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f0c3640b8b06d73d9863056b69c416.jpg

 

 

 

한국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전 지구적인 냉전(冷戰)이 끝났다는 것 조차 확신할 수가 없다. 바로 이 때문에 한반도의 고착화된 핵문제를 탈피하여 한국전을 종전하기로 한, 한중일 정상회담의 결정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을 만하다.

 

평창동계 올림픽 이후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상황은 대 격변을 치렀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여러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다. 3월 28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거의 비밀리에 특별열차로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향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런 여러 정상회담의 최종 목적은 북미정상회담이다. 5월 7일 김정은 위원장은 전용기를 타고 대련(大連)으로 가서 시진핑 주석과 다시 정상회담을 한 것은 여러 언론들을 놀라게 했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전화하여 이 회담 결과에 대해 전하고 김정은의 우려를 잘 도와주도록 요청했다. 그 후 5월 9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이 있었고 이후 미국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절차들은 이와 같이 가속화된 속도로 급격하게 전진하고 있다.

 

이 같은 극적인 정치적 사건들과 비교할 때, 5월 9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과 같은 시기에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담은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부차적 사건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세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 다자간 회담은 다른 사건들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다. 세계 제 2의 강대국인 중국의 경제적인 비중과 세 번째 경제 대국인 일본, 그리고 GDP로 볼 때 세계 11위의 경제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점차적으로 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동북아시아가 정치적으로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변화하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여러 다른 요인들에 많이 좌우되곤 했다. 한중일은 역사 문제에 대해 항상 심각하게 다루곤 했다, 1945년 일본 제국의 멸망 후에 한국전이(1950-1953년) 시작되었고, 한국전은 형식적으로는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동 아시아에서 경제 발전은 정치 발전과 평화 정착보다 더 중요했다, 한일중 정상회담은 1997년 처음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세안(또는 아세안+3) 활동의 결과로 개최되었고 역사적 이유 또는 영토 문제로 인해 이 3국간의 관계는 아직도 정립되지 않았다. 올해 도쿄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담은 2년 반 만에 열린 7차 한중일 정상회담이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 또는 비핵화만을 인건(案件)으로 다루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자유무역 지대 창설을 포함하여 지리 경제적 협력을 다루었고 역사 문제에 대한 토론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한반도 핵 프로그램 문제만 다루어보기로 하자.

 

첫째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전략, 전술에 있어서 이 3개국가간의 입장이 서로 가깝기는 하지만, 공통의 동일한 의견을 내지는 못했다. 리커창 총리가 대표하는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을 반대하지만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의미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 보다 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남북 대화에서 어떤 진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본, 올해 4월 베이징에서 주최된 발다이 클럽 모임의 결론에 동의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여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했다. 이런 입장들의 차이는 기본 원칙과 일정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옴에 따라 일본의 입장도 조금은 완화되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판문점 선언문의 “완전한 비핵화”가 CVID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계속 설득했고, 결과적으로 한중일 정상들의 공동 선언문은 어느 정도 합의를 보아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한국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물론 이 논의에서 거론되는 비핵화 개념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기록은 이중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들로 가득 차 있어서 그로 인해 상호 간에 오해와 실패가 생기게 될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3국의 전문가들 모두 어떤 환상도 기대도 갖고 있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남북 정상회담을 부인하고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한다면 완전히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은 없다.

 

한국전은 아직도 종전(終戰)되려면 멀었다. 현재로서는 전 지구적인 냉전이 끝났다는 것조차 확신할 수가 없다. 바로 이 때문에 한반도의 고착화된 핵문제를 탈피하여 한국전을 종전하기로 한, 한중일 정상회담의 결정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을 만하다.

 

 

글=시모토마이 노부오 일본 호세대 교수 | 러시아 발다이클럽 통신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 |
  1. 00f0c3640b8b06d73d9863056b69c416.jpg (File Size:67.2KB/Download:2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이슈로 등장한 이동용 가스 난로

    5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뉴질랜드에도 겨울이 본격 시작됐다. 매년 겨울이면 코 끝까지 얼어붙는 매서운 추위는 아니지만 몸을 으슬으슬하게 만드는 냉기는 사람들에게 실내 난방 문제를 놓고 고민하게 만든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동용 가스 난로(portable gas ...

    이슈로 등장한 이동용 가스 난로
  • ‘적대행위 전면중지’ 합의 직후 최강 전투기 띄우다니

    [시류청론] 이유 있는 북의 고위급회담 무기연기… 문 정부 안보라인 반성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5월 16일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북미 정상회담을 "재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 트럼프 대통...

    ‘적대행위 전면중지’ 합의 직후 최강 전투기 띄우다니
  • 트럭은 작은 차가 무섭다 file

    진땀나는 실전운전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만우절이자 부활절 일요일. 드디어 내가 운전하는 날이다. 오늘부터는 내가 줄곧 운전하게 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트럭 점검하고 트럭스탑을 출발했다. 중간에 월마트를 들르기로 해서 GPS를 그쪽으로 잡...

    트럭은 작은 차가 무섭다
  • 한국전쟁은 언제 끝날까?’ 日교수 러매체 기고 file

            한국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전 지구적인 냉전(冷戰)이 끝났다는 것 조차 확신할 수가 없다. 바로 이 때문에 한반도의 고착화된 핵문제를 탈피하여 한국전을 종전하기로 한, 한중일 정상회담의 결정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을 만하다.   평창동...

    한국전쟁은 언제 끝날까?’ 日교수 러매체 기고
  •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file

    (2)연합방 경제체제 청사진     Newsroh=오인동 칼럼니스트     조국이 분단-전쟁-대결 70여년을 이어 오면서도 남은 경제강국, 북은 핵/ 미사일 군사강국이 됐음을 알아차리고 ‘우리 민족끼리’ 함께하면 남북은 누구든 물리칠 수 있다고 했다. 인간들은 잘 먹고, 잘 놀...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 트레이너를 만나다 file

    “이제 실전!”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지난 밤에는 9시에 쓰러져 아침까지 내리 잤다. 오랫만의 숙면(熟眠)이었다. 7시에 나가니 마침 셔틀 버스가 도착했다. 프라임 본사로 향했다. 2주 전에 혼자서 찾아가 본 적은 있다. 듣던대로 본사의 카페테리아는 ...

    트레이너를 만나다
  • 불의를 보고 침묵해서는 안된다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나는 아버지로부터 역사적 신념을 물려받았습니다.   역사는 반드시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이며,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위해 불의 한 것을 보고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때로는 불의가 역사를 왜곡(歪曲)하고 유린(...

    불의를 보고 침묵해서는 안된다
  • 외계인의 사랑과 구혼 file

    별나라 형제들 이야기 (39-40)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사랑과 구혼   사람: 당신들은 모두 텔레파시적으로 교류하는데 사랑과 구혼은 어떻게 하며,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바샤: 먼저, 우리의 세계에서는 모든 관계는 각자가 그 시점에서 이해하...

    외계인의 사랑과 구혼
  • 웃는 남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다.    주인공인 한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렸지만 실은 그를 사랑했던 시골 농장을 운영하는 조연 남자의 삶을 톨스토이가 바라는 ...

    웃는 남자
  • 피에르 신부의 기도 file

    [종교칼럼] 영적인 기도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하느님, 배고픈 자들에게는 빵을 주시고 빵을 가진 자들에게는 배고픔을 주십시오." 아베 피에르 신부의 기도입니다.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일컬어지는 피에르 신부...

    피에르 신부의 기도
  • 이민생활, 아이들도 어른만큼 힘들다

    얼마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1.5세대 젊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그들의 이민정착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그들도 부모세대와 똑같이 이민생활의 아픔과 고뇌를 겪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

  • 5.18은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날

    인도네시아 대학생 1998년 5.18에 국회의사당에서 하야요구 대한민국 광주시민 1980년 5.18에 민주정부 수립 민주화 운동 20년전 5.18 인도네시아 민주화 개혁과 수하르토 하야의 계기   <1998년 5월18일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인도네시아 국회의사당에 올라가 수하르토...

    5.18은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날
  • 모든 사람에게는 감추인 사정이 있다

    징계 및 비난, 때로 한 박자 늦추는 것이 바람직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뉴욕의 지하철에서 소란을 피우는 두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승객들이 방해가 될 만치 지하철 안에서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 아이들 때...

    모든 사람에게는 감추인 사정이 있다
  • 공부 외에 꼭 필요한 기술(1 )

    [교육칼럼] 대인 관계 기술은 인생 전체에 큰 영향 끼쳐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대학에서 대인 관계의 기술을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물론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등 간접적으로 인간 관계의 기술을 ...

    공부 외에 꼭 필요한 기술(1 )
  • ‘선샤인’ 플로리다 주민들, ‘선샤인 비타민’ 결핍

    [생활칼럼] 비타민D 부족 환자 상당수, 생활 습관과 햇빛 기피가 한 몫   ▲= '선샤인 스테이트' 플로리다주에서도 햇빛 기피로 비타민D 결핍증을 안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 건강 전문가들은 비타민D 결핍에 보충제 복용을 권장한다.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선샤인’ 플로리다 주민들, ‘선샤인 비타민’ 결핍
  • 야외활동의 계절, 진드기가 달려든다

    [건강칼럼] 라임병 유발 틱 벌레 유의해야   ▲ 진드기종(왼쪽). 물린 부분에 과녁모양의 발진(오른쪽)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에서 5월은 라임병 자각의 달 (Lyme Disease Awareness Month)이다. 라임병은 주로 사슴 진드기인 틱(tick)...

    야외활동의 계절, 진드기가 달려든다
  • 미국 유명 교수 "미국도 비핵화하라" file

    제프리 삭스 교수, '다른 나라엔 비핵화 요구, 미국 핵 패권은 뻔뻔한 짓'   (뉴욕=코리아위클리) 현송-김명곤 기자 = 거시경제학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낸 콜롬비아대학 제프리 삭스 교수가 지난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비핵화가 미...

    미국 유명 교수 "미국도 비핵화하라"
  • ‘주한미군 감축’, 트럼프는 되고 문정인은 왜 안되지?

    [시류청론] 국제감각 없는 한국언론의 ‘뒷북치기’ 한심하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조선일보> 등 국내 보수언론이 5월 2일,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연세대 특임교수)이 미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주...

    ‘주한미군 감축’, 트럼프는 되고 문정인은 왜 안되지?
  • 피는 물보다 진하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   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 ​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디움(North Harbour Stadium)에서 열렸던 U-17 소녀 축구 월드컵 결승전에서 북한과 미국 팀이 겨...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인연

    결혼을 하면 짐은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고, 결혼을 안 하면 자기 혼자 가니까 짐은 없는데 발걸음이 무거워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안 한다는 것은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는 거잖아요. 대세가 아닌 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길이 험해요. 대신 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