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학을 졸업한 국제학생들의 취업비자 발급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중국과 인도 학생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457 비자가 폐지된 이후 임시 졸업비자를 통한 영주비자 취득 기회를 엿보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NSW 대학교로 향하는 학생들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 : aap
‘457 비자’ 제도 폐지 후 졸업생 임시 비자 30% 증가
호주의 각 대학에 중국과 인도 학생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금주 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연방 내무부(Department of Home Affairs)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에서 12월 사이 약 19만 명의 외국인이 호주 대학에 지원해 2016년 같은 기간 보다 14.1% 상승했다.
전체 해외 학생 순위별로는 1위가 인도, 2위가 중국인 지원자들로 각각 32%, 13% 상승했으며, 네팔 출신은 46%(약 1만2천 명) 늘어나 3위를 기록하면서 브라질 출신 지원자 수를 넘어섰다.
이 중 90%가 학생비자를 승인받았으며, 해당 분기에 승인된 전체 학생비자 중 중국 출신이 전체의 4분의 1(4만 1천 명)로 가장 많았으며, 인도 출신이 약 2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전체 학생비자 승인 비율은 7% 상승한 반면, 중국인 지원자들의 학생비자 승인 비율은 98.3%에서 93.8%로 소폭 하락했다.
상당한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는 국제학생들은 호주 각 대학의 가장 큰 수입원으로, 교육산업은 호주의 수출부문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G8’(Group of Eight)으로 구분되는 대학에는 상당수의 중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어 호주 대학 내 중국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중국과 중국 정부를 다루는 교재를 거부하는 일부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중국인 학생들에 대한 신체적인 공격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G8’은 호주에서 명문대로 꼽히는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Melbourne, The University of Sydney,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Monash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The University of Adelaide를 일컫는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호주 내 중국인 학생들에 대한 안전경고를 발령하고 긴급 상황 발생시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호주 고등교육에 대한 중국 학생들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인에 대한 호주 정부의 학생비자 승인건수가 줄고는 있지만, 2017년 7~12월 사이 중국인 지원자 수는 12.9%가 상승해 2016년 같은 기간 동안 상승률(6.7%)의 두 배에 달했다.
아울러 지난 10년 간 호주 대학 내 네팔 출신 학생들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수십 년간 지속된 마오이스트(Maoist. 모택동주의자) 게릴라와 네팔 정부 간 전투로 인한 불안정한 정세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네팔 미디어에 따르면 네팔 학생들은 시드니 소재 빅토리아 대학교(Victoria University)와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에 주로 몰려 있으며, 시드니 내에서는 어번(Auburn)에 가장 많은 네팔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편 최근 발표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학생들의 졸업 후 고용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가 457 비자를 폐지시킨 이래 호주 대학 졸업 후 기술비자를 받는 국제학생들의 수가 급락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3천명의 졸업생들만이 457비자를 받아 2016년 같은 기간보다 50%가 줄었으며, 또 다른 독립기술이민 비자인 ‘189 비자’와 ‘190 기술비자’ 승인건수 또한 하락했다.
반면 졸업생 임시 비자인 ‘485 비자’를 받은 학생이 30% 증가했으며, 관광비자를 받아 호주에 재입국하는 졸업생 수도 11.5% 늘었다.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얼-카이 왕(Er-Kai Wang) 이민학(migration) 부강사(associate lecturer)는 “아직 485 비자를 통한 영주권의 기회는 열려 있다”며 “비록 영주비자를 받기에는 457 비자보다 어렵지만, 485 비자 또한 부정한 취득과 관련해 호주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비자 카테고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485 비자를 얻은 대학 졸업생 중 6천 명이 독립기술이민 비자를 취득했다. 이 수치는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3.7%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턴불 정부는 457 비자를 폐지하면서 해당 비자의 직업군 리스트 또한 대폭 줄였다. 457 비자는 3월부로 전면 폐지되며, 이와 유사하지만 보다 엄격한 자격요건의 Temporary Skill Shortage(TSS) 비자가 도입된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