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현대사회의 과도한 소비형태가 뚜렷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대에 의류 생산 업계에서도 지나친 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잇따르고 있다. 패션에서도 재활용의 개념이 함께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전에 지구 환경도 함께 숨쉬어야 한다는 이념이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도시인들에게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유기농 음식을 추구하는 바이오족이 급속하게 늘고 있는 추세에, 산업용품이나 식품 포장지는 친환경 원료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유기농 식품점들은 비닐봉지를 일절 없애고 손님들 각자가 바구니를 가져오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도시 내 유기농 시장에는 점점 사람들이 북적이고 동네 구석구석 유명 체인 식품점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소형 유기농 식품점이 들어서고 있다.
유기농의 소비 이유는 보통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이지만, 생태계 파괴의 방지를 위하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의류산업 또한 환경을 생각한다. 섬유가 특별히 생태계를 파괴하지는 않지만 그보다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생산 환경 보호 기준법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낭비와 과실을 막기 위하여 섬유의 재활용을 본격화하거나 페트병 혹은 낚시에 사용되는 폐어망의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섬유를 만들어내는 등 패션의 친환경화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티셔츠
‘아마부미’의 창립자인 올리비아와 자비에는 페트병의 플라스틱 원료를 재생하는 의류회사를 설립하였다. 인도 섬유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섬유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된다. 염색제에는 오염물질이 들어있으며, 화학비료가 솜에 첨가되어 있는가 하면 소모되는 전기량과 수량은 말할 수도 없다. 프랑스로 귀국한 그는 2년간의 연구 끝에 페트병을 잘게 짤라 섬유를 추출하여 의류를 생산하는 법을 고안 해 내었으며, 페트병 12병으로 티셔츠 하나를 만들고 55병으로 스웨터 하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매 해 바다에 버려지는 수 톤의 페트병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생산 방식이며, 전기와 물을 절약 할 수 있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20~70유로이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 가능하다.
소방관의 두 아들, 소방 호스로 가방 만들다.
이규동씨는 자랑스런 소방관 아버지를 두었다. 우연히 영국 레이테그 가방이 소방 폐호스로 만들어지는 사실을 접하였고, 한국에서 버려지는 대량의 소방호스를 문득 떠올리게 되며 가방사업이 시작되었다. 가방 만드는 아들이 내심 탐탁스럽지는 않았으나 아버지는 퇴근 후 호스를 가져다주며 신뢰의 손길을 보내었다. 이로써 이규동씨는 박용학씨 그리고 박지원씨와 함께 호스를 씻고, 자르고 재봉하여 지갑과 크로스백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창의적인 생각과 참신한 디자인 그리고 친환경적인 생각 덕인지, 생각 이상의 주문량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판매 수익은 가격대가 높은 소방관들의 구조용 장갑의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파이어마커스’는 곧 버려지는 재료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한 선행을 베푸는 일석이조의 깊은 뜻이 담긴 가방이 된 셈이다.
영국의 패션 학교 세인마틴을 졸업한 프랑스인 수잔 리는 과학과 패션을 결합한 친환경 디자이너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 꾸뛰르”라는 개념으로 시작한 그녀의 패션 세계는 자연 추출물을 통해 직접 섬유를 제조한다. 마이크로 조직체를 이용하여 자생적으로 형성된 섬유이며 박테리아와 효소 그리고 녹차의 화학적 원리를 통해 조직체를 탄생시킨다. 효소가 알콜로, 알콜이 산으로 변화하며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는 비결을 갖고 있으며, 또한 말리는 과정에서 마네킹에 입히거나 틀을 잡아 굳히면 재봉할 필요 없이 모양이 형성된다. 공장을 거치지 않으며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투명한 소재가 독특하여 미적으로도 차별화 된 옷들을 탄생시킨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