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횔칼럼] 호텔, 비행기, 크루즈 등 여행업들, 생소한 명칭 사용으로 수익 창출
▲ 호텔, 비행기, 크루즈 등 여행업들은 종종 생소한 명칭 사용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사진은 캐리온 백 이라는 알기 쉬운 용어로 큰 사이즈 짐가방에 대한 부가 비용을 알리고 있는 올랜도 공항내 스프린트 항공 탑승실.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여행 경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면 숙박시설에서 숨겨진 비용(히든 피)이 있지 않았을까.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소재 힐튼 호텔 골프 리조트 팜 스프링스의 더블트리 호텔 4층을 이용한 리즈 폴락이란 여성의 예를 들며 여행업계가 수익 창출을 위해 애매모호한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락은 호텔에서 며칠을 지낸 후 체크 아웃 하면서 영수증에 상층 이용료로 1박당 7달러가 추가 계산된 것을 알았다. 당황한 폴락은 자신을 위해 호텔방을 예약한 남편에게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들었다. 남편은 지난해 10월 호텔 예약 과정에서 힐튼 웹사이트 페이지 맨 아랫부분에 업그레이드 옵션이 있는 것을 알고 추가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4층에 '예스'를 클릭했다.
더블트리측은 상층 객실 비용은 다른 객실과 같지만 주변 경관이 가장 좋은 방은 예외 비용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객이 숙박시설을 떠날 때까지 상층 추가 이용료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고객은 사전에 업그레이드 옵션과 추가 비용이 따른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숙박시설 도착 전에 알게 되는 것이 관례이다. 고객이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면 리조트측이 알게 되고,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고객 역시 이를 이메일로 받게 되는 식으로 모든것이 도착 전에 이뤄진다.
폴락은 호텔내 주차장과 인터넷 사용 명목으로 1박당 25달러에 달하는 일명 ‘리조트 피’ 를 이미 물었다. 이는 힐튼 우대 멤버(honor member)가 힐튼계 숙박시설에 들 경우 인터넷은 무료라는 규정도 무시된 것이다.
정직한 가격제와 정식 비즈니스 인가 등을 위한 로비 단체 '피플 포 어니스트 프라이싱(People for Honest Pricing)' 창시자인 브랫 보넷은 여행업계에서 숨겨진 비용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근래들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고객은 추가 비용을 의미하는 생소한 명칭에 유의해야 한다.
일례로 ‘게스트 어메니티 피(guest amenity fee)’, 어번 피(urban fee), 혹은 퍼실리티 피(facility fee)라는 이름으로 영수증에 오르지만 이는 리조트피와 동일하다. 이같은 명칭들은 생소해서 일부 고객들은 리조트피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아메리칸 에어와 유나이티드 에어 항공사는 지난해 "게이트 핸들링 앤 게이트 서비스(gate handling and gate service)라는 명목의 비용을 슬며시 도입했다. 이는 기내 짐칸 공간이 없을 경우 베이직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여행자의 가방 한개당 25달러를 부가한다는 것이었다. 위의 명칭 역시 '러기지 피(luggage fee)'라는 분명한 용어가 붙지 않아 승객들은 사전에 미리 따져볼 기회를 잃기 쉽다.
미시간주립대학 요식업 비즈니스과 마이클 맥콜 교수는 여행자들이 매스컴이나 소문으로 여행업계의 추가 비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비용 명칭을 달리 붙이는 정책을 도입하는 행위는 더 많은 수익 창출에 효과적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크루즈 여행을 계획한다면 ‘갓차스(gotchas)’라는 새로운 용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람선내 캐빈 투숙자가 알콜 패키지를 추가했을 경우 한 방에 투숙하는 모든 성인이 같은 패키지 구입 요청을 받는다는 것이다.
로얄 캐리비안의 ‘딜럭스 드링크 패키지(deluxe drink package)’는 일인당 하루 55달러이다. 패키지를 구입하면 칵테일, 맥주, 와인, 음료, 프리미엄 커피, 차, 병물을 제한 없이 주문할 수 있지만, 술이나 자극적인 음료를 좋아하지 않은 동반자에게는 헛돈이 나가는 셈이다.
이같은 추가 비용은 여행업체에 상당한 수입원이다. 일례로 국내 항공사들이 2016년에 가방짐 비용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46억달러이다. 호텔계는 지난해 추가비용으로 27억달러를 벌어 들였다.
여행 추가경비는 고객이 영수증을 받아들 때까지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고객 스스로가 세칙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