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 작가의 블랙 매핑(BLACK MAPPING)전이 파리 페로탱 갤러리(Galerie Perrotin)에서 3월 17일 시작, 5월 26일까지 열린다.
페로탱 갤러리는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갤러리로 마레지구에 위치해 있다. 전시에 대한 홍보가 크지 않지만 예술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갤러리로 작품들이 완판이 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페로탱 갤러리의 대표는 프랑스의 대표적 아트 딜러 엠마누엘 페로탱(45세)이다. 그는 16세 때 갤러리 어시스턴트 일을 시작했고 17세 때 아트 딜러(art dealer)가 되겠다며 학교를 그만두었다. 21세 때는 자신이 살고 있는 파리시내 아파트 한 쪽에 처음 갤러리를 열었다. 현재는 파리의 페로탱 갤러리에 이어 뉴욕, 홍콩, 서울에 분점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페로탱은 아트딜러로써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탁월한 능력은 작가를 발굴해 내는 것으로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마우리치오 카넬란 등을 세계무대에 데뷔시킬 만큼 출중한 아티스로 발굴해내는 역량을 지녀 그를 세계적인 아트 딜러로 불리게 하고 있다.
엠마누엘 페로탱이 선택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바로 한국작가 이배이다.
'숯' 하면 떠오르는 이배작가의 'BLACK MAPPING'
이배 작가는 ‘숯’을 이용한 작품과 흑백의 서체적 추상회화로 한국 단색화 2세대 작가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다. 단색화는 한 가지 색 또는 비슷한 톤의 색만을 사용한 그림으로 한국의 미학을 담은 작품을 말한다. 이번 전시에도 숯을 이용한 작업과 단색화가 선보인다.
이배는 1990년에 프랑스에서 왔다. 낯선 나라에서 그는 넉넉지 않은 재정으로 곤란을 겪어 평소에 해오던 유화작업을 위한 물감이나 캔버스를 마련할 비용이 없어 목탄으로 드로잉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연히 싼값으로 판매하는 숯 포대를 발견해 숯을 이용한 작품을 시작했고, 지금은 이배 하면 숯으로 연상시킬 만큼 작품성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작품 중 'Issu du feu'(불에서 부터)시리즈는 절단한 숯 조각을 나란히 놓아 접합한 후 표면을 연마해 다양한 조각적 형태를 통해 숯의 본질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빛에 따른 변화는 숯의 검은색이 한 가지의 검은 빛깔이 아닌 다양한 색이 들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배 작가는 한국과 파리, 뉴욕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페로탱 갤러리에서는 같은 날 시작하여 같은 날 전시가 끝나는 폴 파이퍼와 매튜 로나이의 전시도 볼 수 있다.
폴 파이퍼의 'DESIDERATA: 간절히 바라는 것'
폴 파이퍼(Paul Pfeiffer)는 조각가, 사진가, 비디오 아티스트로 2002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가장 유망한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벅스바움 어워드의 첫 수상자로 비디오 아트로 특히 주목받는 작가이다.
페이퍼는 디지털 프로세싱 기술(digital processing techniques)을 활용하여 글로벌화된 사회의 매스미디어 현상을 주로 다루며 유명인들, 스포츠 스펙터클과 고전영화 등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정체성, 매스미디어 의존현상에 대한 문제를 던진다.
매튜 로나이의 'RAMUS(가지)'
매튜 로나이(Matthew Ronay)의 조각품은 내장일까 아닐까 하며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색감에 보고 또 보게 된다. 우주의 생물 중에 혹시나 에이리언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을 만큼 이색적이고 독특하다. 그만의 색으로 살과 피의 덩어리인 기관을 추상적인 표현을 더하며 아름다운 악기처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GALERIE PERROTIN
이배, 매튜 로나이, 폴 파이터전
전시기간 : 3월 17일부터 5월 26일까지
전시시간 : 11시- 19시 (화~토)
주소 : 76, rue de Turenne 75003 Paris
【프랑스(파리)=한위클리】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