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TV 심층보도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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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지막 한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뉴스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고 러시아 국영 TV가 보도했다.

 

러시아1-TV는 지난 1일 주간 시사프로그램 첫 번째 아이템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잡고 그레고리 발레리예프 기자와 알렉산드르 구세프 기자 두명이 10분15초간의 심층 보도를 했다.

 

다음은 관련 보도 내용.

 

지난 한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뉴스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북한에 정권이 수립된 이후 최초로 북한 지도자가 한국 땅을 밟았다. 소련군 대위 출신으로 북한에서 대원수로 불린 김일성은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돈이나 핵폭탄이 아닌 위대한 사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그의 할아버지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인물이어서 사상에 핵폭탄을 첨가하여 갖추었다. 그러자 세계가 김정은의 주위를 둘러싸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은 경제 규모로 보면 북한보다 1000배나 규모가 큰 나라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미국을 상대로 빅게임을 지금까지 잘 치러 냈고 이제 미국을 상대로 승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김정은은 불퇴전(不退轉)의 무기, 즉 핵무기를 들고 도착했다. 그리고 겨우 34세밖에 안되었는데, 세상 물정을 다 알아버린 젊은이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그를 만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오게 만들었다. 북미 정상회담은 몽골에서 열릴 것을 기대되고 있다. 이 젊은 지도자는 앞으로도 여러 번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 속담에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이번 주 금요일 비무장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군사 분계선을 지나 한국 영토로 넘어옴으로써 남북 화해의 긴 여정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로서 김정은은 최초로 한국 땅을 밟은 북한 지도자가 되었다. 김정은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30초 동안 악수를 한 채로 서 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북한 측 구역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정상회담 순서에 없던 이런 돌발적인 행동에 대해 취재진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동 선언문 발표는 마지막 세부사항까지 문구를 조정하고 다듬기는 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은 아니었다. 선언문 내용 중에서 놀라운 것은 양국이 모든 상호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비핵화의 시대가 도래(到來) 했음을 선언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를 염원하는 8천만 한민족의 염원을 갖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귀중한 합의를 이루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 남북한의 공동 목표라는데 합의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전의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이루어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의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 앞에서 약속을 하고 불이행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 합의 사항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여러 가지 상징성을 띤 순서들이 가득했다. 먼저 양국 정상은 오후 회담 전 한민족의 정서를 상징하는 평화의 나무인 소나무를 심었다. 이런 행사들 중에서 취재진을 놀라게 한 것은 벤츠 자동차로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을 12명의 경호원이 달리며 밀착 경호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측이 어떻게 김정은 위원장을 영접했는가 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예를 들면 송영무 국방장관은 김위원장에게 가볍게 목례(目禮)를 하는 것으로 조금 냉랭한 상견례를 마쳤다. 이런 식의 목례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존경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에게는 한국전이 아직 종전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 듯하다.

 

그러나 그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은 평화의 집에서 개최되었다. 김위원장은 스스로 편안하게 느끼는 듯 농담도 했다. 더 이상 미사일 발사로 새벽 4, 5시에 문재인 대통령을 깨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사일 발사가 주로 새벽에 이루어진 것을 염두에 둔 농담이었다. 김위원장의 여동생은 주체사상을 인간의 얼굴로 표현하는 선전선동을 담당하고 있는데, 남북통일 과정을 만리마(萬里馬) 속도로 가속화하자고 제안하여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만발했다. 이번 정상회담 만찬에 김위원장의 가수 출신 배우자 리설주 여사가 참석하여 처음으로 한국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회의적인 美언론의 시선들

 

이번 정상회담은 실제로 역사적인 사건이다. 어떤 사람들은 남북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고 세계 정치가들은 남북 대화 시작을 환영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남북 정상회담이 민족 화해로 가는 진전이라고 말하면서 양국의 화해 여정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회담은 핵문제를 포함한 모든 복합적 한반도 문제의 정치, 외교적 해결 과정 강화에 대한 당사국들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관련국들과의 조율을 통해 러중 로드맵의 궤를 따르는 해당 바향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한국과 북한은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도움이 없이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북한과 한국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남북한 양자 관계에만 관련된, 남북 철도 연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극히 제한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비핵화 문제는 훨씬 더 세계적인 문제이다. 이 문제에는 한국과 북한 외에도 관련 당사국들이 많다. 특히 한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은 일어나고 있는 사태의 진전 과정에서 절대로 열외자(列外者)로 남아있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직 내정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대북 경제제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북한에 경제적인 혜택이나 원조를 제공할 수도 없고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수도 없다. 이것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린 문제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끊임없이 북한을 자극해왔다. 김정은을 로켓맨, 미치광이라고 부르고 북한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겠다는 등의 말폭탄을 날렸다. 한국인들은 이런 말들이 단지 말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김정은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하지는 못할 수 있지만, 한국은 타격하고도 남는 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반셴체프 전임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은 미국이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을 살아있는 방패로 이용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이 화해제스처를 보냈을 때 그의 남북대화 제안을 적극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트럼프가 한국과 북한을 너무나 위협했기 때문에 남북이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악수하고 포옹을 해서라도 우호적인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어떻게든 미국과의 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상황을 논평했다.

 

트럼프 미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대해 긍정적인 환영의 뜻을 보내며 이를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오직 시간만이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말을 통해 그는 이 상황을 통제하고 조종하고 있는 것은 자신과 미국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최근 그는 김정은에 대한 어조를 바꾸어 매우 개방적이고 훌륭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항상 오늘과 내일 말이 다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가 평화정착 과정에서 주역이 자신이라는 위치를 위협받게 되면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러 극동 연구소 한국연구센터 김 예브게니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는 김정은이 대북제재를 무서워해서 무조건 항복을 하려고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비핵화에 관한 정상회담을 할 것이고 그 결과 자신은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북한은 모든 것에서 자신을 주체, 즉 주인으로 여기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가 자기편에서는 절대로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보증하고 있으며 그렇게 할 것이다. 이것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주인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거대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게 전쟁은 불가(不可)임을 확실히 확인시켜야 하는데 이 과제를 해결해낼 수 있을 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 언론은 이번 상황을 완전히 다르게 보고 있다. 김정은이 웃는 얼굴 뒤에 악의를 감추고 있다고 언론들은 기사에 쓰고 있다. 또한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를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회의론자들은 김정은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국을 미국의 영향권 아래서 벗어나게 하고 이를 통해 북한 경제를 파괴시킬 정도로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경제 제재를 피해나가고자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 내 보수주의자들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지려는 북한의 목적이 변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NYT)”, “핵무기가 없는 한반도라는 문구는 미국에 대한 경계경보이다. 이는 핵무기가 한국에도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정기적으로 한국에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군함, 전투기들을 보내고 있다. 이 문구가 한미동맹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며 위협할 것이다(WP)”, “문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한국전을 종전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한다면 문 대통령은 미국의 편리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빨리 평화조약을 서둘러 체결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동맹국 중 하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다른 하나는 체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문 대통령에게는 복잡한 문제”(WSJ)“라고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포괄적인 신뢰라는 말은 아주 순진한 이야기이다. 북한과 한국 정부가 이번에 이룬 합의는 살얼음 위로 발을 내딛는 것과 같아서, 언제라도 도날드 트럼프가 독특한 행동을 취하는 날에는 깨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자 하는 것에 대해 과연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만약 북한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본다면 북한이 미치광이가 아니라 그들 편에서 온전한 상식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다. 북한은 리비아와 다른 나라들에 일어난 일들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말로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한반도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한국과 북한이 서로 잘 하도록 두 나라만 놓아둘 수도 없고 더군다나 세계 어느 곳에나 끼어들어 주인 행세를 하는 미국에게 붙여 세 나라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놓아둘 수도 없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가 남북회담을 환영하는 동안에는 한반도에 평화로운 기조(基調)가 유지될 것이다. 또 이런 분위기에서는 한국도 이런 친구를 배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고, 진정한 적은 누구인가 숙고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통화했다. 이번 통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루어졌다고 크렘린 공보실이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반도 문제를 정치,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련 당사국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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