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7일) 경매에서 화제가 됐던 주택 중 하나인 로프터스(Loftus) 소재 웨더보드(weatherboard) 주택. 6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개조 후 매물로 나온 이 주택은 잠정가격에서 1만5천 달러 높은 126만5천 달러에 낙찰됐다.
시드니 남부의 웨더보드 주택, 예상 외 높은 관심
부활절 연휴 이후 첫 주말 경매... 700개 매물, 낙찰률은 66.5%
가을 시즌과 함께 경매시장이 다소 둔화되면서 매물 주택이 한두 명의 입찰자가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크게 눈길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보이던 시드니 남부의 한 웨더보드(weatherboard) 주택에 수십 명이 사전 인스펙션을 하고 경매 당일 5명의 입찰자가 가격 경쟁을 벌인 것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상당한 예외”라고 말했다.
이스터 연휴가 끝난 뒤 진행된 지난 주말(7일) 경매에는 총 700채의 매물이 등록됐으며,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경매 결과가 집계된 429채의 낙찰률은 66.5%로 나타났다.
시드니 남부 로프터스(Loftus)에 있는 ‘웨더보드’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된 매물 중 하나였다. 시드니 도심(CBD)에서 34킬로미터 거리, 로프터스의 브로왈리아 크레센트(Browallia Crescent) 상에 있는 이 주택은 경매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 매매 캠페인이 시작된 후 이 주택을 사전 조사한 이들은 무려 90개 그룹에 달했다.
매매를 진행한 ‘Sanders Property’ 사의 제드 우드(Jed Wood)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 주택의 잠정 가격은 125만 달러였다. 115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입찰자들은 1만 달러씩 가격을 제시하면서 금세 잠정 가격에 도달했고, 이후 2명의 입찰자만 남은 상태에서 5천 달러씩 가격을 제시해 126만5천 달러에서 한 쪽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잠정가에서 1만5천 달러 높은 126만5천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주택은 677스퀘어미터의 부지에 자리해 있으며, 현재 로프터스 지역(suburb)의 평균 주택 가격이 107만 달러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매물이 마지막 거래된 것은 10년 전으로, 당시 거래 가격은 56만 달러였다.
경매를 맡은 ‘Cooley Auctions’의 경매사 앤드류 쿨리(Andrew Cooley)씨는 “현재 시드니 경매시장이 냉각기임을 감안할 때 이날 낙찰은 상당히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경매시장에 입찰하는 이들이 줄었지만 조만간 더 많은 예비 구매자들이 가격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면서 “이 주택의 경우 지금 시즌이 아니었다면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매에서 로프터스 주택을 낙찰 받은 이는 이웃 지역인 뱅고(Bangor)의 주민 벤(Ben)과 사라 밀러(Sarah Miller) 부부였다. 이들은 거주하고 있던 4개 침실 2개 욕실의 듀플렉스 주택을 매각한 뒤 보다 큰 주택을 찾던 중이었다.
소방관인 벤과 간호사인 사라 밀러씨는 앞으로 자녀를 갖게 될 것을 감안해 조금 더 큰 주택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하이디 반 도트(Heidi van Dort)씨는 이날 경매에서 좋은 낙찰 가격을 끌어온 것에 대해 “지난 6개월간에 걸쳐 대대적인 보수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골격 외 내부 구조를 비롯해 전체를 완전히 바꾸었다”면서 “지난 10년 간 이곳에서 거주하다가 매물로 내놓기 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조한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이디와 대럴(Darrel)씨 부부 또한 세 자녀를 위해 인근 기메아 베이(Gymea Bay)에 보다 큰 주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경매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를 이어오던 이너웨스트(inner west)에서는 유찰된 주택도 다수 나왔다. 그 중 하나가 라이카트(Leichhardt) 소재의 대가족 주택으로, 23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됐던 찰스 스티르트(Charles Street) 상의 매물은 25명의 많은 입찰자가 경매를 시작했으나 잠정가에 한참 못 미치는 208만5천 달러에서 입찰자들이 포기함으로써 경매가 무산됐다.
매매를 진행한 ‘Richardson and Wrench Leichhardt’ 사의 산토스 설파로(Santos Sulfaro) 에이전트는 “경매시장이 둔화되면서 예비 구매자들이 보다 나은 협상 위치에 있다”며 이날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경매 낙찰가 또한 예전과 같지 않은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 주말 시드니 동부 쿠지(Coogee) 해안가인 캐링턴 로드(Carrington Road) 상에 자리한 210스퀘어미터 면적의 아파트는 이 지역 주택의 높은 수요와 가격에도 불구, 132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지난 2004년 153만 달러에 거래됐던 랜드윅(Randwick) 소재 주택. 지난 주말 경매에서 이 매물은 잠정가에서 11만5천 달러 높은 286만5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수요가 높은 도심 인근 아난데일의 테라스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잠정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입찰가가 제시되어 유찰됐다. 3개 침실, 2개 욕실에 테라스 주택 가운데는 드물게 주차공간을 갖고 있는 이 매물의 잠정 가격은 182만5천 달러였으나 입찰자들이 제시한 가장 높은 가격은 175만 달러였다.
랜드윅(Randwick)의 차펠 스트리트(Chapel Street) 상에 자리한 주택은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3개 침실, 2개 욕실, 2대의 주차공간을 갖고 있는 이 주택은 285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설정됐으나 이보다 무려 11만5천 달러 높은 296만5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 주택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2004년이었으며 당시 매매가는 153만 달러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