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이야기 - 스물한 번째 편지
잠언 12:15...
<어리석은 사람은 제 잘난 멋에 살고 슬기로운 사람은 충고를 받아들인다. 미련한 사람은 쉽게 화를 내지만, 슬기로운 사람은 모욕을 참는다.>
사람의 기운은 아래서 위로 올라가고, 사람의 육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때와 장소 구분 없이 뛰고 달리는 것은 기운이 발에 있기 때문이고, 노인들이 잔소리가 많아지는 것은 기운이 모두 입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운이 머리까지 올라가고 나면 마침내 훨훨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머리로부터 점점 내려오기 시작한 육신은 가슴을 부풀리고, 배로 내려와 불뚝 나오게 하며, 축 처진 배를 지나 무릎을 통해 발까지 내려오고 나면 마침내 땅으로 되돌아가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따라 사람은 불혹을 거치고 지천명을 지나 귀가 부드러워지는 이순에 다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게 되는 이순(耳順)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나이가 육십이 되어야 이순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발에서 머리로 올라간 기운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소리와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순에 이른 슬기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머리로부터 내려간 육신으로 단단해진 무릎을 가진 사람이라면 진실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정의를 위해 모욕을 당할 때 오히려 당당한 슬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육십이 되어도 기운이 그저 발에 남아 듣기 싫은 소리나 반대되는 말에 ‘발끈’하고 ‘팔짝’뛰는 꼴을 드러낸다면 그리고 육신이 아직 목에 남아 그저 제 잘난 줄 알고 고개 숙일 줄 모른다면 결국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어차피 하늘로 올라갈 기운이고 땅으로 내려갈 육신입니다. 다 올라가 버리기 전에 땅으로 다 스며들어가 버리기 전에 사람을 존중하고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진리 앞에 고개 숙이고 진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사는 자가 슬기로운 사람이라고 하나님이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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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입에 재갈 물린 사회
사순절 이야기 - 스물두 번째 편지
잠언 13:3, 20.
<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입을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면 슬기로워지고 어리석은 자와 짝하면 해를 입는다.>
동 서양에 있어 자살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동양의 정서는 ‘결백(潔白)’을 떠올리게 되지만 서양의 정서는 ‘속죄(贖罪)’를 연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입에 재갈을 물려 놓은 사회에서 재갈을 풀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이 동양의 정서라고 하면 오히려 입을 열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마지막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서양의 사고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마을마다 열녀문을 세워 놓고 '가문의 영광'이라 칭송 했던 우리네 정서에서 ‘MeToo'가 심히 불편 할 것은 익히 짐작을 했지만, 살기위해 입에 재갈을 물어야 했던 사회에서 이제 살기 위해 그 재갈을 풀고자 하는 몸부림에 ’WithYou'로 함께 하는 것이 어쩌면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여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놓았던 사회를 지배했던 자들이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책임인 것입니다.
6.13 지방선거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루는 곳에서는 흔히 말하는 얼굴 잘 알려진 사람들을 영입해서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한답니다. 하지만 영입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면 슬기로워지고 어리석은 사람과 짝하면 해를 입는다.>는 말 보다는 <슬기로운 사람이기에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며 해를 자초 하는 사람이기에 어리석은 사람들과 짝을 한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으니 말입니다.
슬기로운 사람을 찾기 보다는 먼저 슬기로워 져야 합니다.
슬기로움으로 스스로 입의 재갈을 풀어 버릴 때 슬기로운 사람들이 모여 함께 외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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