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이주 노동자가 노동착취 행위를 신고하고 사건의 수사를 돕는 경우에도 본국으로 추방되지 않도록 사면권을 제공한다는 공정근로옴부즈맨(FWO)의 주장에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NSW 노조(Unions NSW)가 입수한 ‘정보공개’(FOI) 문서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모든 권한은 내무부(Department of Home Affairs)에 달려있다.
실제 비자취소 권한은 내무부 소관... 노조, “추방사면법 필요” 제안
호주 노사문제 중재기관인 공정근로옴부즈맨(Fair Work Ombudsman. FWO)은 그 동안 임시 이주 노동자가 소유하고 있는 비자 상태에서의 근로기준법을 위반할지라도 당사자가 노동착취 행위의 피해자이고 사건의 수사를 돕는 경우에는 본국으로 추방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면권을 제공한다고 공개적으로 알려왔다.
그러나 금주 월요일(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보도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FWO는 비자취소 사면권 부여 권한이 거의 없다.
NSW 노조(Unions NSW)가 입수한 ‘정보공개’(Freedom of Information. 이하 FOI) 문서에는 호주 내무부(Department of Home Affairs. 이전 이민국경보호부. Department of Immigration and Border Protection. DIBP)와 FWO 사이에 오고간 비공식적 합의사항이 표기되어 있다.
공식적 협정문이 아닌, 초안으로만 작성된 해당 문서는 불법 노동착취 신고를 막는 장애요소들을 제거하고, 부정행위 신고를 통해 FWO의 수사를 도울 경우 호주에서 추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킴으로써 임시비자 소지자들이 FWO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New FWO / DIBP referral protocols’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는 노동 자격이 주어진 비자 소지자의 경우 내무부는 “일반적으로 이들의 비자를 취소하지 않으며, 구금하거나 강제로 추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비자 소지자가 추후에 비자 조건을 준수할 경우”와 “비자를 취소할 다른 이유가 없을 경우”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또한 “일을 할 수 없는 비자 소지자의 경우 각각의 경우를 고려해보는 것 외에 내무부는 어떠한 책무도 지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서류에는 FWO가 내무부의 위탁승인이 필요한 경우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명시된 별도의 섹션도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정보공개(FOI) 당국에 의해 전부가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FWO는 “이러한 정보는 법의 집행과 공공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NSW 노동조합 마크 모리(Mark Morey) 사무총장. 그는 FWO가 빠른 시일 내에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권 및 자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SW 노조의 마크 모리(Mark Morey) 사무총장은 FWO가 빠른 시일 내에 이주 노동자들의 자격을 명확히 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 노동자들이 발 벗고 나서 불법 노동착취 행위를 폭로하도록 해야 한다”며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전까지 임금착취 수사에 협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제공할, 보다 넓은 범위에 걸친 추방 사면법이 즉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리 사무총장은 “노동자들이 당국에 노동착취를 폭로한 후에도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는다는, 서면으로 된 보증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이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 내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착취 문제는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이주 노동자들은 자기 권리를 주장할만한 힘이 없고 또 이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NSW 노조 또한 “노조와 관련, 정부 부서 및 FWO가 함께 논의하는 원탁회의를 열고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확실한 법적 권리를 제공할 수 있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NSW 노조에 따르면 FWO는 각 대학교의 해외 유학생을 위한 행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국외추방 사면을 홍보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사면 확인서류를 요청하는 형식적 절차를 질문할 경우 이에 대한 답변은 피하고 있다.
FOI 문서에 따르면 2017년 3월24일까지 FWO가 내무부에 작성해준 의뢰서는 총 13장이며, 대부분이 세븐일레븐(7-Eleven)의 임금착취 관련 사건들이다.
FWO의 대변인은 “본인의 비자 조건을 준수한 경우라면 FWO에게 도움을 요청한 이후 비자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FOI 문서에는 “의뢰를 받은 내무부가 비자를 취소시킬 경우 궁극적으로 FWO는 이에 대한 통제권이 거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FOI 문서에는 “FWO는 내무부와의 협력기관이지만, 모든 결정권은 내무부에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재 호주에는 약 72만 명의 유학생이 있으며, 417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약 13만 4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