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With you
[i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inewsnet.net
- 미투운동은 성욕의 문제가 아니다.
- 권력의 문제다.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다.
- 모순덩어리 사회적 기준값을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바꿔놓기 위한 몸부림이다.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사회 내에 그가 가졌던 잠재력의 크기만큼 파장은 대단했다.
안태근 전 검사, 이진한 전 검사, 시인 고은, 예술인 이윤택, 영화감독 김기덕, 영화배우 조재현, 연기자 조민기, 정치인 안희정, 그리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가해자들까지.
미투 운동에 성역은 없다. 가정과 학교, 일터와 거리, 국회와 무대 등 우리 사회 어디에도 성추행과 성폭력의 안전지대가 없었던 것처럼.
미투(#me too). 짧지만 강한 두 글자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폭로가 줄을 잇는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미투운동의 지지자인 줄 알았는데 날이 밝으니 성폭력 가해자였던 사실이 민낯처럼 드러나는 현실, 사회정의를 내세워 미투 운동을 거대한 음모론으로 포장하는 불순한 의심, 드러난 성폭력 사례를 이용하기 바쁜 정치꾼들의 파렴치한 만행, 이 모두가 코미디가 아니라 사실이기에 더욱 절망스럽다.
폭로의 가해자 절대 다수가 남성이고,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에 미투운동의 저변에 성별화된 폭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투 운동은 성욕의 문제가 아니다.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에 갇히면 미투 운동은 가해자 개인에 대한 비난과 처벌로 그치고 만다.
미투 운동은 힘의 논리인 권력에 따라, 그릇된 성차별 의식에 따라, 폭력과 판단의 기준이 달라지는 사회적 모순에 기인한다.
성추행을 당하면 여성의 복장에 문제가 있고, 남자 아이가 여자아이를 괴롭히면 ‘관심의 표현’이 되고, 여자 아이가 싫다고 저항하면 ‘성질 더러운 애’가 되고, 남성이 여성에게 성적인 언어폭력을 하면 ‘농담’이 되고, 술자리에 참석하는 여성은 ‘꽃’이 되고, ‘꽃’이 된 여성이 술을 따르는 건 ‘문화’가 되고, ‘문화’를 거부한 여성은 술자리를 망치는 ‘가해자’가 되는 불평등한 사회적 기준값.
미투 운동은 권력의 문제다.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다.
모순덩어리 사회적 기준값을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바꿔놓기 위한 몸부림이다.
도로 위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해도 법과 사회의 보호를 받는 사회적 상식이, 음흉한 교사 앞에서 벌벌 떠는 어린 학생의, 권력자에게 부당한 요구를 받는 사회 초년생의, 추접하고 졸렬한 성의식을 가진 인간을 상대해야 하는 모든 이들의 방패막이가 되기를 처절하게 요구하는 외침이 지금의 ‘미투 폭로’다.
폭로를 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떨린다. 목소리 속에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래서 더 힘껏 외친다.
미투는 이제 시작이다. #Me too,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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