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총리 러언론인터뷰
동방경제포럼 대표단 참석
“남북한,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과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역내 경제협력은 물론,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설립기반이 조성될 것이다.”
이즈베스티야가 동방경제포럼에 한국정부를 대표하여 참석하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즈베스티야는 11일 1면과 3면 기사에서 다음은 나탈리야 포르타코바 국제부 차장이 ‘한려협력 증진과 한반도 비핵화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인터뷰 기사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연해주 등 러시아 극동지역은 이미 40개 가까운 한국기업들이 자리를 잡는 등 향후 한-러 경제 협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갖고 있다. 11일 시작되는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에 대한민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단독회견에서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비롯한 한-러 경제협력 내용과 함께 다가오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떠한 협의를 진행하게 되며 내년도에 계획 중인 남북 간 공동행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 2018년 동방경제포럼에 한국 정부를 대표하여 참석하였다. 주요 일정과 기대성과 등은?
“러시아를 처음으로 방문하였으며 영토가 가장 넓은 이 위대한 나라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다. 다만 체류 일정이 9월 10일에서 12일까지 2박 3일이고, 이번 방문 목적이 동방경제포럼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라 매우 제한된 일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블라디보스톡 방문 기간 중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포럼에 참석한 정상급 인사들과의 면담을 하며, 한-러시아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참석 등의 일정을 보내게 된다.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극동지역 발전을 위한 한-러시아간의 지난 1년간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인프라와 미래의 협력방안에 관해 언급할 예정이다. 오늘 있을 한-러시아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는 극동러시아지역과의 협력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의지를 양국 기업인들에게 전하고 격려한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금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에 이어 3개월 만에 이루어졌으며,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은 한-러시아 간 우호ㆍ신뢰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고, 극동에서 양국 간 교류와 실질협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극동ㆍ연해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양국협력은 양국의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및 동북아 역내 협력 증진에도 크게 기여(寄與)할 것으로 확신한다.”
- 이번 동방경제포럼 참석에 동행하는 한국 정부, 국회 등의 주요 인사들과 한국 기업체들은?
“한국대표단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기관 등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회에서도 한-러시아 의원외교협의회 회원 세 명과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활동과 관련된 국회의원 세 명분 등 총 여섯 명분이 동행했다.
극동지역은 한국기업에게 매력적인 지역이다. 따라서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될 때마다 많은 한국기업인들이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한다. 이미 이 지역에 39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번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도 한-러 비즈니스 다이알로그 행사에만 한국의 34개 기업 또는 기관에서 92명이 참석한다.
이외에도 많은 다른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KT), 조선(현대중공업), 해운(현대상선), 농업(롯데상사), 플랜트·에너지(대우건설, 한화) 등 분야에서 한국의 대기업들이 포럼에 참석했으며 이 기업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사업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 주최국인 러시아 등 포럼 참가국 정부 또는 민간 영역에서 체결이 예정되어 있거나 추진 중인 협정, 협약, 양해각서 등이 있는지?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금년 6월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9개 다리 행동계획’ 마련에 합의했다. ‘9개 다리’는 지난 해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한-러시아간 우선적인 협력 분야로,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산업단지(일자리), 농업 그리고 수산분야를 말한다. 한국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러시아의 경제개발부가 행동계획 문안 협의를 거의 마무리하였다. 앞으로 이 행동계획을 통해 한-러시아 양국은 ‘9개 다리’ 분야별로 협력 이행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양국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협력사업을 구체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번 포럼 계기에 한-러/러-한 기업협의회가 첫 회의를 개최하고 양 협의회간 협력 MOU에 서명한다. 양국 기업협의회는 한-러 간 상호 투자증진을 위해 정보공유, 애로사항 건의, 사업 파트너 발굴 등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동방경제포럼 이후의 보다 중요한 일정인 3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이번 동방경제포렴에는 참석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남북러 3각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가장 우선시 하는 남북러 공동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특히, 남북러 철도 연결 프로젝트의 추진현황과 향후전망은 어떠한가?
“러시아와 남북한이 함께 하는 3각 협력을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철도‧에너지 물류망으로 연결시키는 구상이 한국과 러시아 간에 협의되고 있다. 이번 동방경제포럼에도 남북러 3각 협력 세션이 특별히 마련되어 세 나라 전문가들 간에 토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이 실현된다면 남북한은 물론이고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문제가 해결되어야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한-러시아간 사전 공동연구를 충실히 진행해 나가면서 향후 추진 가능한 협력 사업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
한편, 한국정부는 금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하고, 이를 위해 남북공동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 6월에는 한국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남북 철도협력이 진전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한국정부는 한-러 간 철도협력에 관한 공동연구도 해나가면서 이와 병행하여 관련국 등 국제사회와 충분히 협의를 하고, 경제협력 여건도 종합적으로 고려해가면서 남-북한 철도 연결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금년 광복절(2018년 8월 15일)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이행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러시아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동북아의 남북한,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 6개국과 미국이 참여하는 철도공동체가 구성될 경우, 역내 경제협력과 교류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설립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 철도와 함께 남북러 천연가스관 연결 프로젝트도 자주 거론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가스공사는 캄차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환적터미널 건설에도 지분(持分)을 가질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한국이 희망하는 에너지 분야 러시아와의 협력 분야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시한 ‘9개 다리’ 협력분야에는 전력·가스 등 에너지 분야도 포함되어 있다. 한-러시아간 전력·가스 등 에너지망 연계·통합은 역내 평화정착 및 동북아 경제공동체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러시아 전력망 연계 및 가스관 연결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실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실무 작업이 가속화되어 금년 중 공동연구가 착수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양국 기업 간 북극 LNG-2 프로젝트 협력에서도 성과가 있기를 희망한다.”
- 현재 한-러 간 교역상품은 석유 등 자원분야(대한국 수출), 자동차와 설비(대러시아 수출) 등으로 편중되어 있다. 교역상품 다변화를 위해 양국이 노력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러시아는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한국은 철강,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여지가 매우 크다. 미래 혁신기술 분야에서도 러시아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기초 원천 기술과 한국의 상용화 기술을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양국이 보유한 장점과 경험을 살려 협력을 다변화해 나간다면 교역상품 다변화를 포함하여 협력의 질을 높이고 더욱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 최근 발표된 한국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남북협력기금, 특히 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예산이 증액 편성된 것으로 알고 있음. 향후 실현 가능한 남북공동행사와 특히 이산가족상봉행사 계획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남북정상은 금년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 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高調)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8.15 광복절과 더불어 남북정상간 합의문서인 6.15 공동선언 및 10.4 공동선언을 기념하는 민족대축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내년은 한민족이 일제의 식민지배에 평화적으로 항거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로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남북공동행사를 계획 중이다. 다만, 남북 공동행사 개최를 위해서는 남북 간에 합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행사 개최를 위해 북한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인도적 사안으로 한국정부는 이 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산가족의 평균나이가 81세나 되는 등 고령화로 인해 상봉행사의 시급성도 있다. 정부는 남북적십자회담 등 남북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정례화하고자 노력중이다.“
- 북한 비핵화와 관련 미국이 선 비핵화 후 종전협정을 희망하는 데 반해 북한은 불가침 또는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체제 보장을 받은 후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겠다는 입장 차이가 노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서는 최근의 북미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며 또한 전망하는지?
“현재 북미 양측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간 순서 등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고는 있으나, 양 정상간 지속적인 신뢰 표명, 친서 교환 등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한국정부로서는 북미 양측이 대화 의지를 계속 살려나가면서, 후속협상을 조속 재개하여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도출하는 등 비핵화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한국정부는 지난 9월 5일 특사단 방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였으며, 평양 남북정상회담(9.18-20)에서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는 등 북미간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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