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첫 북미 고위급회담서 ‘FFVD 후 제재 해제’… 북측 “강도 같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외무성은 7월 7일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의 첫 북미 고위급회담 관련 담화문을 통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정신에 배치되는 '선 최종적이고 완전 검증된 비핵화(FFVD) 후 제재 해제 가능’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강도 같은)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불평했다.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합의한 핵심인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전선언’과 ‘한반도 주요 핵 군축’ 관련 내용을 담은 단 하나의 선물조차 없이 일방적인 북한만의 비핵화 요구에 북한이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이어, 북한은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조치의 일환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생산중단을 물리적으로 확증, 폐기하는 문제 등 광범위한 행동조치들을 각기 동시적으로 취하는 문제를 토의할 것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알맞은 성의 있는 선물(종전선언 등)을 내놓았더라면 자기네도 큰 선물을 줄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수뇌(정상)분들의 의지와는 달리 역풍(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을 허용하는 것이 과연 세계인민들의 지향과 기대에 부합되고 자국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인가를 심중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폼페오 장관은 북한 담화문과는 달리, 기자들에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를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거의 모든 논의의 요소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을 불쾌하게 한 사실은 은폐하면서 ‘미국이 강도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설득력이 없는 발언을 했다.
다만 북한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는 담화문 내용,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 등은 북미 관계가 전보다 다소 뒷걸음 친 것은 사실이지만 대화창구가 아주 막혀버린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앞으로 양 정상의 태도가 주목된다.
이럴 때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미 양쪽을 오가며 중재역할로 북미 대화를 보다 원활하게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미정상회담 직전, 미국 내에서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앞세워 북미회담을 파탄시키고자 했던 군산정복합체 등 반트럼프 세력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보아,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 합의 내용들을 이행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다. 트럼프라고 그들의 압력에서 크게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폼페오의 평양 회담에서의 언행은 미국 내 반트럼프 세력의 압박을 의식, 이를 누그러트리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합리적이다.
북미관계 거스르는 미 주류 언론에 속지 말아야
미국 언론은 폼페오 평양 방문 실패를 크게 다루면서 폼페오가 김정은을 면담조차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단 하나도 얻어 온 게 없다고 보도했다.
이번 폼페오의 평양 방문 목적이 처음부터 김영철 부위원장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김정은을 못 만났음을 부각시킨 미국 언론 대부분이 군산정복합체의 영향으로 반트럼프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세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언론도 국익에 충실해야 하겠기에 ‘미국은 패권 국가니 모든 나라가 미국 하라는 대로 해야 하고, 미국 뜻대로 다른 나라에서 챙길 것은 챙기면서도 줄 것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공평과는 거리가 먼 사고방식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극우 보수 매체인 < FOX 뉴스 >가 북미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논평을 내놓은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앞으로 북한을 대할 옵션은 다음의 세가지 뿐이다. 첫째, 미국의 군사공격 옵션은 65기의 숨겨놓은 북한의 핵탄이 언제 보복 공격을 할 지 몰라 너무 위험하다. 둘째, 경제 압박강화는 중국, 러시아의 대북 지원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셋째는, 마지못해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 ‘핵클럽’에 정식으로 가입시키며 종전-평화협정을 맺는 길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보다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 함께 윈윈하는 길 밖에 없으며 이 길이 미국을 위해 최선이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군산정복합체와 함께 보수언론 <뉴욕타임스>, < CNN >, <워싱턴포스트>, < NBC >, <월스트릿저널>,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등 미국 언론은 민주당과 함께 트럼프 정부를 반대하는 세력들이다.
미국 주류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상대인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비밀리에 핵시설 운영과 미사일 공장 확장 등을 계속하고 있는 듯이 가짜뉴스로 미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는 예가 그 중 하나다.
<월스트릿저널> 등 여러 매체가 보도한 위성사진에는 새로 지은 청색 건물들이 나타나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사진은 이미 작년에 보도된 것으로, 김정은이 작년 8월 23일에 시찰한 함흥 화학재료연구소의 증축 조감도 건물과 같은 것이다. 이제야 페인트 칠 등 건물의 증축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북미정상회담 후에 건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미국의소리> 방송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누가 왜 유출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 이 기사의 신빙성과 보도 목적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대부분의 한국 언론도 기사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용 보도해,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남과 북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도 미국 군산정복합체의 압박, 그리고 이 검은 세력과 연계된 언론의 장난에 흔들리지 말고,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의 길로 꿋꿋하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