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3)
Newsroh=오인동 칼럼니스트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는 독일 통일의 경우는 우리 조국과는 전혀 다르다. 동서독 경제 차이가 1 대 3-4배 정도였는데 서독은 17년 동안 동독과 경제교류/지원 하던 중 단번에 통일했다.
동서독이 화폐를 1 대 1로 교환하고, 근로자 임금도 동일하게 지불했다. 그럼에도 통일독일은 세계 4대 부국이 되었다. 우리는 남과 북의 체제와 정부를 유지한 채 ‘연합방 경제체제’를 시작으로 단계를 거쳐 가게 됨으로 독일과 같은 비용 부담도 없고 오히려 추가 이득들만 있다.
첫째, ‘남북 연합방 경제체제’에서는 남북이 화폐를 교환하지도 않고 남의 인력은 남에서, 북의 인력은 북에서 일하기 때문에 근로임금도 남과 북 사회제도에 따라 지급한다.
둘째, '연합방 경제체제’의 7,500만 인구는 노동인력(勞動人力)과 내수시장(內需市場)의 동시 확대로 인해 생산비는 감소되고 이득은 커진다. 이에 더해 모국 생산의 옷, 음식, 생활용품들을 좋아하는 750만 재외 동포도 포함한 8200여만 소비인구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효과(인구가 1억 정도가 되면 현저한 경제적 결과의 차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도 누릴 수 있다. 경제선진국들의 인구를 보면 이탈리아 6천만 명, 영국 6400만 명, 프랑스 6600만 명이니 연합방 남북보다 적고 4대 부국 독일은 8천만 명이다. 남북 ‘연합방 경제체제’는 ‘규모의 경제 효과’에 가까이 다다르게 된다.
셋째, ‘연합방 경제체제’에서 토지소유권의 문제 또한 해당 사항이 없다. 북의 토지는 모두 국유이어서 사회기본시설 확충을 위한 토지 구매비용이 전혀 없다. 이에 더해 북의 땅은 남보다 24% 더 큰데 남 인구 5천만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살고 있다. 남북의 왕래가 실행되면 더운 여름엔 산바람 시원한 북녘으로, 추운 겨울엔 바닷바람 따뜻한 남녘으로 여행도 하게 된다.
‘연방’기에 들어서서 통일조국의 토지공개념 채택에 대한 토론이 있기 바란다. 즉 토지의 소유 는 국가이지만 개인과 기업은 사용권과 이용권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불로소득(不勞所得)도 상속도 있을 수 없기에 국민들의 소득세를 비롯한 모든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채택된다면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길에 얻어질 수 있는 더 바랄 수 없는 좋은 수확이다.
이젠 북의 자연자원을 살펴보자.
첫째 북의 지하자원은 남의 23배 정도로 석탄, 석회석, 마그네사이트(북: 60억 톤, 남: 0), 철광석(북: 50억 톤, 남: 4,110만 톤), 우라늄, 구리(북: 290만 톤, 남: 5.1만 톤), 흑연(세계 4위), 아연(북: 2110만 톤, 남: 51.5톤), 금(북: 2천 톤, 남: 43톤), 희토류 중 8개 광물의 매장량이 세계 10위권에 든다.
북의 지하자원의 잠재가치는 수경 원이라고 한다. 연합방 경제체제에서는 이 엄청난 자원을 남북의 동력과 기술합작으로 발굴·개발해 내수시장에 쓰고 수출도 하게 된다. 예컨대 남의 150배 규모인 북의 철광석은 세계 제1위라던 조선업과 제5위의 자동차 산업과 철강업이 북과 합작하면 큰 수익을 올릴 것은 물론이다. 배와 자동차의 주 원료인 철광석을 브라질과 호주에서 비싼 값과 운송비로 수입해 온다. 그런데 남의 조선업이 파산지경이고 자동차업도 하향하고 있단다.
다음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산업국들이 탐내는 내화자재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나, 첨단 산업의 필수 비타민이라는 희토류의 매장량은 9,600만 톤으로 세계 1위 또는 2위라고도 한다. 노천광산에 널려 있는 석탄과 핵 발전의 원료인 우라늄 매장량 2,600만 톤은 세계 2위이다. 미국의 제재로 재처리를 할 수 없는 남의 23개 핵발전소는 원료를 수입해 쓰고 있다. 이 또한 북의 재처리시설을 확장해서 자체공급 할 수도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조국강토의 값진 지하자원은 80%가 북녘에 있는 것은 또 무슨 조화인가. 수출로 먹고 사는 남녘이니 하늘이 남북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점지라도 한 것이 아닐까. 계속 갈라져 살면 망한다고! 뿐만 아니라 470~710억 배럴로 추정되는 북의 석유매장량은 세계 8위로 동아시아 최대라고 한다.
2015년 남 석유 수입액이 1,000억 달러였다. 다른 나라들의 참여 전에 남북공동 유전개발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남북 연합방만 시작해도 이 모두가 우리 겨레의 자산인 것이다. 경제 하향 길에 들어선 남은 내부와 외부문제로 북은 외부제재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런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될 기막힌 앞날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둘째, 지상의 남북 천연자원의 연계 또한 관광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조국반도의 5대 명산들인 백두산에서 시작해-칠보산-묘향산-구월산-금강산에서 휴전선 철조망 걷어내고 남으로 내려가 지리산-한라산을 연결하는 관광시설의 확충도 커다란 승수효과(乘數效果)를 가져올 것이다. 또 2018년 동계올림픽으로 세계에 알려진 평창과 북녘의 마식령 스키장을 연계하고 금강산과 남녘의 설악산-대관령을 연계하는 미래의 관광사업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조국의 지리적 특성은 북 공업/남 농업의 분업과 협력구조였다. 북은 식량난 극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작물 재배면적을 늘려서 이제는 북의 경작지가 평야가 많은 남보다 더 커졌다고도 한다. 북에서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의 연료난으로 나무들을 채취해 써서 동네 가까운 산이 벌거숭이가 됐다. 벌써 수년 전부터 북에서는 산과 들에 치열한 나무심기 전투를 하는 모습을 북녘을 방문한 많은 재외동포들이 사진으로 전해오고 있다.
2008년 이래 북의 식량생산은 매해 늘었다고 한다. FAO/WFP(식량농업기구/세계식량계획) 에 의하면, 2015년 북의 식량생산량은 감자, 보리, 밀 등의 수확량까지 합해 590여만 톤으로 추산했다. 북의 식량 부족분은 아직도 20여만 톤일 것이다. 남에서 매해 남아도는 쌀의 보관료(4억 달러)도 엄청난데 북에 지원도 안한다. 2015년 남의 곡물 생산량은 430여만 톤이었다니 식량 자급률은 23%(쌀 제외면 4%)이어서 부족분은 수입한다. 이에 비해 북은 95%의 자급률이니 아직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남의 논과 밭의 비율은 약 6 대 4이고, 산간지대가 많은 북은 3 대 7이다. 북은 대규모 간척사업을 해서 경작면적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그렇다 해도 남과 북녘 토지의 차이를 상호 보완하면 통일조국의 식량자급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남북의 융합이 가져다 줄 이익은 거의 무한인데 남북은 아직도 머뭇거리며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
자연의 지리적 조건으로 보아도 이렇게 값지고 수려한 강토가 휴전선 철조망에 막혀 남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그 철조망을 나도 쳤다. 1968년 1월 북 특공대의 청와대 침투사건 뒤 초봄, 철의 3각지 철원 DMZ경비 23연대 군의관으로 피와 땀의 노역을 한 장병들과 함께 했었다.
남녘 사람들은 바깥세상을 보려면 비행기나 배를 타야만 나갈 수 있다. 남녘 젊은이들은 자동차로 휴전선 넘어 만주와 시베리아 벌판을 달려 몽골 초원에 천막치고 밥해 먹고 잠자고 다시 달려 유럽에 이르는 당찬 여행을 하는 꿈을 꿀 수 없다. 반도가 된 북도 자신의 한계로 열린 대륙으로 쉽게 나가지도 못한다. 우리 후대 젊은이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이렇게 꺾어 놓아야 하겠는가.
남북 연합방 평화체제를 이루고 철조망을 걷어내면 백두대간의 막혔던 숨통이 탁 트여 우리 겨레는 유라시아대륙 경제영토로의 땅길, 하늘길을 활짝 열어젖히게 된다. 그래서 북에서는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자”고 했다. 그렇다. 조국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남 아메리카 해양경제권을 연결시키는 지리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경제시대에 지경학적(GeoEconomical) 강점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알면 최대로 활용해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을 이룰 수 있다. 그러려면 남에서도 ‘눈 크게 뜨고 널리 멀리 보자’고 해야 한다. 통일조국의 길로 함께 가는 남북은 이런 경제발전사업들을 함께 토론해서 가장 효율적인 사업을 해 나가면 될 것이다.
첫째,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의 북-남 연결은 저렴한 운송비로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둘째, 부산항이나 나진·선봉항을 통해 중국·러시아를 비롯한 40억 인구의 유라시아 대륙을 남북종단(TKR)-중국(TCR)-시베리아(TSR) 횡단철도로 일본과 남·북미주 해양권과 연결하면 조국반도는 동서세계 물류의 길목이 된다.
조국에서 유럽대륙의 중심부 독일까지의 육로 운송은 15일, 수에즈 운하를 거쳐 가는 해상운송은 30일 걸린다. 운송기간과 비용의 큰 차이로 육로 운송이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합방 조국은 물류 중심이 되어 동서교역은 확대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준다. 연간 10억 달러(1조원) 이상의 통과비 수입도 앉아서 벌게 된다.
셋째, 중국 동북3성 지역은 두만강 하구와 인근 나진·선봉항을 통해야만 태평양 너머 일본과 북남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중국은 두만강을 질러 나진/선봉시로 가는 고속도를 건설하고 있다. 부동항(不凍港)을 갈구해온 러시아의 활로 또한 나진·선봉항 이용을 북이 허가해 줘야 확보하게 된다. 이 지역에 중국과 러시아의 진출은 시작된 지 꽤 되었다. 북이 중국·러시아 일변도 경제지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머뭇거리다 보면 북녘 기차는 이미 떠나게 될 것이다.
넷째. 지난 세기에 우리 겨레는 지정학적 불이익을 감수해 왔다. 이제는 아니다. 남북의 역량과 위세가 커진 오늘의 우리 겨레는 양측을 조율/조종해 커다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지경학적 강점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강대국 타령 그만하고 겨레의 미래상에 자신을 가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겨레는 지정학적으로도 미/일과 중/러를 조종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이제까지 본 ‘연합방 경제체제의 청사진’ 따라 남북이 함께 하면 조국은 민족사 최고의 부강 번영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 마디로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고 '미루면 미룰수록 불리'하다는 것이 남북의 통일경제 관료/전문가들의 공통된 연구 결과이다. 쉬운 말로 분단비용은 그대로 써서 없어지는 소모비용이고 연합방 경체체제를 시작하면 다음 날부터 분단비용이 그대로 이득 창출에 쓰이게 된다.
연합방이 시작되어 남북 사이의 교류/교역/공동경제를 운영하다 보면 북은 남의 시장경제의 장단점, 남은 북의 사회주의 경제의 장단점 또한 서로 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장점을 배합해 가면서 인간 사이에는 사회민주주의적 관계를 적용해 볼 것에 대한 토론이 있기 바란다.
세계에서 가장 풍요와 평등의 삶을 누리는 덴마크, 핀란드 같은 사회민주주의국가들처럼 되기 위해서는 국가자산의 사유화가 아닌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문제는 사계의 전문가와 남북 주민들의 뜻에 따라 시행되는 날 우리 겨레는 한 나라로 풍요, 자유, 평등의 복지를 누리게 될 것이다.
남과 북 경제의 돌파구는 연합방 경제체제의 실행에서 시작될 수 있다. 남북의 첨단 과학기술과 인력을 활용하고 남북의 자산과 시장운영 경력을 결합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경제 활동시장은 국내에서 시작해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더욱 크게 발전하게 될 것은 물론이다. 다음 제4장에서 남북의 현실을 살펴보며 연합방 체제를 어서 서둘러야 할 바에 대해 얘기해 보자.
<계속>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오인동의 통일 C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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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1. 한 나라로 함께 사는 세상
2. 연합방 경제체제 청사진
3. 민족사 최고의 부강번영
4. 서둘러야 할 연합방체제
5. 미국: 평화협정 거부, 북: 핵개발
6. 북핵은 겨레의 핵으로
7. 다시 열어야 할 6.15시대
8. 남북연합방 평화체제 먼저
9. 겨레의 핵을 어쩔 것인가?
10. 북남 겨레핵의 비확산 선언
11.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철수
12. 풍요 자유 평등 자주 통일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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