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와인슈타인(Weinstein) 사건을 방불케 하는 성폭행 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이 사건으로 4월12일 한림원장 격인 영구 서기(secrétaire perpétuel) 사라 다니우스(Sara Danius, 스톡홀름 대학 문학교수)와 회원 3명이 사임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786년에 국왕 귀스타브 3세가 프랑스 한림원을 본따 설립해고, 1901년부터는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 기관이다. 공식적인 종신회원은 18명이다.
미투(#MeToo)에 영감을 받은 여기자 마틸다 구스타브손(Matilda Gustavsson)이 2017년 11월21일 스웨덴 일간지 다젠스 니히터(Dagens Nyheter)에 게재한 기사로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이후 연일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일간지 다젠스 니히터는 한림원 회원, 시인 겸 극작가 카타리나 프로스텐손(Katarina Frostenson)의 남편(프랑스 마르세이유 출신)으로부터 18명의 여성이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프로스텐손의 프랑스 인 남편 장-클로드 아르노(Jean-Claude Arnault)는 71세의 사진 작가이며 한림원 재산 관리인이다. 그는 스톡홀름의 문화 행사을 기획하는 포럼의 예술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40년 전부터 스웨덴에 살고 있으며 ‘한림원의 제 19번째 회원’이라고 자칭할 만큼 한림원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는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누가될 것이라고 귀띔을 하거나, 회원들의 투표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져져 있다.
그는 스웨덴 한림원이 파리에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를 맡고 있는데, 이 아파트와 스웨덴에서 1996년부터 2017년 사이에 여러 건의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여성 4명은 직접 증언했고 14명은 익명으로 증언했다.
올 3월에 스톡홀름 검찰청은 성추행, 강간 사건 수사 중 일부는 증거 부족 또는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했다. 지금도 성추행에 관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결과는 비밀에 붙여져 있다.
검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논쟁은 가라앉지 않는다. 장-클로드 아르노의 부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에 대한 신임 투표를 두고 의견이 갈라져 있다. 4월 7일 종신직임에도 불구하고 회원 4명이 사임했다.
스웨덴 언론은 ‘바벨탑이 무너졌다’, ‘한림원 설립자 귀스타브 3세와 한림원의 보호자인 노벨에 대한 반역’이라고 탄식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