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캘리포니아에 들어선 후에는 58~59마일로 달렸다. 원래는 55마일이 제한속도다. 화물이 가벼워 언덕도 잘 올라갔다. 연비도 갤런당 10마일 가까이 나왔다.
공사 구간에서 갑자기 차선이 바뀌고 제한속도가 낮아져 속도를 줄이고 핸들을 돌렸더니 네이슨이 자다가 깼다. 나중에는 진지하게 얘기한다. 미리 속도를 줄이고 핸들을 급히 돌리지 말라고. 화물(貨物)이 무거우면 차가 넘어갈 수 있다고. 난들 그러고 싶어서 그랬나. 한밤 중에 처음 가는 길이고 갑자기 차선이 바뀌는데 어쩌라고. 알면 나도 미리 준비했지. 그래도 중요한 지적이니 달게 받고 주의하자.
LA 가까이 와서는 고속도로 양방향이 다 공사 중인지 서비스 도로로 한참을 우회(迂廻)했다.
첫 배달지는 코로나다. 예정시간보다 미리 도착해 근처 프라임 야드에서 쉬었다가 갔다. 배달처에 도착해 입구에서 인터폰으로 프라임에서 배달 왔다고 하니 뭔 소리냐고 한다. 내가 뭘 잘못했나? 사무실에 들어가 물어보니 원래 우리 물건이 월요일 배달로 일정이 변경됐단다.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디스패처가 오늘 이 시간이라고 했다. 다행히 물건을 받아주었다. 하적장 공간이 너무 좁아 도킹이 쉽지 않다. 네이슨이 내려서 지시하는대로 몇 번 하다가 결국은 네이슨이 핸들을 잡았다. 네이슨도 애를 먹었다. 그런 곳을 나보고 하라니.
최종 배달지는 발렌시아다. 이곳도 도킹이 만만찮다. 네이슨이 운전하는 시간이라 큰 어려움 없이 도킹했다.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플로리다로 가는 화물이다. 또 한 번 대륙횡단하네. 이번에는 10번 도로를 타고 미국 최남단을 가로 지른다. 10번 도로는 우리가 왔던 40번 도로와 달리 평탄하단다.
화물을 싣기 위해 버논(Vernon)으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위치가 LA 시내인 모양이다. 가는 길이 엄청 막혔다. 뉴욕보다 더 막히는 것 같다. 네이슨은 이래서 LA가 싫단다.
발송처에 도착하니 이 곳은 내가 왔던 곳 중 최악이다. 도킹을 위해서는 길 건너 회사 주차장으로 들어갔다가 후진으로 도로를 건너 들어와야 한다. 마당도 좁은데 짐을 싣고 내리는 트럭은 왜 이리 많은지. 내겐 불가능한 임무다. 그런데 네이슨은 해낸다. 대단하다. 네이슨은 후진에 대해서는 어느 순간 감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걸 깨닫기만 하면 이후로는 문제 없다고. 후진의 도는 언제나 깨우치려나. 마음을 비워볼까?
짐칸 가득 최대 중량에 가깝게 식품을 실을 모양인가 보다. 몇 시간째 대기 중이다. 짐을 싣기는 하는지 간혹 차체가 흔들거린다.
네이슨은 플로리다 간다고 하니 누가 부럽다고 하는데 별 볼일 없다고 했다. 언젠가 아이들과 플로리다에 갔는데 이게 플로리다냐고 아이가 실망했단다. 관광지 말고는 지저분하다고.
플로리다에 가면 꽃을 싣고 나올 확률이 높다. 그 외에는 이렇다 할 산업이 없다.
플로리다 가는 길
10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미대륙 남부를 가로지르는 여정(旅程)이다. LA에서 빠져나올 때 조금 애를 먹었다. 대도시는 고속도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교통량이 많아 차선 바꾸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형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진출로를 놓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렇다고 일반 승용차처럼 갑자기 핸들을 꺾을 수도 없다. 사고의 지름길이다. 이런 경우 포기하고 대안 경로를 찾는 것이 낫다.
10번 고속도로는 비교적 평탄하다고는 해도 아주 고개나 언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풍경은 위성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서부는 벌건 사막이고 동부로 갈 수록 녹색 수풀림이다. 서부 사막 지대는 멕시코에 가까운 남부인데 산도 군데군데 솟아 있다. 기암괴석도 종종 있다.
텍사스가 크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40번 도로를 타고 갈 때는 텍사스 북부를 지나는데 거리가 얼마 안 된다. 10번 도로는 텍사스 통과 구간이 800마일이 넘는다. 거의 900마일 가까운 듯하다. 가도가도 텍사스다. 이렇게 땅이 넓고 바다도 접하고 있으니 연방에서 독립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미시시피주와 알라바마주도 바다를 접한다. 조금이지만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사이에 끼어 걸프만과 닿아 있다.
며칠 전 캘리포니아로 가는 길에 오클라호마에서 만난 번개쇼를 텍사스에서 다시 봤다. 그때는 오밤 중이라 번쩍이는 불빛 밖에 못 봤지만 이번에는 해질 무렵이라 구름의 모습과 주변 풍경까지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저 멀리서 번개가 땅으로 내리치는 모습은 장관(壯觀)이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름은 짙어지고 마침내 소나기도 내렸다. 이런 사막에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구나. 비가 내리는 구간은 넓지 않았다. 약 20분 정도 달리니 비가 멎었다. 번개라고 다 흰색은 아니고 어떤 번개는 연노랑 빛을 띄었다. 주변에 나트륨 등을 켠 공장 불빛의 영향인가?
텍사스는 온도가 102도(섭씨 40도)였다. 건조해서 그런지 아주 덥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플로리다에 들어선 이후 한 트럭스탑에서 마지막 교대를 하기 전 네이슨이 내게 후진 연습을 할 기회를 주었다. 마침 주차장이 한산했다. 네이슨의 도움을 최소로 하고 주차했다. 한 80% 정도 완성이라고 할까. 트럭스탑에는 악어 머리 기념품을 팔았다. 플라스틱 모형인가 싶어 봤더니 진짜 박제(剝製)다.
플로리다는 시간대가 둘이다. 서쪽은 중부시간대를 쓰고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쪽은 동부시간대다. 고속도로를 따라서는 양쪽으로 나무 숲이 늘어서 다른 경치가 보이지 않았다. 나무 숲은 물이 들어찬 늪지대에 있었다. 실제 보지는 못했지만 금방이라도 악어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플로리다는 어딜 가나 물이 많았다. 땅이 축축하게 젖어 있고 조금만 땅을 파면 물이 나올 것 같다. 습도도 90%가 넘었다. 겨울에 따뜻해서 살기 좋다고 플로리다로 많이 가지만 여름철에 갈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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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마일 미국대륙 종횡단?
인수처가 문을 아침 6시에 연다. 약속도 6시다. 야간주차가 안 되며 약속시간 15분 이전에 미리 도착하지 말라는 지시가 별도 있었다. 건물을 여러 회사가 나눠 쓰기 때문인 듯 했다.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야간에는 보통 주차 공간이 없다. 진입로부터 트럭이 늘어서 있기 일쑤다. 나도 처음에는 진입로(進入路) 한켠에 트럭을 세웠다. 자다가 일어난 네이슨이 차가 다니는 진입로에 세우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며 주차장으로 들어가 보자고 했다. 정 자리가 없으면 진출로 한켠에 세우면 된다. 운이 좋게도 한 자리가 있었다. 그곳에서 40여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출발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다른 트럭이 입구 앞에 서 있었다. 그 뒤로 트럭을 댔다. 곧이어 다른 트럭이 내 뒤에 섰다. 그 사이 승용차들은 회사로 들어갔다. 출근을 하는 모양이다. 문은 6시에 열렸다. 네이슨의 코치로 도킹까지 완료.
플로리다에서 배달을 무사히 마쳤다. 다음 짐을 실으려면 트레일러 내부를 세척해야 한다. 트럭 세척장을 검색하니 근처에 약 9마일 거리에 한 곳 있고 그 다음 가까운 곳은 약 60마일 거리에 있다. 가까운 곳에 전화를 하니 안 받는다. 너무 이른 시간인가 보다. 오전 8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다음 화물 제안 들어온 발송처와도 가까웠다. 나 같으면 기다렸다가 거기를 갈 것 같은데 네이슨은 전화 통화가 된 60마일 거리의 세차장으로 향했다. 어떻게 될 지 모르니 할 수 있을 때 미리 하자는 주의다.
세차장이 있다는 주소지에 도착하니 허허벌판에 버려진 듯한 건물이 한 채 있고 트럭이 몇 대 주차해 있다. 예전에 트럭스탑으로 썼던 모양이다. 맞나 싶어 전화를 하니 건물 옆으로 오란다. 물탱크가 실린 픽업트럭이 있었다. 차 뒤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폐가전제품을 실은 트레일러가 달려 있다. 고물상도 겸하나? 작은 키의 영감님이 차 주인이었다. 낡은 픽업 트럭에는 미해병대 스티커가 붙어 있고 운전석 대쉬보드에는 장애인 주차증도 있었다. 영감님이 장애인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다음 화물 제안이 들어왔는데 워싱턴 주로 가는 화물이다. 트로피카나 주스가 배달 품목이다. 이동거리는 3천 마일.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에서 북서부 워싱턴 주까지 대각선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이 화물은 받을 수 없다. 원래 어제 받아 목요일 새벽까지 배달해야 할 물건이다. 일정이 촉박하지만 지금처럼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달리면 가능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대략 60시간을 달려야 하는데 운전자 당 30시간이 필요하다. 내게 남은 시간은 20시간 정도다. 트럭 운전사는 일주일에 7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나는 이미 50시간 가까이 썼다. 디스패처도 이 사정을 알텐데 왜 화물을 받으라는 걸까? 결국 스프링필드 본사 터미널에 화물을 내려 놓기로 하고 트레일러를 인수했다. 시간만 가능했다면 가고 싶은 코스였다. 그 동안 안 가본 몬타나, 오레곤, 워싱턴주를 다 거치기 때문이다.
내가 자는 동안 네이슨은 화물을 받아 플로리다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가 운전을 이어 받아 조지아 - 테네시 - 미시시피까지 달렸다. 오면서 두 번 출구를 지나쳤다. 내가 운전 중에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매번 출구가 헷갈리거나 예상과 달리 각도가 크거나 해서 그냥 지나친다. 다니던 길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트럭이 길을 한번 지나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네이슨에게 매번 내가 미리 출구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야단 맞는다. 사실은 급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크게 돌리면 출구로 나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만의 하나 트럭이 전복(顚覆)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트럭이 무거울 때는 위험하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브레이크 밟아 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지나친다. 오늘 새벽에는 네이슨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회전하기에 속도가 너무 빨라 일부러 지나쳤다고. 네이슨은 그제야 이해하는 눈치였다. 트럭이 뒤집어지는 것보다야 출구를 지나치는 것이 천만 배 낫다. 네이슨 가족과 휴가를 다녀온 이후 미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 이전보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조심스러워진 측면이 있다. 야단의 강도도 덜해졌다. 나도 이전에는 변명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여겨 말 없이 듣고만 있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부분 때문에 실수했다고 말한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오늘 새벽에도 마을길을 지나는 코스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전에 갔던 길이다. PSD 과정 때 벌벌 떨며 갔던 국도. 좁은 다리를 건너며 네이슨을 비명 지르게 만들었던 그 코스다. 그랬던 길을 이제는 제한속도로 달리며 다리 반대쪽에서 트럭이 와도 그냥 휙 지나치고 있으니 괄목성장이다.
한계 중량까지 짐을 실으면 트럭과 합쳐서 약 40톤의 무게다. 플로리다 갈 때도 그랬고 나올 때도 거의 한계 중량에 가깝다. 트럭이 무거우면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역시 안정성이다. 어지간히 바람이 불어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왼쪽에서 다른 트럭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도 차량이 오른쪽으로 덜 밀린다. 단점은 브레이크 반응이다. 확실히 무겁다. 진출로는 대게 내리막길인데 부드럽게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떤 출구는 나가서 다른 도로로 바로 연결되지만 어떤 곳은 정지 후 신호를 받고 가야 한다. 자주 다니다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음 주까지 운행하면 3만 마일을 채울 듯하다. 그 말은 수습기간이 끝난다는 뜻이고 혼자서 다녀야 한다. 지금처럼 실수해도 옆에서 도와줄 네이슨이 없다.
스프링필드 본사에 도착 후 네이슨은 집에 볼 일이 있어 갔다. 오랜만에 혼자 남았다. 내일까지 휴식이다. 34시간 연속 휴식을 취하면 근무시간이 초기화된다. 다시 주당 70시간이 주어진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
밀레니엄 빌딩에서 샤워를 하고 빨래를 했다. 지금은 수습기간이라 무료로 회사 호텔에 묵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럭에 있기로 했다. 캠퍼스인에서 할 일도 없고 본사의 편의시설이 더 낫다. 벙커도 이용할 수 있다. 벙커는 잠을 잘 수 있는 작은 방이다. 나도 벙커를 이용하려고 물어봤더니 아직은 안 된단다. 트럭에서 자면 되니까 상관 없다. 건물 내에 극장도 있다고 했는데 오늘에야 위치를 알았다. 입구에 극장 표시가 있는데 워낙 작아 그동안 못 봤다. 들어가보니 멀티플렉스에서 가장 작은 상영관 만했다. 좌석도 편했다. 이용하는 사람은 한두 명 정도. 프로젝터로 스크린에 쏘는데 화질이 쓸만 했다. HD 소스로 극장 화질에 근접했다. 사운드는 상업 극장 수준이다. 7~8편의 영화를 순서대로 돌아가며 상영했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Furious 7 상영 중이었다. 안 본 영화라 재미있게 봤다. 액션이 엄청나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폴 워커가 이 영화 찍다가 죽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완성했나 모르겠다. 이따 심심하면 밥 먹으러 가서 다른 영화 한 편 더 봐야겠다.
지금부턴 실전처럼
오전에 일어나 밀레니엄 빌딩으로 향했다. 어제 샤워 했지만 기회 있을 때 한 번 더 샤워했다. 카페테리아에서 필리스테이크 오믈렛으로 아침을 먹었다. 드라이버 라운지에 가니 책이 수십 여권 있다. 살펴보니 내가 즐겨 읽는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도 두 권 있다. 그동안 발행 순서대로 정주행 해왔지만 딱히 순서가 중요한 책은 아니기 상관 없다. 그래도 먼저 나온 책을 골랐다. Nothing to lose. 잭 리처 시리즈는 문장이 쉽고 구어체라 영어 공부에도 좋다. 도서관이 아니라서 따로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 빌려가서 다 읽으면 다시 갖다 놓으면 된다.
네이슨이 2시까지 도착한다고 지인과 함께 점심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겠냐고 묻는다. 좋다고 했다. 구글에서 한식당을 검색해보니 스프링필드에만 대여섯 곳이 있다. 네이슨은 HuHot에 갈 거란다. 몽골리안 그릴 뷔페다. 재료가 신선했다. 맥주 한 잔 곁들이며 적당한 양을 먹었다. 네이슨의 식탐은 대단해서 한 접시 가득 먹고서도 다른 접시를 담아 왔다가 결국 남겼다. 배터져 죽겠다며. 계산은 네이슨이 했다. 다른 사람과 밥을 먹으면 네이슨이 사는 경우가 많다.
네이슨과 친구는 베이퍼 가게에 들러 용액을 샀다. 베이퍼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담배에 비해 가격 절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다. 대신 냄새가 덜 고약하고 지저분한 담뱃재나 꽁초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종류에 따라 향긋한 향이 나기에 아로마향 역할도 한다. 네이슨은 나를 지도하다 답답할 때 베이퍼 증기를 깊게 들이쉬는 것으로 한숨을 대신한다. 그런 것으로라도 긴장(緊張)이 완화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다행이다.
본사로 돌아와 빈 트레일러를 배정 받고 연결한 다음 세차장에서 세척을 했다. 회사 내에서 하면 10달러에 트럭, 트레일러 외부, 내부 세척이 모두 해결된다. 밖에서 하면 50~80달러 정도 든다.
6시까지 기다렸다 출발했다. 지금부터는 실전에 대비해 가급적 모든 것을 혼자 한다는 각오로 임했다. 출발하기 전에 경로를 리뷰하고 메모하거나 암기한다. 이 프리트립 과정 없이 GPS 안내만 따르다간 턴을 놓치기 일수다.
미주리 주 Cassville에서 고기를 실어 아이오와 주 Ankeny에 위치한 Sysco에 배달하는 물건이다. 거리는 약 500마일. 수천 마일씩 달리다보니 이 정도 거리는 가깝게 느껴진다. 발송처에 오후 8시 이전에 도착했는데 자정이 가까워서야 나왔다. 네이슨은 고기를 가장 나중에 싣기 때문에 대체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네이슨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내가 후진(後進)을 하도록 했다. 곧 수련기간이 끝나니 그 전에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여전히 네이슨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원리로 들어가는지는 이제 안다. 처음에 도무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를 때와 비교하면 많이 발전했다. 후진이 몸에 익어 본능적으로 핸들을 돌리는 때가 올 것이지만 그 전에는 항상 생각하고 움직이라고 네이슨은 강조했다. 설령 30분이 걸리더라도 아무 사고 없는 것이 낫다. 회전할 때 트레일러가 옆에 걸리지 않도록 큰 각도로 돌 것도 주문했다. 내 딴에는 그렇게 하는데 옆에서 보기에는 미흡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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