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모건(JP Morgan)과 NAB 은행의 경제학자들이 호주 가계경제에 대한 어두운 진단과 함께 요원한 임금상승을 들어 미래 생활수준을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Brisbane)의 한 쇼핑가.
암울한 경제 상황이 임금상승 걸림돌, 정부의 정책적 방안 마련 촉구
호주 주요 도시들의 물가가 세계적 수준으로 치달아 ‘전 세계 물가조사 보고서’(Worldwide Cost of Living Survey)에서 시드니가 상위 열 번째 도시로 조사된 가운데,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호주 가계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며 임금상승을 위한 정책적 제고를 촉구했다.
투자은행 JP 모건(JP Morgan)과 NAB 은행의 경제학자들이 호주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과 근로조건 향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암울한 경제상황을 지적하면서, 국민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지난 주 목요일 ABC 방송이 전했다.
NAB 은행의 알란 오스터(Alan Oster) 수석 경제학자는 “사람들은 더 이상 한 일자리만으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됨은 물론 정규직보다 파트타임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은행이 대출 받기 어려운 파트타임 근로자 고객층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파트타임 근로자 증가, 임금협상 요원= 임금상승은 가계경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오스터 경제학자는 수년 내 임금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는 있으나,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과 더 많은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으로 인해 과소고용률(underutilisation rate)이 14%로 높다”며 “파트타임 고용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임금협상력을 가진 근로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P 모건의 경제분석팀은 NAB 은행의 조사 자료를 인용, “지난 1년 간 수십 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임금상승은 아직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경제분석팀의 톰 케네디(Tom Kennedy) 경제학자는 ABC 라디오 방송 ‘RN Breakfast’에서 “호주 경제가 옆길로 새고 있으며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임금이 상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노조, “근로조건 향상 시급”= 경제학자들과 함께 호주 짐 스탠포드(Jim Stanford) ‘미래노동센터’(Centre for Future Work) 소장은 “근로조건 향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샐리 맥마누스(Sally McManus) 호주무역노조(The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 사무총장 또한 “고용형태상 임금을 올려달라고 말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며, “파트타임과 캐주얼(casual)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는 법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호주무역노조는 사기업과 공기업을 통틀어 캐주얼 노동자가 전체 호주 노동인구의 20% 이상(250만 명 상당)이라고 강조했다.
맥마누스 사무총장은 “호주의 노동기준법은 나날이 향상되는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탠포드 소장 또한 호주무역노조의 제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호주무역노조의 제안은 매우 다차원적이며 포괄적이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임시직 경제’(Gig Economy. 계약직을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상황)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력 부족한 직군 찾아 현명하게 대처해야= NAB 은행의 오스터 경제학자는 은행의 자체 조사 내용을 인용,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올해 말까지 임금이 2.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 모건의 케네디 경제학자는 “직업 분야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호주중앙은행(RBA)의 분석을 살펴보면 IT 분야는 아직도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IT 분야를 적극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