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4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올해 호주 경제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지만 그 속도는 더디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은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의 RBA Head Office.
경제 회복세 확실하나 가계소득-물가상승 속도 더뎌...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RBA는 4월 첫 화요일(3일)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지난 2016년 9월 결정한 1.5%의 기준금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현 호주 기준금리는 19개월째 동결 상태이다.
이날 통화정책 후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는 성명서를 통해 “올해 호주 경제는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뒤 “경제회복의 불확실성 중 하나는 지난해 말부터 소비성장이 회복된 반면 가계소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며 가계소득이 더디게 증가하고 부채 수준도 높다”면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아직은 낮은 기준금리가 호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낮은 편”이라고 언급한 로우 총재는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통화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로우 총재는 “곧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RBA가 목표로 하는 2.5% 수준의 물가상승, 완전고용 등 RBA가 판단할 수 있는 경제회복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호주화 약세는 수출을 활성화시킴으로서 경기 회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며며 제조업 또한 호황을 이어 최고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Bloomberg)는 로우 총재의 전망에 대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다. 호주 달러화 약세의 주요 원인은 호주의 가장 큰 수출 분야인 철광석이 해외에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호주는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에서 샌드위치 사이의 고기가 될 위험도 높다는 게 블룸버그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미국은 호주의 최대 투자국이자 안보동맹국이며, 중국은 호주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다.
그 동안 호주는 낮은 기준금리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주요 도시, 특히 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가격을 높였으며, 이로 인해 기록적인 가계부채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시드니와 멜번 등 두 도시의 주택 가격은 지난 분기 각각 1.7%, 0.5% 하락하면서 완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의 팀 로우리스(Tim Lawless) 수석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연착륙 징후를 보임에 따라 각 은행이 가격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 보다 높은 모기지 금리를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덜어주었다고 분석했다.
로우리스 연구원은 “전국 주택 가격은 지난 달 큰 변화가 없었지만 8개 도시 중 6개 도시의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며 “다만 이전 분기와 비교해 감소폭은 낮았다”고 전했다.
호주의 실업률은 5.6%로, 보통 임금성장 및 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5% 수준보다는 높은 편이다. 현재 호주의 인플레이션은 RBA가 목표로 하는 2-3% 상승에 못미치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