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은 책을 만나면 그 주제에 대해 뭔가 내 생각을 남고 싶은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수 많은 책들 중에서 이번주는 조금 색다르고 참신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15명의 제자가 만든 책, ‘우리가 몰랐던 세계문화(인물과 사상: 2013)이다.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언론심리학부 교수인 대표 저자 강준만은 성균관대학, 조지아대 신문 방송학, 위스콘신대 신문방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9년 전북대학교 사회 과학대학 언론심리학부 교수가 됐다.
1995년에 <김대중 죽이기>는 사회과학서적으로는 드물게 20만부 이상 팔리며 한국 출판계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또 한 이 책 출간은 강준만 교수가 전국적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됐다. 강준만 교수는〈김영삼 이데올로기〉,〈전라도 죽이기〉,〈서울대의 나라〉등을 집필하며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현재는 <한국 근대사 산책(시리즈)> <한국 현대사 산책(시리즈)> <강남좌파> <입시전쟁 잔혹사> <룸살롱 공화국> 등 한국사회와 역사 전반에 걸친 폭넓은 주제를 다룬 책들을 펴 내고 있다.
문제작 <김대중 죽이기>를 집필하였는데 한국 현대정치사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김대중’을 정면으로 분석하고 나서면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문화 소외지인 지방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인물과 사상> 이라는 잡지를 통해 지방 언론을 주도하고 있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문화는 드러내는 것보다 감추는 것이 더 많으며 더구나 묘한 것은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감춰진 바를 가장 모른다는 점이다.’라고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세계를 이해하는 24가지 물음의 문화 주제를 읽어보고 정말로 우리가 우리의 문화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 특히 와 닿는 일부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차이는 정말 다양하다. ‘독일과 영국의 주부들은 빨랫감을 앞으로 넣는 세탁기를 원하지만, 프랑스 주부들은 위로 넣는 것을 선호한다. 독일과 덴마크인이 불소 첨가 치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충치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데 있는 반면에, 이탈 리아와 프랑스인들은 미용을 위해서이다. 볼보(Volvo) 자동차는 프랑스에서는 신분과 향락의 표현으로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을 하지만, 스웨덴에서는 경제성·안전성· 내구성에 중점을 둔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엔진의 성능이 판매량을 좌우한다. 독일인들은 저혈압의 경우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반면 영국인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도움이 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유머에 대한 각 나라별 특징이 적라나하게 표현되어있다. ‘영국인은 유머를 끝까지 다 듣고 나서 웃었고, 프랑스인은 유머를 다 듣기 전에 웃어버렸고, 독일인은 유머를 듣고 다음 날 아침에 웃었고, 중국인은 유머를 듣고도 모른 척했고, 일본인은 유머를 듣고 그대로 따라 했고, 한국인은 유머를 인터넷을 통해 마구 퍼뜨린다.’
이 밖에도 우리가 평소에 즐겨 입는 옷 즉, 패션에 대해서도 ‘패션은 영국에서 탄생하고 프랑스에서 미화되었으며 이탈리아에서 품위가 생겼다. 그러나 패션의 유통은 단연 미국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7백만 관중 몰이를 하는 우리 나라의 여름 스포츠인 야구에 대해, 미·일·한국 세 나라의 차이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미국은 ‘선이 굵은 야구’‘빅 볼(big ball)’이며, 일본의 야구는 ‘현미경 야구’ ‘스몰 볼(small ball)’이다. 한국은 두 가지 절충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메이저 리그는 ‘단장의 야구’인 반면, 일본과 한국의 야구는 ‘감독의 야구’이다. 야구 관람 문화를 한 마디로 정리 한다면, 한국은 ‘열정’, 일본은 ‘규격화’, 미국은 ‘휴식’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말로 같은 사안에 대한 각 나라마다 그 의미는 제각각 다르다. 차이는 차별과 다르다. 차별은 비하의 소지가 많지만 차이는 차이 그 자체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름이 있어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국경이 없는 한 울타리에 있는 글로벌 시대이다. 다름을 이해하는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칼럼니스트 김영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