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셀렉티브 스쿨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 통학하는 거리가 최대 100킬로미터, 하루 두 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좋은 교육에 대한 열망이 학생 및 학부모의 시간 낭비뿐 아니라 도로 교통체증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 2시간 불구, ‘좋은 학교와 교육’ 열망에 등하교 불편 감수
올해 ‘셀렉티브 스쿨’(Selective Schools) 입학시험에 약 15,000명의 학생들이 응시한 가운데, 시드니 셀렉티브 스쿨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 통학하는 거리가 최대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주 수요일(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정보공개법(freedom-of-information)에 의거해 입수한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셀렉티브 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집에서 학교까지 편도 통학시간이 두 시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롭 스톡스(Rob Stokes) NSW 주 교육부 장관은 “어린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며 “집 주변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이런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드니대학교(Sydney University) ‘교통 및 물류학연구소’(Institute of Transport and Logistics Studies)의 스티븐 그리브스(Stephen Greaves) 교수는 “학생들이 통학하는 이 ‘상당한 거리’가 시드니 도로의 교통체증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NSW 주의 대학입학 능력평가 시험인 HSC(Higher School Certificate)에서 학교성적 순위 3위를 기록한 노스 시드니 보이스(North Sydney Boys)에는 학교에서 56킬로미터 떨어진 시드니 서부 소재 어스킨 파크(Erskine Park)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을 포함해 남부 기메아(Gymea), 피크허스트(Peakhurst) 및 남서부 글렌필드(Glenfield) 등 먼 곳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있다.
매일 편도 통학 거리
최소 30킬로미터
무어파크(Moore Park)에 소재한 시드니 보이스 하이(Sydney Boys High)에는 학교에서 50킬로미터가 떨어진 잉글번(Ingleburn), 민토(Minto), 웨스트미드(Westmead), 블랙타운(Blacktown) 및 버큼 힐스(Baulkham Hills)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혼스비 걸스(Hornsby Girls)의 학생 중에는 63킬로미터 떨어진 우미나 비치(Umina Beach) 거주자도 있다.
스톡스 주 교육부 장관은 “자녀들을 셀렉티브 스쿨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매일 편도로만 2시간가량을 도로에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하루에 몇 시간씩 차에 앉아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은 주거지 인근 지역 학교로 전학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관은 또 “모든 학교의 교사와 교장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폭넓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브스 교수는 “학기가 시작되면 도로 교통체증이 약 5~10% 증가하며 체감 체증은 방학기간의 두 배에 이른다”고 진단하면서 “셀렉티브 스쿨이나 사립학교에는 보통 학교 정규 수업시간 전과 방과 후에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있는데 모두 스쿨버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장소이며, 학생들이 체육복이나 노트북 등 많은 것을 가지고 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들은 자녀가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장거리 통학도 마다하지 않고 아이들을 직접 운전해서 통학시킨다”고 말했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또한 웨스트라이드(West Ryde), 헌터스 힐(Hunters Hill) 및 이스트우드(Eastwood)에서 셀렉티브 스쿨인 고스포드 하이(Gosford High)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고스포드에 사는 학생들 중에는 84킬로미터 떨어진 노만허스트 보이스(Normanhurst Boys)에 통학하는 경우도 있다.
NSW 주 교육부는 공립학교를 위한 ‘gifted and talented policy’(각 지역사회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발굴하고 책임지는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톡스 장관은 똑똑한 학생들은 셀렉티브 스쿨에만 있다는 편견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며, “모든 학생들이 같은 교육의 기회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공교육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2017년 입학한 학생들의 학교별 최대 통학거리
-North Sydney Girls High : 130km
-Gosford High : 98km
-Hornsby Girls High : 72km
-Normanhurst Boys High : 71km
-North Sydney Boys High : 55km
-Penrith High : 52km
-St George Girls High : 45km
-Sydney Technical High : 39km
-Baulkham Hills High : 34km
-James Ruse Agricultural High : 30km
(Google Maps API를 통해 학생들의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추산)
Source: NSW Department of Education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