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외신 "전 세계가 김 위원장을 과소평가 했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2018년 4월 27일은 남북민족 분열시대에서 우리 민족끼리 영원히 번영할 통일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날이다.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 판문점공동선언 주요 내용은, 남북정상회담 정기적 개최, 국방장관 및 군사당국자회담 수시 개최, 남북정상 직통전화로 수시대화, 문 대통령 가을 평양방문, 한반도 비핵화 실현, 남북 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전면적 군사 적대행위 중단 및 단계적 상호 군축, 남북불가침 재확인 등 우리 민족 모두가 깜짝 놀랄 내용들로 가득하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또, 개성에 남북공동 연락처 설치, 비무장지대 평화지대 전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 수역화, 8.15 이산가족상봉 재개, 경의선, 동해선 철도 연결, 대남북확성기 시설 철거 등 말로만 들어도 벌써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한 느낌이다. 바야흐로 한민족의 현대사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 후 MBC 여론조사 결과는 ‘남북회담 성과 긍정적’ 88.7%,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86.3%로 폭등,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 세계의 언론은 하나같이 이 회담을 머리기사로 장식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며 환영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는 등 중요 장면을 영상으로 볼 때마다 수많은 동포들은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킨텍스 메인프레스쎈터에서 3천여 내외신기자들은 중계방송 영상을 보면서 취재 중 두 정상이 처음 만나 악수하는 장면 등을 보고 모두가 감동, 환호했으며 홍콩의 <차이나타임스> 특파원(중국인 여기자)은 눈물을 훔쳐 눈길을 끌었다.
작년 10월, 김 위원장을 '전쟁으로 아시아를 파괴할 수 있는 미치광이'라고 했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은은 나의 우상이 됐다. 그는 이제 모든 사람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로라 비커 < BBC > 서울특파원은 트위터에 “두 정상은 단지 악수를 나눈 것이 아니다. 그들은 미소 속에 휴전선을 건너 손을 잡았다.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4월 28일치는 “전 세계가 김 위원장을 과소평가했다“는 칼럼을 실었다.
"전 세계가 김 위원장을 과소평가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가운데에 두고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난 김 위원장은 서로 반가운 악수와 인사를 나눈 후 문 대통령에게 발 앞에 있는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갔다 오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과거에는 남한의 통일운동가들이 넘어서면 곧바로 감옥행을 해야 했던 바로 그 분계선이다.
두 정상은 웃음을 띠며 함께 손을 잡고 높이 약 10센티미터, 50센티미터 폭의 콘크리트 군사분계선을 북측으로 잠깐 넘어가 10초 정도 기념촬영 후 다시 남측으로 넘어왔다. 민족분열의 어두운 장막이 걷히며 새로운 시대의 여명이 밝아 오는 순간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기자들과 행사관계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님이 멀리서 온 평양냉면을 편안히 잡수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가, "참, 먼 길이라고 하면 안 돼갔구나"라고 말을 바꾸어 주변을 웃겼다. 이는 남과 북이 결코 외국이 아니라 국토까지 이어진 한 민족임을 의식한 유머인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국가원수 간에 나이 같은 것은 전혀 의식하지 않음에도 문 대통령은 끝까지 “김 위원장“, ”나는...“ 이라 했는데, 김 위원장은 필요할 때마다 ”문 대통령님“, ”저는...“ 등 존칭으로 겸손함을 보였다. 김 위원장도 우리와 같은 한 민족이라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또 환담에서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문 대통령이 조선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는 점”이라며 북한 국가원수로서는 할 수 없는 격의 없는 솔직성을 드러내 호감을 사기도 했다.
북한은 미국의 전쟁 위협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는 고난의 행군 때마저도 모든 국력을 국방에 쏟아 부어야 했기에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점은, 그간 남측 동포들이 70년 반공교육에 찌든 보수층에 일방적으로 세뇌됐던 ‘김 위원장은 권위주의자, 잔인한 호전광‘ 등 강성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신속 정확한 판단력, 나이(34)에 걸맞지 않은 카리스마, 격의 없는 솔직성과 겸손함, 예의 바르고 유머 감각이 풍부하며 남측 사정에 아주 밝은 북한의 훌륭한 지도자라는 사실이다.
특히 그는 육해공 각군 고급장교 양성기관인 북한의 명문,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5년제) 출신으로 군부 사정에도 밝은 엘리트로 알려져 조부모 덕에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일깨웠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석상에서 "김정은 위원장, 솔직 담백하고 예의 바르더라"고 칭찬했다.
이번 정상회담 중 가장 중요한 또 다른 장면은, 두 정상 단 둘만이 판문점 ‘도보 다리’를 나란히 사이좋게 걸으며 비밀 대화를 나누다가 ‘도보 다리’ 맨 끝자락에 있는 벤치에 앉아 모두 44분간이나 밀담을 나눴는데 주로 북미정상회담에 관련한 김 위원장의 질문에 문 대통령이 답변을 해줬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를 알리는 문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방금 문 대통령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한국전쟁은 끝났다. 김 위원장을 3~4주 안에 만나고 싶다〞고 했다.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되리라던 계획을 앞당겼고 장소는 판문점 ‘자유의 집’이나 ‘평화의 집’이 유력하다.
이번 행사에서 한가지 흠은 군복을 입고 온 북측 총참모장(합참의장 격)과 인민무력상(국방장관 격)은 국제외교 관례대로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로 예우를 다했음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와 같았다.
그런데 남측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고개만 까딱했고, 합참의장은 꼿꼿한 자세로 김 위원장과 악수만 나누어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때 김장수 국방장관의 흉내를 냈다. 초청받은 손님에의 예우는 국제외교 관례를 넘어 인간의 상식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