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와 도로에 종종 출현, 저녁 산책에 손전등 지참해야
▲ 플로리다주 주택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독성 뱀 코치휩.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들어 중앙플로리다에 연일 비가 내리면서 뱀이 자주 출현하고 있다.
지역의 뱀 전문가이자 세미놀 카운티 주민인 밥 크로스는 지난 28일 자신의 집 드라이브웨이에서 독사인 코튼마우스를 잡았다고 최근 <올랜도센티널>에 전했다. 이는 최근 2주 사이에 그가 잡은 세번째 뱀이다.
크로스는 많은 비로 인해 뱀이 사는 땅구멍이나 몸을 숨기는 으슥한 지역에 물이 넘치면서 뱀의 출현이 빈번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숲이나 호수를 끼고 있는 일부 동네에는 비가 온 후에 뱀이 길바닥을 점령해 주민들을 곤경에 빠트리기도 한다.
크로스는 대부분의 뱀들은 환한 낮에 발견되는 편이지만, 코튼 마우스의 경우 어두운 때에도 돌아다니는 습성이 있어 저녁에 개를 데리고 산책할 경우 손전등을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크로스는 8살때 처음으로 뱀을 잡기 시작했는데, 집 뜰에서 독사를 포함해 한 때 180마리까지 잡는 등 일찍부터 뱀꾼으로 성장했다. 1964년에는 자신이 잡은 방울뱀 17마리와 5피트짜리 다이아몬드백 독사를 한꺼번에 들고 기자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크로스는 소방관으로 은퇴한 뒤에는 정식으로 뱀꾼 라이센스를 취득해 동물 처리 서비스 사업을 열었고, 페이스북에서는 뱀 대처 방법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뱀의 무는 행위는 자기 방어일 뿐
플로리다에서 독사에 물려 병원에 실려가는 사례가 종종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뱀들은 독이 없어 해가 되지 않는다. 플로리다에서 발견되는 뱀은 45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중 독뱀은 방울뱀류인 이스턴다이아몬드백과 피그미래틀, 코브라 계열인 코랄, 코튼마우스, 케인브레이크 래틀, 코퍼헤드 등 6종이며 이중 후자 2종류는 북부지역에만 존재한다.
이스턴 다이아몬드백은 8피트길이에 몸에 다이아몬드 무늬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를 흔들어 소리를 낸다. 피그미 래틀도 곤충이 날아다니는 듯한 소리를 내며, 6피트정도의 회색빛 몸뚱아리에 붉거나 검은 무늬가 있다.
코튼마우스는 머리는 넓죽하나 꼬리 끝부분에 마치 짧은 줄이 별도로 달린것 처럼 급작히 가늘어지는 모양새를 하고 있으며 약 5피트 정도 길이이다. 코랄은 산호초처럼 예쁜 색깔을 하고 있고, 검정색과 빨강색이 반복되는 가운데 노란색 줄이 사이사이에 끼어 있다.
근래 한 학자는 사람들이 뱀을 무서워 하고 소름끼쳐 하는 것은 원초적 본능이라는 흥미로운 지적을 했다. 그러나 뱀도 사람을 무서워 하기는 매 한가지. 뱀 편에서 보면 자신보다 더 큰 물체가 다가올 경우 공포를 느끼고 도망가지만 피할 곳이 없을 경우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뱀을 발견할 경우 가장 안전한 방법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또 플로리다 뱀들은 대개 수동적이어서 인기척이 느껴질 때는 도망하는 게 보통이다.
사실 뱀에 물려 병원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들로, 뱀을 잡으려 하거나 뱀을 잡은 뒤 손이나 팔을 물려 상처를 입는다. 여성들은 정원일을 하다가 수풀가나 수풀 속에 있는 뱀을 놀라게 만들어 물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