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저명 교육학자가 호주의 전국 학력평가인 ‘나플란’(NAPLAN) 시험 중 ‘글쓰기’ 평가가 철자법 등 불필요한 부문에 치중되어 있어 결함이 많다고 지적했다. 롭 스톡스(Rob Stokes) NSW 주 교육부 장관도 이번 보고서 분석을 기반으로 시험의 재점검을 요청했다.
저명 학자 보고서 지적... NSW 주 교육부 장관, 대대적 재점검 촉구
호주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과를 평가하는 ‘나플란’(The National Assessment Program – Literacy and Numeracy. NAPLAN) 시험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시험 중 ‘글쓰기’ 평가에 결함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주 월요일(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육자에 의해 제작된 보고서에서 나플란 시험의 글쓰기 부문이 “기계적인 작문 실력만을 평가하는 낮은 수준의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는 NSW 교사연맹(NSW Teachers Federation)의 요청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시험 방식 및 채점 기준 등을 깊이 있게 분석했다는 평가이다.
이번 보고서 저자인 미 MIT 대학 레스 페렐만(Les Perelman) 교수는 “나플란 시험의 글쓰기 평가는 시험의 문제와 진행방식에 있어 결함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작문 부문의 전체 10개 평가요소 중 철자, 어휘, 구두법, 문단 나누기, 문장 및 문단 구조가 41.6%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차세대 평가시험인 ‘스마터 밸런스드’(Smarter Balanced) 등과 비교해 두 배나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호주 학생들이 세계적인 학업 수준을 따라잡기에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4개 채점 기준은 독자, 아이디어, 설득하기 위한 요소들 및 일관성이다.
롭 스톡스(Rob Stokes) NSW 주 교육부 장관은 나플란의 글쓰기 시험을 평가한 이번 보고서 분석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장관은 “나플란은 지난 10년간 이어진 시험으로, 현재 그 효용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호주 내 많은 주(State) 장관들이 다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렐만 교수의 분석을 바탕으로 나플란 시험에 대한 대대적인 재점검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플란 시험을 관리하는 교육과정평가원(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 ACARA) 대변인은 이와 관련, “나플란 채점 기준에서 비중을 두고 있는 철자법 및 문법은 효과적인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 요소”라며 “ACARA가 수년간 나플란의 글쓰기 시험 향상을 위해 검토하고 노력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출제기관 ACARA에서 시험의 제작 및 평가 과정에 있어 관련기관 및 교사, 지역 행정관들, 학부모, 전문 작가들에게 투명하게 하지 못한 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플란은 3~9학년까지의 홀수 학년들이 치르는 전국 학력평가로, 매년 5월 중순경 3, 5, 7, 9학년 학생의 읽기, 쓰기 및 수리능력을 평가한다. 올해 나플란 시험은 5월15일(화)부터 3일간 진행된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