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북핵 우려 관계 개선 원해…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중단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국 국방부는 6월 19일, 오는 8월에 있을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미회담이 진행되는 중에 북한을 괴롭히는 전쟁 훈련은 옳지 않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북한 측의 비핵화 노력에 따른 미국 측의 보답으로 보인다. 어쨋거나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해빙 국면을 계기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중단된 것은 지난 1992년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된 후 26년만의 희소식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4일 “북한이 핵,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한국 국민이기에 한국 국민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민심의 평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한국의 조중동 등 보수 세력들과 미국의 민주당원들의 75%, 미국 엘리트 층이 북미정상회담 선언문이 “알맹이 없는 합의문”이라느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과 핵폐기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았다느니 하며 계속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이번 공동선언문 중에 그(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내용이 다 포함됐다’고 답변했다. 첫 글자 C(완전한)에 모두 그 뜻이 포함됐는데 ‘검증’, ‘불가역’이 왜 꼭 필요하냐는 것이다.
트럼프 발목 잡는 민주당, 정권 탈환 실패 가능성 높다
CVID 조건이 명기 안 됐다고 투덜대는 측은 북미 대화가 중단될 경우 북한이 미국 미 본토에 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북한의 막강한 군사력을 모르고 있는 이들은 오로지 미국의 전쟁광들인 ‘검은 세력’에 동조, 무조건 한반도 평화 내지 북미 관계 개선을 싫어한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의 실책인 국내의 인종차별정책, 여성 스캔들, 러시아 스캔들 등에 더하여 국제정치에서 이란 협상, 북미주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파기, 한미 FTA 개정 강요, 그리고, 파리 기후협약과 유네스코 탈퇴, 유엔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비협조 등 헤아릴 수 없는 잘 못된 정책들에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도 못했던 북핵 문제를 해결해 가는 트럼프의 대북 정책까지 태클을 건다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 탈환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현재 미국인들의 정당 지지도를 보면, 공화당이 90%, 민주당은 10%다. 또 북미정상회담 관련 먼마우스 대학교 조사에서 미국인 71%가 회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을 바라는 듯한 인상을 주는 한 민주당의 설자리는 없다는 뜻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를 돌이켜 보면, 양 정상이 처음 만나 모두발언들이 시작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담담한 어조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미국이)우리의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비장한 대미 비판성 발언을 했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하고 "옳은 말씀"(That's true)이라며 엄지를 세워 지난날의 미국의 과오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고분고분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 북한 자세는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에 저자세 보인 이유
또, 6월 15일 <폭스> 방송의 ’폭스 앤 프렌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왜 김정은 위원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계속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북핵 무기가 당신 가정을 파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라고 솔직히 답변, 기자를 침묵시켰다.
’북핵 위협’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정상회담 관련, 태클을 거는 세력들이 숙지해야 할 내용은, 북핵이 무서워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답변 내용이 과연 진실성이 있는 것이냐는 것, 또 미 군사력 대비 북한 군사력(공개된 것만이라도)의 실상이 어느 수준이기에 미국정부가 저토록 저자세를 취해야 하느냐는 것 등 북한 군사력 관련 정보다.
<조선일보> 6월 14일치를 보면,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선언에 ‘CVID’가 아닌 “비핵화의 범위와 시간표”를 명기할 것을 요구했다. 김정은은 이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부했는데, 그 이유는 이 조건 중에 비핵화의 범위가 한반도가 아닌 ‘북한만의 비핵화’였기 때문이다.
북한의 요구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미국이 최종 합의할 수 밖에 없었음은 미국의 처지가 그렇게라도 양보해서 ’북핵 미 본토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두 차례나 북한에 다녀 온 폼페오를 통해 북한 공부를 많이 해 온 트럼프는 이제야 북한을 정확히 알고 패권국 원수의 체면상 겉으로는 허세를 부리면서도 내심은 전례 없이 김정은을 예우하여 하루속히 북한과 종전-평화협정-정식수교의 길로 달려가야겠다는 생각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