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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12년부터 매년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지난달 발표된 ‘2018 세계행복보고서’는 특히 세계가 직면한 난민과 이민 문제를 반영, 이민자들의 행복지수를 처음으로 산출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이민자들의 행복지수 순위는 이민자 아닌 국민의 행복지수 순위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NZ 국민 행복 세계 8위, 이민자 행복 세계 5위

 

SDSN은 전 세계 156개국을 상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부패에 대한 인식, 사회의 너그러움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2018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가 10점 만점에 7.63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호주가 핀란드의 뒤를 이어 10 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독일은 15위, 미국은 18위, 영국은 19위에 머물렀다. 

 

뉴질랜드는 작년 7.314점에서 올해 7.324점으로 점수가 약간 올랐으나 순위는 8위로 변동 없었다. 작년에 5.838점을 획득해 55위를 기록한 한국은 올해 5.875점으로 점수가 약간 올랐으나 순위는 2계단 떨어졌다.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5,028미국달러로, 3만5,221달러를 기록한 뉴질랜드에 이어 28위에 올랐으나 사회적 지원에서 95위에 그쳐 2위를 차지한 뉴질랜드와 격차가 벌어졌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에서는 대만(6.441점)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6.343점)는 34위, 일본 (5.915점) 54위, 중국(5.246점) 86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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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행복은 정착한 나라의 삶의 질에 크게 의존

 

올해 보고서는 특히 세계 117개국 이민자들의 행복지수를 처음으로 산출해 순위를 매긴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이민자들의 행복지수 순위는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편집자인 존 헬리웰(John Helliwell)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이번 보고서의 가장 놀라운 대목은 이민자와 현지 출생자의 행복 정도가 현저한 일관성을 띤다는 점이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이민자들의 행복은 그들이 정착한 나라의 삶의 질에 크게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가별 행복 순위에서는 24위를 차지한 멕시코가 이민자 행복 순위에서는 10 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독일은 이민자 행복지수가 28위로 국민 행복지수보다 13계단이나 낮았다. 뉴질랜드의 이민자 행복지수 순위는 세계 5위로 호주, 캐나다, 미국 등 주요 이민 선호국들보다 높았다.

 

국민과 이민자의 행복지수 격차 ... '발자국 효과' 

 

이민자의 행복지수 순위와 국민의 행복지수 순위가 거의 비슷했지만 이민자 행복지수는 이민자 아닌 국민의 행복지수보다 거의 대부분 낮게 나타났다. 

 

뉴질랜드의 경우 이민자 행복지수는 7.286점으로 국민 행복지수 7.324점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그 같은 이유가 본국에서의 행복에 근거한 ‘발자국 효과(footprint effect)’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자국 효과는 10-25%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민자들이 새로 터전을 잡으려는 나라 국민들에게 얼마나 잘 받아들여지는지를 반영한 수용성지수 조사 결과 수용성이 높을수록 이민자와 현지 출생 국민 모두 같은 정도로 행복지수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민자든 현지 출생자든 모든 사람들의 행복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보여 주듯 가족의 따뜻함과 사회 적 관계에 의존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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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이민자들 이민 기간 길수록, 연령 많을수록 행복 

 

그렇다면 이민자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5위를 차지한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은 그만큼 행복할까?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컬쳐럴 커넥션(Cultural Connections)이 600여명의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으로 조사 방법은 다르지만 SDSN의 뉴질랜드 이민자 행복 지수 7.286점과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민자들의 행복도는 뉴질랜드에 처음 왔을 때 6.6점에서 현재 7.7점으로 높아져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민 온지 2-5년된 이민자들의 행복도는 7.1점이었으나 30년 이상된 이민자들의 행복도는 8.5점으로 올라갔다. 

이에 대해 매시 대학의 폴 스푼리(Paul Spoonley) 교수는 “행복하지 않은 이민자들은 이미 뉴질랜드를 떠났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자들의 애로 사항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져 이민 초기에는 취업과 생활비, 언어 등이 가장 힘들었지만 현재는 생활비, 주거, 인종차별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이민자의 연령이 많을수록 행복도가 올라가 80대는 9점으로 높은 반면 경제적 부담이 큰 40대는 7.3점으로 낮았다. 

 

출신 국가별로는 필리핀 출신 이민자들이 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같은 시간을 일해도 본국에서보다 7배 이상 돈을 벌 수 있어 뉴질랜드 입국 시점의 행복도 6.8점에서 8점으로 올랐다. 필리핀에 이어 한국인 이민자들이 뉴질랜드 도착했을 때의 행복도 6.7점에서 현재 7.9점으로 두 번째로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이민자는 입국 시점의 행복도 6.5점, 현재의 행복도 7.7점으로 한국인 이민자보다 행복도가 낮았다. 

 

현재 행복도가 가장 낮은 이민자는 6.9점을 기록한 인도 출신 이민자들로 교육 목적으로 뉴질랜드에 온 많은 인도인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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