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에서 열린 새해 축제 앙코르 산크란타 Angkor Sankra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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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산크란타 축제장 입구

 

새해. 올해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 단어를 세 번씩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캄보디아다. 대한민국에서도 즐기는 양력 1월 1일 신정과 음력 1월 1일 구정를 포함하여 캄보디아는 4월에 캄보디아 새해, 쫄츠남까지 총 3번의 새해를 기념한다. 특히, 쫄츠남은 건기에서 우기로 바뀌는 시점으로,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날이다. 요즘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공식적인 3일의 휴일만 지키는 곳이 많아졌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최소 1주일에서 최대 2주일까지 긴 휴가를 받아 고향을 방문해 친지들과 모처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집 근처의 절을 찾아가 조용히 한 해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하지만 앙코르 유적이 있는 시엠립에서의 쫄츠남은 긴 휴가를 이용하여 앙코르 유적을 방문하려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어느 때보다 북적거린다. 특히 앙코르 산크란타 축제가 시작된 이래로 축제에 즐기고자 하는 젊은 층들의 참여가 해가 갈수록 늘어 올해에는 전년 대비 15.14%가 증가한 182만 여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캄보디아인 178만명, 외국인 36,694명, 관광부 집계) 앙코르 산크란타 축제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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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산크란타 야간 개장 라이트업

 

올해 6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4월 12일 오전 7시 45분 훈센 총리와 아내 분 나리 여사가 참관한 Boung Soung 축복 의식을 시작으로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열렸다. '나의 마을' 테마 전시, 버팔로 경주, 연등 띄우기, 크메르 활쏘기 체험, 크메르 체스 경기, 크메르 상품 전시 및 판매 등 17개의 전통문화 관련 전시와 공연이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주요 전통 의식과 행사까지 총 33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앙코르 산크란타는 앙코르 유적이 가지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캄보디아 전체의 단결력을 과시하고 캄보디아 전통과 문화 그리고 관습을 공유하고 알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 앙코르 왓 초입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양 옆으로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캄보디아 국기 아래 캄보디아 전통 스카프인 끄러마와 끄러마를 담는 대나무로 만든 원통함으로 장식된 터널이었다. 터널을 지나 오른쪽, 앙코르 왓 해자 바로 옆에서는 캄보디아 전통 음식과 각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었고, 해자에 연등을 띄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터널 왼편으로는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문화유산 전시관은 국제적인 흐름 안에서 앙코르 유적의 발자취를 전시하였는데, 1992년 앙코르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과정을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쁘레야 비히어, 삼보 프레이 쿡 모형 전시를 통해 캄보디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무형 유산이자 캄보디아의 자랑인 압사라 춤과 그림자 놀이, 캄보디아 전통 악기 연주를 선보였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을 방문 수첩을 제공한 후, 한 테마의 전시를 다 둘러 보고 나면 수첩 안 전시에 대한 간단한 안내 페이지에 각 주제에 맞는 스탬프를 찍어 주어 관심을 유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앙코르 왓을 뒤로하고 사면상으로 장식된 앙코르 톰 남문에 들어서면 저 멀리 바이욘 사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이욘 사원 동쪽 입구에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화려한 제단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들이 찍기 위해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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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 유적 내 바이욘 톰 공연장

 

바이욘 사원 뒤쪽, 바푸온 사원 앞을 시작으로 쭉 뻗은 테라스 앞 드넓은 공간이 주요 행사장으로 사용되었는데, 앙코르 유적 부조에서 인기 있는 주제인 라마야나 이야기 속의 원숭이 장군, 하누만의 거대한 가면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전통 가옥들을 설치하여 역사 속 캄보디아 마을을 재현하였다. 마을 안 사원에서는 어린 소년들의 성인식으로서, 이마 앞 머리만 남기고 다 밀어버리는 전통적인 탁발 의식을 진행하였다. 또한 캄보디아 전통 스카프인 끄러마를 만드는 체험장을 설치하여 기네스 기록 도전으로서 가장 긴 스카프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테라스 앞 거대한 공연장에서는 초청 가수의 공연과 더불어 캄보디아 전통 춤추는 시간이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공연장 주변으로는 캄보디아 주요 레스토랑들이 부스를 운영하여 각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도록 하였다.

 

축제에 참여하는 동안 행사의 주요 진행을 담당한 4,000여 명의 캄보디아 청년연합 UYFC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UYFC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축제 6개월 전부터 조직되어 축제를 기획하였다고 한다. UYFC 자원봉사자들은 42도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 182만 여명의 방문객들로 혼잡해진 도로를 정비하고 33개의 다양한 문화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곳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였다.

 

앙코르 산크란타는 해가 갈수록 점점 풍성해지는 볼거리, 즐길거리와 더불어 전통문화에 대한 캄보디아 인들의 시각과 그것을 공유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축제이다. 무더위로 지치는 4월이지만, 캄보디아 새해를 맞이하여 함께 살아가는 캄보디아 인들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서 많은 독자들이 내년에는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글·사진 신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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