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다.
주인공인 한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렸지만 실은 그를 사랑했던 시골 농장을 운영하는 조연 남자의 삶을 톨스토이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이라고 한다. 이 작품이 극장가에 흥행을 일으켰다.
요즈음 극장가에서는 고전 소설의 대작들이 속속들이 영화화되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의 <레 미레자블(민음사: 2012)>이다. 빅토르 위고는 1802년 2월 26일 브장송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는 나폴레옹 휘하의 장군이었고, 어머니는 왕당파 집안의 출신이었다.
시(詩)《가을의 나뭇잎 Les Feuilles d’automne 1831》,《황혼의 노래 Les Chants du crepus cule 1835》,《마음의 소리 Les Voix interieures 1837》,《빛과 그림자 Les Rayons et les ombres 1840》와 희곡《마리옹 드 로름 Marion de Lorme 1831》,《왕은 즐긴다 Le Roi s’amuse 1832 》,《뤼 블라 Ruy Blas 1838》,《뷔르그라브 Les Burgraves 1843》등을 발표하였다.
특히 소설에는 불후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노트르담 드 파리 Notre Dame de Paris 1831》가 있다. 나폴레옹 3세를 비난하는《징벌시집(懲 罰詩集) Les Chatiments 1853》, 딸의 추억과 철학사상을 노래한《정관 시집(靜觀詩集) Les Contemplations 1856》, 인류의 진보를 노래한 서사 《여러 세기의 전설 La Legende des siecles 1859》, 장편소설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 1862》,《바다의 노동자 Les Travailleurs de la mer 1866》,《웃는 사나이 L’Homme qui rit 1869》등을 발표하였다.
중학교 때 소년소녀 문학전집에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처음 접했다. 여러 번 영화로 제작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최근에 뮤지컬로 재 구성되어 아카데미 상의 여우 조연상도 수상을 했고, 그것을 패러디한 여러 유투브 소품-레 밀리터리블 등 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의 또 다른 명작 ‘웃는 남자(열린 책들: 2011)’역시 영화화 되어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위고 스스로 이보다 더 잘 쓴 소설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작품으로 조커(joker)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유행시켰다.
비단 이 영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스코트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문학동네: 2009)’도 미남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주연으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의 방식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만화나 소설에서 영화로, 다시 캐릭터로 매체를 바꾸는 방식을 통해 재활용을 했다. 반대로 영화에서 다시 책으로도 변신해 두 산업이 서로 크로스 마케팅을 벌여 상부상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같은 매체 속에서 스토리를 바꾸는 방식으로도 진화하 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스토리나 구성을 새롭게 바꾸어 어린이 동화들이 재 구성되어 새롭게 성인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라는 팝송으로 잘 알 려진 프랑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더클라식: 2013)>가 ‘오즈 더 그레이트 앤 파워풀(OZ The great and powerful)’로 오즈의 마법사가 되기 전의 스토리로 환타지 영화를 만들어 냈고, <잭과 콩나무>는‘잭 더 자이 트 킬러(Jack the giant killer)’로 3D 영화로 재탄생하였다.
그림 형제의 <백설공주와 난장이( 예림아이: 2012>는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로 변신해 미녀 배우 줄리아 로버츠를 미녀 마녀로 등장시켜 기존 고정관념을 깼다. 또한 <헨젤과 그리텔(비룡소: 2009)>’은 남성 마초 배우인 제럴드를 마녀 사냥꾼으로 재 구성해 성인용 블록버스터로 둔갑했다. 이처럼 원작을 배경으로 하여 새롭 게 재창조해내는 창의력이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과거의 ‘경험’ 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이지만 있는 자산을 재활용하는 것도 역시 창조이다.
우리의 문화 자산을 발굴하고 새롭게 비틀어서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롭게 창조하는 기술은 과학에서 나오지만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은 인문학에서 나온다.
아이디어를 재구성해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창의력이 우리의 살 길이며, 우리의 미래다.
칼럼니스트 깅영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