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경전철 공사가 연이어 지연되면서 공사 구간의 소매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개별 소매점이 주 정부를 상대로 영업 손실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은 NSW 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고급 시계 소매점 ‘Watches of Switzerland’.
시내 고급 시계 소매점, 교통부 상대로 영업 손실 배상 청구
공사업체는 물론 해당 지역 소매점들도 집단소송 움직임...
시드니 도심에서 남동부 지역을 잇는 시드니 경전철(light rail) 공사 지연으로 NSW 주 정부가 더욱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미 한 차례 공사 지연으로 경전철 공사가 진행 중인 도심 지역 소매 업체들이 영업 부진을 호소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잘못된 공사 계획으로 개통 시기가 또 다시 지연됐다. 특히 시공사와의 계약 문제로 이번 프로젝트의 하도급 업체 중 하나인 스페인 건설회사 ‘악시오나’(Acciona)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전철 공사는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나’ 사는 공사계약 당시 NSW 주 교통부가 공사구간을 잘못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재정적 보상을 요구한 바 있다.
게다가 공사 지연으로 영업 부진을 호소하던 도심 소매업체들도 주 정부에게 영업 피해에 대한 재정적 보상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큘라키(Circular Quay)에서 동부 랜드윅(Randwick)-킹스포드(Kingsford)를 잇는 12킬로미터의 시드니 경전철 공사는 각 공사 구간이 애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해당 구역의 소매업체들은 물론 도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경전철이 지나는 시드니 도심 주요 구간인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의 고급 스위스 시계 소매점인 ‘Watches of Switzerland’가 가장 먼저 영업 손실에 대한 정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 이의 결과가 주목된다.
금주 월요일(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법원 문서를 이용, ‘Watches of Switzerland’가 지난해 6월까지 12개월 동안 영업 매출이 300만 달러에서 130만 달러로 감소했다며 이의 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패밀리 비즈니스인 ‘Watches of Switzerland’는 록스(Rocks) 인근, 조지 스트리트에 있는 ‘4시즌 호텔’(Four Seasons Hotel) 그라운드 층에 자리하고 있다.
NSW 주 대법원(NSW Supreme Court)에 제출한 문서에서 ‘Watches of Switzerland’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해 7월 이후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 또 경전철 라인 공사가 늦어지면서 더 많은 손실이 있을 것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Watches of Switzerland’ 측은 또한 “경전철 프로젝트와 연관된 NSW 주 교통부의 공사 지연은 장기간 영업 차질과 손실을 입고 있는 소매업체에 대한 공공기관의 불필요하고 부당한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2016년 3월 조지 스트리트 상의 소매점 앞 구간 공사가 시작된 이래 ‘Watches of Switzerland’는 지나친 소음과 먼지에 시달렸다”는 점, “공사를 진행하면서 도로 상에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호텔에 대한 보행자들의 접근을 상당 부분 제한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애초 주 정부 계획에 따르면 이 구간의 토목공사는 올해 4월 완료되어야 했으며, 이달 시험운행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악시오나’ 사가 주 정부를 상대로 11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어서 경전철 노선은 정부 계획에서 다시 연기돼 2020년 3월 이후에나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NSW 주 교통부는 이번 ‘Watches of Switzerland’ 측의 소송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매업체 단독 소송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드니 경전철 공사가 늦어지면서 영업 부진과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던 공사 구간의 소매점들 가운데 개별 업체가 영업 손실을 이유로 보상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해당 지역 거주자 및 소매점들은 조만간 주 교통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퀸즐랜드(Queensland) 기반의 진공굴착 전문회사인 ‘VAC Group’ 또한 공사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으로 43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청구한 상태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