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7억 신도를 가진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다.
그나마도 왜곡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슬람 세계는 오랫동안 서구 기독교 세계의 ‘적’으로 간주되어 부정적인 평가만 받아 왔으며, 우리도 이런 시각을 받아들여 이슬람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면이 많다.
야히야 에머릭 (역자: 한상연)의 ‘상식으로 꼭 읽어야 할 이슬람(삼양미디어: 2012)’은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쓴 책이다.
이슬람은 610년에 무함마드에 의해 제창된 일신교이며, 무슬림은 이슬람을 믿고 추종하는 신자로 ‘절대 복종하는 자’를 의미한다.
아랍이란 아랍민족으로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을 국교로 정한 나라의 집합체를 말한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는 예전부터 많은 지식인 사이에서 유행했었다. 유명한 나폴레옹은 ‘만약 사람들이 이슬람의 삶의 방식을 따른다면 언젠가는 진정한 평화와 형제애가 가득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현대에서는 조지 버나드 쇼는 ‘어느 날 갑자기 서구 세계가 이슬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함마드에 대해서 ‘그는 인류의 구세주라 불러야 마땅하다. 무함마드와 같은 사람이 오늘날의 세계를 다스린다면, 온갖 문제를 해결하여 세계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행복과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9.11 테러의 주범으로 몰린 이슬람은 과연 폭도들의 집합체인가?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과격 단체의 행동으로 전체 이슬람들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하드(jihad)는 말 그대로 ‘확고한 결심과 무언가를 이루고자 분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전(聖戰)’을 뜻한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번역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문학동 네: 2011)’도 이슬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인 ‘로마인 이야기(한길사: 1995-2007)’는 95년 1권을 시작해 2007년 15권 전집이 번역되었다.
그 후 작품으로 는 ‘십자군 이야기(문학동네: 2012) 3 권’과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를 썼다.
이 작품은 기독교와 이슬람과의 200년 전투를 그린 책이다. 이 시리즈 중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은 구성이 조금 독특하다. 삽화 그림이 중심이 된 십자군 전쟁의 요약본이다.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은 미쇼가 쓴 ‘십자군의 역사’의 삽화로 그려진 것이다. 목구목판(WOOD ENGRAV ING)기법으로, 목판에 펜으로 원화를 그리고 연한 잉크로 농담을 주면, 조판하는 사람이 그 음영을 정교한 해칭으로 재현하여 인쇄하는 방식이다.
귀스타브 도레는 이 기법을 구사하여 ‘성서’, ‘신곡’, ‘돈키호테’ 의 삽화가로 19세기 비주얼 아티스트인 셈이다.
1차 십자군(1098)은 피에르에게 선동된 농민, 떠돌이 기사, 여자와 아이들 모두 10만 명으로 시작되었다.
3 차 십자군은 ‘붉은 수염’의 독일 황제 프리드리히 1세, ‘존엄왕’ 프랑스의 필리프, ‘사자왕’영국의 리처드 1세가 주를 이루었다.
리처드 1세가 바로 ‘로빈 훗’의 대상이 된 왕이다. 귀국 도중 프랑스에 감금되었다가 풀려 나왔다. 그리고 5차 십자군 진영에 아시시의 이탈리아 수도사 프란체스코가 이슬람 적장을 찾아갔으나 협상에는 실패를 했다.
결국 1291년 8차 십자군으로 두 종교간의 전쟁은 종료되었다. 200년 동안 두 종교간의 전쟁(?) 속에 문화, 종교적인 교류가 있었다. 선민 사상을 가진 유대교와 달리 그리스도교는 이교도에 대한 포교를 중요시했기에 이슬람 교도의 개종도 중시했다.
하지만 이슬람의 성전인 꾸란은 강제적인 개종을 금지한다. 이슬람에 대해서는 ‘한 손에 꾸란, 다른 한 손에 칼’이란 표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런 식의 개종 방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실제로 200년 십자군 역사에 이슬람에서 그리스도로 개종한 사람보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처음 읽는 터키사(휴머니스트: 2012)’에서 이슬람 국가의 문화와 정치를 엿볼 수 있다.
터키는 가는 곳마다 모스크가 있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아잔(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이 울려 퍼지는 이슬람 국가지만, 동시에 초기 기독교의 7대 교회가 있는 나라이다.
작은 분수를 사이에 두고 기독교를 대표하는 소피아 성당과 이슬람을 대표하는 블루 모스크가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이처럼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종교. 문화적으로도 동서양의 문명이 교차하는 곳이 바로 터키다. 오늘날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모습을 가장 잘 보려면 이탈리아나 그리스가 아닌 터키를 가야 할 정도로 터키에는 원형이 잘 보존된 이 시기의 유적지가 많다.
또한 초기 기독교의 7대 교회가 있던 곳이고 기독교 성지가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지만 이슬람을 국교로 삼지 않은 나라로 세속주의를 표방하고 정경분리를 한 나라이다.
각 종파의 공동체를 인정하고 있다. 밀레트란 터키어로 ‘종교 공동체’ 또는 ‘민족’을 뜻하는 말로, 종교별로 구성된 일종의 종교 자치제이다.
이스탄블에는 튀르크 무슬림, 그리스 정교도, 아르메니아 기독교도, 유대교도들이 저마다 밀레트를 만들어 각자 자신의 교회를 짓고 마을을 이루며 살았다.
유대교 밀레트는 랍비가, 기독교와 정교는 총사교장이, 무슬림은 세이휼이슬람(대율법사)가 대표를 맡았다. 무슬림은 금요일, 유대교는 토요일, 기독교는 일요일을 주일로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의 다섯 기둥은
1. 사하다: 알라에 대한 충성 고백( 신앙 고백),
2. 살라트: 일상적인 기도(예배).
3. 자카트: 연례적인 자선 행동.
4. 사움: 한 달 동안 지속되는 단식 (라마단).
5. 하지: 성지순례이다.
왜 그리도 17억 인구가 이슬람을 믿 는 것인가?
불교를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자비(慈悲)’라고 한다면 기독교는 ‘박애(博愛)’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슬람은 아마도 ‘평등( 平等)’이 아닐까 싶다.
칼럼니스트 김영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