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없는 리비아와 다르고, 수천명의 북핵 전문가 통제도 불가능
▲ ‘북한을 리비아와 비교하지 말라’는 제하의 논평을 실은 <채널 뉴스 아시아>. |
(뉴욕=코리아위클리) 박수희-박윤숙 기자 = <채널뉴스아시아>가 전 미 국무부 제재담당 부조정관이자 현재 콜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연구원인 리처드 네퓨가 쓴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시 리비아를 들먹이지 마라(When talking to North Korea during the summit, don’t mention Libya)’는 제하의 논평을 지난 31일 실었다.
이 논평은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북한은 결코 리비아와 비교될 수 없으며 북핵 폐기 문제에 리비아 모델을 적용할지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우선, 논평은 북한과 리비아는 핵보유 원천기술에서 비교할 상대가 아님을 언급하고 있다. 리비아는 파키스탄 측에서 원자력 장비를 받아 이를 보존한 것으로 농축우라늄도 없었으며, 핵 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해 200여명에 불과한 소수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통제 가능한 경우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 논평의 핵심이다.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통해 오랫동안 핵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프로그램의 규모와 범위 및 물리적 상태에서 리비아를 훨씬 능가한다.
또한 북한은 수 천 명의 북한인들이 대량 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바, 미국이 이들을 모두 격리시킬 준비가 되어 있고 북한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들을 완벽히 통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논평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제조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완벽한 명단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을 표하면서 북한이 훗날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건하는데 필요한 인적 자원을 획득하는 것을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적시한다.
게다가 리비아의 경우 수개월의 검증작업을 거쳐 부시 행정부가 리비아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관련 제재조치를 철회할 만큼 충분히 만족한 데 비해 북한이 과거의 규정 준수를 위반해 온 사례를 볼 때에도 북한의 물리적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북한이 앞으로 핵무기 프로그램 재건을 위해 핵무기 문서나 자료 저장소와 같은 북한 자체의 핵기록 보관소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논평은 협상을 통해 의심이 가는 장소에 대한 사찰 허용,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에 지속적인 감시와 건전한 의혹제기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할 것이 뻔한 리비아식 비핵화를 추구하지 말고, 보다 신중하게 북한과의 합의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논평은 북한을 리비아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전세계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협상을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이는 실제로 달성 가능한 것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결국, 일부 미국 관료들과 비정부 기관의 가장 극단적인 기획으로도 북한 비핵화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이 되도록 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리아위클리> 제휴 <뉴스프로> 번역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