의 음악 공연을 선보였으며, 루 리드, 제프 버클리와 같은 전설적인 락 가수들이 프랑스 관객들 앞에 선 곳이기도 하다. 이슬람 극단주의 파는 전부터 바타끌렁을 테러 장소로 눈 여겨 보고 있었다는 추측도 돌고 있다. 공연장 주인이 유태인이고, 더불어 프랑스-팔레스타인 협회 및 공동체들이 후원금 모금 갈라 파티가 열릴 뻔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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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물결, 침묵과 눈물

 

테러 사흘 후인 16일 월요일, 프랑스는 12시부터 1분간 침묵과 함께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Rue bichat 앞에는 길이 꽉 차도록 방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주변 상인들은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와 침묵에 동참하였으며, 어린아이, 외국 국적의 방문객들도 함께 했다. 엄숙허게 진행되는 동안 한 명씩 초에 불을 붙였으며, 사랑과 평화를 외치는 문구들이 적힌 플랜카드들이 곳곳에 걸렸다. 

파리 남쪽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희생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라며, 프랑스가 이를 계기로 하나가 되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프랑스한인회도 레퍼블릭 광장에서 헌화식

 

24일 화요일, 프랑스한인회 또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 초와 꽃들로 뒤덮인 레퍼블릭 광장에 모였다. 한인회장, 민주평통 회장, 소나무협회 회장을 포함한 20여명의 한인들이 모인 가운데, 침묵의 시간을 갖고 각자 흰 국화 꽃을 여신상의 아래에 내려 놓았다. 지난 12일, 파리공연을 통해 관객과 호흡을 맞춘 ‘파리 아리랑’이 단소로 «한 오백년»을 연주하며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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