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도움으로 숙원사업이던 가게 페인트 칠하게 돼
사진출처: 에드먼턴 저널
지난 10월 휘발유 넣고 도망가는 차량을 막다 그 차량에 치어 숨진 조기연씨(당시 54세) 가족들을 소스비(Thorsby) 주민들이 돕고 있다는 미담이다.
조기연씨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부인 한명희씨, 회계사로 일하던 아들과 디자이너로 일하던 딸은 에드먼턴의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가 하던 주유소에 매달려야 했다.
주유소의 콘크리트 벽은 오래된 녹색과 흰색의 펌프 색깔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건물 대부분은 오렌지 색으로 차양과 기초 상단은 짙은 푸른색이다. 10년전 조기연씨가 가게를 살 때부터 같은 색깔이었다.
한국에서 이민 온 조기연씨는 주유소를 운영해 가족을 부양했다.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일하며 가족들은 에드먼턴에 살면서 혼자 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반려견이 유일한 동반자였다.
조기연씨는 몇 년 전부터 주유기 색깔에 맞춰 건물 페인트를 다시 칠하려 했으나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변을 당했다.
천명도 채 안 되는 이곳 주민들은 각자 재능을 모아 고인이 소원하던 녹색과 흰색 페인트 칠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들 조성현씨는 “정말 매우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대책 없이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기를 기도하고 있었다.”고 주민들의 성의를 고마워했다.
소규모 페인트 사업을 하는 론다 화이브랜드(Ronda Fiveland)는 5년전에 조기연씨가 가게 건물 페인트 칠 하려는 사실을 알고 견적을 냈다. 그러나 페인트 칠 할 여유가 안 되어 차일피일 하다 조기연씨가 사고를 당했다. 유족들의 어려움을 안 화이브랜드는 무료로 페인트 칠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화이브랜드는 레둑에서 기증받은 페인트로 건물 상단을 칠하고 6월9일부터 고등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페인트 칠을 끝내기로 했다. 이 일을 위해 바비큐를 하고 기금을 모으고 open house를 한다.
딸 조가영씨는 페인트가 다 칠해지고 나면 기분이 어떨지 모르겠다면서 이 일은 페인트 칠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오랫동안 원하시던 일이 마침내 일어났어요.”
가게 페인트 칠만 조기연씨 죽음이 남겨 놓은 일은 아니다. 앨버타 정부는 조기연씨 죽음을 계기로 주유 전 선물 제도를 입법해 주유 후 도망가는 휘발유 도둑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게 되었다. 이 법안은 6월1일부터 시행된다. 조기연씨는 마지막으로 휘발유 도둑에게 희생된 인물로 기억 될 것이다. (오충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